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노OO존을 선언하며 특정 나이대 손님의 출입을 거부하고 나선 가게들이 많은데요. 이를 두고 '차별이다' 혹은 '사업자의 권리다' 라는 주장이 서로 맞서며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입니다. 늘어나는 노OO존의 진짜 이유를 TIKITAKA와 함께 만나봅시다.
노시니어존 등장?
대통령도 못 들어간다는 식당
최근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한 식당에 "49세 이상은 출입하지 말아달라"라는 내용의 안내문이 큰 화제가 되었는데요.
해당 안내문은 지난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49세 이상은 정중히 거절하는 식당’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오면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게시물 작성자는 “(이 가게가) 신림에 있다는데 진상 고객에 안 좋은 기억이 있는 것 같다"라고 49세 이상 손님 거절 공지 이유를 추측하며 안내문을 찍은 사진을 함께 게재했는데요.
이후 해당 게시물은 SNS 등에 공유되며 큰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사진 속 안내문을 본 네티즌들은 "중장년층이 너무 오래 앉아 회전율이 떨어져서 그런 게 아니냐", "진상 손님이 많아서 그런 것 아닌가" 등의 추측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더불어 노키즈존에 이어 노시니어존이 등장한 것이냐는 해석까지 나왔습니다.
때문에 이를 두고 '공공기관도 아닌데 입장 금지 사유를 설명할 필요가 뭐가 있냐. 주인 마음 아니냐'라며 찬성하는 입장과 '이런 것이 차별이다. 미국에서 흑인 출입 금지라고 붙이면 난리 났을 것'이라며 반대하는 입장이 부딪치기도 했는데요.
한편 실제로 안내문을 붙인 식당 사장님은 인근 상점 주인 등에게 “20~30대 손님들과는 달리 중장년층 손님들이 유독 말을 걸어온다. 혼자 일하느라 대응하기 어려웠다"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신분증 검사까지
노틴에이저존 등장
노시니어존 논란은 사실 식당 주인의 개인적인 고충으로 인한 예외적인 경우라고 볼 수도 있는데요. 이번 일에 대해 노시니어존, 차별 등으로 다소 과장된 해석이 나온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식당과 카페를 중심으로 특정 나이대의 출입을 금하는 가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미 지난 2017년 부산에서는 10대 청소년들의 출입을 금지하는 카페가 등장해 노틴에이저존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카페는 유명 프랜차이즈 가맹점으로 카페 입구에는 청소년의 출입을 제한하는 안내문이 눈에 띄는데요. 안내문에는 '최근 들어 근방의 중·고등학생들이 매장에 방문해 흡연, 바닥에 침 뱉기 등의 행동뿐 아니라 직원들에게(공손히 양해를 구함에도 불구하고 욕설을 일삼아 매장 방문을 거부한다'라고 적혀있습니다.
더불어 빨간색 글씨로 "매장의 쾌적한 환경을 위해 방문하셔도 받지 않는다"라며 "방문하셔서 신분증 검사를 하더라도 양해 부탁한다"라고 당부했는데요.
이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습니다. "적극 찬성이다. 다른 카페도 시행했으면 좋겠다"라며 긍정적인 반응과 "아무리 그래도 출입 금지는 심하다"라는 의견이 동시에 나온 것이지요. 다만 비상식적 손님을 거부해 아르바이트생을 보호한 업주의 용기에 손을 들어준 입장이 상대적으로 많았습니다.
아이들이 겪는 첫 번째 차별 경험
노키즈존
구글 지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 노키즈존으로 영업 중인 곳은 총 400여 군데인데요. 대부분 식당이나 카페입니다. 사실 공공장소가 아닌 개인사업장에서 영업의 자유를 보장받는 것은 당연해 보이기도 하는데요.
지난 2017년 인권위는 아동이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영업의 자유보다 우선한다고 보고 '식당에서 아동이나 아동을 동반한 손님의 출입을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행위'라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노키즈존이 아동에 대한 차별이냐 영업장의 권리냐에 대한 의견은 분분한데요. 특히 아이와 동반한 손님이 버리고 간 똥 기저귀를 치웠다는 아르바이트생의 경험담 등이 들릴 때면 노키즈존이 충분히 이해되기도 합니다.
다만 최근 MBC에서 노키즈존에 대한 아이들의 입장을 듣고 보도한 내용은 노키즈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기도 하는데요. 해당 인터뷰에서 4살 아이는 "한별이는 뛰지 않았어."라는 대답으로 억울함을 표현하기도 했고 12살 어린이는 "어린이들도 떠들기는 하는데 어른들도 같이 수다도 떨고 이야기도 하고 하는데 어린이들만 못 들어오게 하는 건 좀 차별 같아요. 아닌 것 같아요."라며 논리적으로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10살 어린이의 "엄마 아빠하고 함께 같이 먹고 싶어요."라는 대답은 노키즈존과 함께 늘어나는 노OO존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기도 하는데요. 실제로 현재도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외식을 하려면 노키즈존이 아닌지 반드시 알아보고 선택해야 하지요.
게다가 요즘처럼 특정 나이대를 거부하는 가게가 늘어난다면 온 가족이 출입 가능한 곳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질 텐데요. 중학생 첫째와 늦둥이 둘째를 둔 50대 부부가 가족 외식을 할 만한 식당을 찾으려면 원하는 메뉴는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