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 빌려주고 커피값 깎아주겠다는 스타벅스, 비행기 탑승 전 반납만 하면 된다는데

평소 환경을 생각해 일회용 테이크아웃 잔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외출 시 짐이 늘어나고 세척이 어려운 점을 감수하고서라도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용기 있는 선택이지요.

하지만 불편함을 감내하며 텀블러 사용을 생활화하던 이들도 비행기 여행을 앞두고는 이를 망설이게 되는데요. 텀블러에 음료를 담아 가 봤자 보안검사 전에 다 마시거나 버려야 하는 데다 면세구역 안에서 음료를 사는 경우라도 기내에는 차가운 음료만 들고 탈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공항에서의 현실적인 벽에 부딪쳐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겠다'라는 결심이 무너지는 여행객들을 위해 영국의 개트윅 공항에서는 한 달간 혁신적인 실험이 진행하기로 했는데요. 재사용이 가능한 테이크아웃 컵을 공짜로 빌려주고, 비행기 탑승 전 ‘컵 체크인 장소’에 놓고 가게 하는 것입니다.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이달 10일부터 영국 개트윅 공항 남 터미널의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커피를 살 때 재사용 가능한 테이크아웃 컵을 선택할 수 있는데요. 사용한 컵은 비행기 탑승 전 매장이나 게이트와 가까운 4곳의 수거장소에 되돌려놓으면 됩니다.

사실 스타벅스는 지난해 7월부터 영국 커피 체인점 중 최초로 일회용 종이컵에 5펜스(약 75원)의 ‘라테 부담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는데요. 따라서 공항에서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했던 테이크아웃 잔에는 75원의 추가 금액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재사용 컵을 선택한 고객들은 75원의 라테 부담금 역시 내지 않아도 되는데요. 컵을 빌려주면서 오히려 가격을 깎아준다니 파격적인 제안이 아닐 수 없지요.

이번 실험의 운영비 역시 라테 부담금 수익으로 진행되는데요. 평소 스타벅스는 라테 부담금으로 발생한 수익금 전체를 시민 단체인 허버브에 기부해왔습니다. 허버브는 스타벅스 기금을 통해 스코틀랜드와 맨체스터에 있는 수로의 플라스틱을 제거하는데 사용하기도 했는데요. 이번에는 특별한 실험을 위해 기금을 사용하기로 한 것이지요.

전 세계 공항 중 최초로 실시하는 이번 실험에는 2000개의 씻어 쓸 수 있는 컵이 사용되는데요. 스타벅스와 함께 이번 실험을 계획한 시민단체 허버브 측은 매일 250명의 고객이 일회용 컵 대신 재사용 컵을 선택한다면 이번 실험이 끝나는 한 달 뒤까지 약 7500개의 일회용 컵을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을 내놓았습니다. 평소 개트윅 공항에서 소모된 일회용 컵이 연간 700만 개라고 하니 충분히 타당성 있는 실험이라 하겠지요.

더불어 허버브는 “공항이라는 한정된 공간을 통해 ‘만일 쓰레기를 줄이는 일이 쉽고 간편해진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실제 행동에 옮길지’ 확인하는 게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환경보호를 실천했다는 자긍심도 생기고 75원의 라테 부담금도 할인받는 일석이조의 혜택이니 충분히 솔깃한 제안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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