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기간에 클럽 갔다가 벌금 4천만 원 냈다

코로나 거짓말과 싸우고 있는 방역당국


코로나19 사태에 맞서 방역당국이 싸우고 있는 막강한 상대 중 하나는 바로 거짓말입니다. 확진 판정 전후의 구체적인 동선을 숨기는 바람에 감염 확산을 방조한 확진자나 규정을 어기고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한 자가격리 대상자들이 문제가 되고 있지요.

실제로 경기 평택시의 지역 내 3번째 확진자는 역학조사 과정에서 도박한 사실을 숨기는 바람에 당시 함께 도박을 한 이들의 진단 검사가 늦어지게 되었는데요. 익명의 제보로 거짓말이 들통나면서 뒤늦게 도박 일행 3명의 검체를 채취할 수 있었습니다. 또 인천에 거주 중인 중국 국적의 한 확진자는 신천지 예배 참석 사실을 숨기고 피부숍 영업을 계속하다가 뒤늦게 적발되었지요.

이러한 확진자들의 거짓말은 접촉자들의 검진이 늦어지게 만들고 지역 내 감염을 방조하는 문제를 일으킵니다. 더불어 자가격리 대상자들의 일탈행위 역시 지역사회의 감염을 확산시키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는데요. 때문에 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처한 각국에서는 코로나 관련 특별개정안을 통과시켜 보다 높은 수위로 단속하고 있습니다.


대만

'거짓말하고 클럽 갔다가 4000만 원 낸다'

이와 관련해 대만에서는 지난 4일 자가격리 규정을 위반한 남성에게 처음으로 새 법령에 따라 거액의 벌금을 부과한 사례가 발생했는데요. 31세의 남성 린씨는 지난달 25일 샤먼 항공편으로 대만 북부의 쑹산 공항에 도착해 이달 10일까지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나 가족의 감염을 우려해 집에 갈 수 없다고 당국에 알린 후 다중이용시설을 누비고 다녔습니다.

린씨는 당국에 두 차례에 거쳐 가짜 주소를 제시하고 실제로는 타이베이101 빌딩이 있는 시내 중심가의 백화점과 클럽, 북부의 유명 해변까지 자유롭게 이동했지요. 제시한 주소지에 린씨가 없는 것을 알아챈 당국은 지난달 28일 그의 신상을 공개해 시민의 신고를 당부했는데요. 그제서야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린씨가 스스로 파출소에 출두하면서 상황은 종료되었고, 당국은 린씨에게 '심각한 특수전염병 폐렴 방지 및 진흥 특별조례안'에 따라 벌금 100만 대만 달러, 한화로 약 3천962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중국
'허위 증언하면 사형까지'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에서는 보다 강력한 처벌 수위로 거짓말과 맞서고 있습니다. 중국의 헤이룽장 성 고등법원은 '전염병의 예방 및 확산에 관련된 긴급 조치'를 통해 코로나19 관련 거짓과 범죄행위에 대한 강력한 처벌 수위를 발표했는데요. 해당 조치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의도적으로 전염시키거나 가짜 마스크 등을 판매할 경우 사형을 선고할 수 있습니다.

또 우한 체류 경험이 있는데도 이를 속이거나 검역에 응하지 않을 경우에도 사형을 선고할 수 있는데요. 사법체계가 엄중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이긴 하더라도 허위 증언 만으로도 사형을 구형하는 조항은 매우 이례적이지요. 아직까지 사형을 선고받은 사례는 없으나 검역을 거부하거나 우한 방문 사실을 은폐했다는 이유로 구금된 사람들은 넘쳐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

'일탈한 국립발레단 단원들, 처벌 수위는?'


대만이나 중국에 비해 너무 낮은 처벌 수위가 문제인 걸까요? 하루에도 수백 명씩 늘어나는 확진자를 관리하기에도 힘든 상황에서 최근 자가격리 규정을 위반한 국립발레단 단원들의 행태는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냈는데요.

국립발레단은 지난달 14~15일 대구 오페라하우스에서 '백조의호수'공연을 진행했고 이후 대구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나자 발레단은 안전조치 차원에서 2주간 단원 전체의 자가격리를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발레리노 나대한 씨가 자가격리 기간 중 여자친구와 함께 일본여행을 다녀온 데다 해당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리면서 논란이 불거졌는데요.

이에 대해 국립발레단은 강수진 예술감독의 사과문을 통해 "단원 관리에 세심하게 신경 쓰겠다"라며 해당 단원의 내부 징계 방침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논란이 잦아들기도 전 또 다른 단원들의 일탈행동이 알려지면서 국립발레단은 또 한 번 대중들의 쓴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무용수 3명이 사설학원 특강을 나간 것인데요. 마지막 대구공연일인 15일을 기준으로 코로나19의 잠복기를 고려하면 최소 29일까지는 외부 활동을 자제해야 했음에도 22일, 26일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강연장에서 특강을 진행한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지요.

지난 3일 공포안까지 의결되어 발효가 코앞으로 다가온 '코로나 3법'에 따르면 방역당국이 권유한 검사를 거부할 경우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고, 자가격리나 입원치료 조치를 위반할 경우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개정되었는데요.


국립발레단의 경우 방역당국이 지정한 자가격리 대상자가 아니라 국립발레단에서 예방을 위해 자체적으로 실시한 자가격리이기 때문에 법적 처벌을 적용받지는 않겠지요. 다만 운영비 상당액을 세금으로 충당하는 국립발레단의 단원들이 이같이 국민 정서에 반하는 일탈행동을 한 것은 비판을 피할 수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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