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바이러스와 세균 그리고 위생에 대한 갖가지 정보가 언론과 인터넷 매체를 통해 유포되었습니다. 그중 비행기 내부 위생에 대한 기사 중 "기내에서 가장 더러운 곳은 변기가 아니다"라는 내용은 다소 충격적이었습니다.
실제로 비행기 내부의 화장실 손잡이와 변기커버, 좌석 시트, 기내 트레이, 팔걸이 등 곳곳의 표면 샘플을 관찰한 결과 세균이 가장 많이 검출된 장소는 좌석 주머니와 기내 트레이였습니다. 이곳에서는 변기커버보다 훨씬 많은 박테리아와 곰팡이, 대장균 등 세균이 다랑 검출되었지요. 해당 정보를 맹신했기 때문일까요?
최근 미국에서는 기내 변기커버를 핥아 인증한 여성이 등장해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지난 15일 22살의 에바 루이스 자신의 SNS에 비디오 플랫폼 틱톡으로 촬영한 영상 하나를 올렸습니다. 해당 영상에서 루이스는 기내 화장실의 좁은 공간에 쪼그려 앉은 모습으로 등장했지요. 그리고 너무나 담담하게 자신의 긴 생머리를 흘러내리지 않도록 잡은 채 변기 커버를 핥았는데요.
금발의 루이스는 충격적인 행동 직후 승리의 V자를 그리는 황당한 상황까지 덧붙였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해당 영상에 새긴 "코로나바이러스 챌린지"라는 문구를 봐서는 아마 코로나바이러스에 맞서서 이겨냈다는 의미로 승리의 V를 그린 것이 아닌가 싶네요. 세균과 바이러스가 가득한 변기를 핥고도 나는 무사하다 "대단하지 않니?"라고 되묻고 싶었던 걸까요?
하지만 루이스의 예상과 달리 해당 영상을 접한 사람들의 반응은 비난 일색이었습니다. 해당 영상은 SNS를 통해 공개된 이후 하룻밤 만에 440만 건의 조회수를 돌파하며 큰 관심을 끌었지만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어리석다"라며 루이스의 행동을 비판하고 나섰는데요. 루이스의 행동이 "잠재적인 바이러스 유포와 같다"라고 지적했지요.
논란이 거세지자 루이스는 "영상 촬영 전 소독제로 변기 커버를 40분이나 닦아서 괜찮다. 코로나는 호흡기로 전염되기 때문에 상관없다"라는 무지한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변기를 핥는 것보다 인종차별과 성소수자 차별이 더 나쁜 것이라는 황당한 변명까지 늘어놓았지요.
이후 루이스는 한 매체를 통해 해당 영상의 직접적 의도를 솔직히 털어놓았는데요. "실은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더 관심을 받고 싶어서 코로나를 이용했다. 난 이제 세계적인 뉴스가 되었다. 엄마도 자랑스러워한다"라는 루이스의 설명은 앞선 행동과 변명들에 비해 이해가 가는 대목이네요.
하지만 이런 황당한 첼린지를 시도한 건 루이스뿐만이 아닙니다. 그보다 앞선 10일 벨기에에서는 지하철 손잡이에 침을 묻힌 남성이 체포되는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영상 속 남성은 마스크를 턱 밑으로 내려 걸친 채 자신의 손에 침을 묻혀 지하철 기둥 손잡이에 바르는 행동을 반복했는데요.
당시 만취 상태였던 그는 다른 한 손에는 맥주 캔을 든 채 비상식적인 행동을 반복했습니다. 다분히 고의적으로 보이는 그의 행동을 목격한 한 지하철 승객은 이에 분노했고 해당 장면을 촬영해 자신의 SNS에 게시했습니다. 이후 영상을 본 많은 네티즌들 역시 남성의 행동에 분노했고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실제로 벨기에 교통경찰 당국은 즉시 남성을 체포했으며 해당 지하철 역시 소독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에는 태국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20일 방콕 시내 국립경기장 지상철 역사 엘리베이터에 등장한 한 남성은 자신의 손가락에 혀로 침을 가득 묻힌 채 그 손가락으로 엘리베이터 내 버튼과 사람들이 잡는 난간 등은 만졌습니다. 심지어 자신의 사타구니 안에 두어 차례 손을 집어넣은 뒤에도 같은 행동을 반복했지요.
당시 역사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CCTV를 보고 잡으러 나갔지만 남성을 이미 달아난 후였는데요. 이날 오후 해당 CCTV 영상이 SNS에 공개되면서 대중들은 분노했고 범인을 체포해 코로나 확진 여부를 확인하는 동시에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다행히 추적에 나선 경찰은 32세의 태국인 남성인 범인을 잡는데 성공했고 현재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확인 중에 있다고 합니다.
목숨보다 중요한 SNS '좋아요'를 위해서인지 혹은 술에 취한 채 저지른 실수인지 그 의도는 중요치 않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이러한 엽기적인 행동들이 코로나19 사태에 빠진 지금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위협으로 작용한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일본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자가격리 규정을 어기고 다중이용시설을 누비다가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했습니다.
이달 4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57세 남성은 보건소로부터 자택에 대기하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이를 어기고 외출했습니다. 당시 남성은 가족들에게 "바이러스를 뿌리겠다"라고 말한 뒤 택시를 탔는데요. 이후 시내 주점에서 약 15분, 필리핀 스타일 술집에서 약 40분간 머물렀습니다.
당시 남성의 행적이 담긴 CCTV 영상을 보면 남성은 필리핀 스타일 술집에서 곁에 앉은 여종업원의 어깨에 팔을 두르는 등 신체 접촉을 반복했고 대기용 소파에 드러눕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인 5일 해당 남성은 입원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발열 및 호흡기 이상 증상이 심해져 사망했는데요. 사인은 코로나19 감염에 의한 폐렴으로 알려졌지요.
문제는 해당 남성이 사망하기 전 자가격리 규정을 위반하고 접촉한 사람들인데요. 술집에서 직접 남성을 접객하며 신체적 접촉까지 한 여성 종업원을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해당 남성이 드러누웠던 소파에 잠시 앉은 다른 종업원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치료 중에 있습니다.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망한 남성은 평소 간세포 암도 앓고 있는 중이라 코로나19 확진을 받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바이러스를 유포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