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러 쓰라던 스타벅스, 이제 와서 텀블러 진상이라고?

최근 많은 기업들이 앞다퉈 친환경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데요. 특히 플라스틱 등 일회용품 사용이 환경분야의 큰 문제로 대두되면서 기업에서는 저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글로벌 커피 브랜드인 스타벅스의 친환경 정책에 관한 뉴스는 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을 장식하는데요.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전면 교체하고 텀블러 사용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 혁신적인 정책을 활용한다는 소식으로 친환경 이미지를 쌓기도 했지요. 다만 환경을 위한 스타벅스의 정책이 고객들에게는 큰 불만을 일으키고 있어 논란이 되기도 하는데요. 제대로 된 인프라 없이 환경보호 실천을 강요하는 스타벅스의 반쪽짜리 정책을 TIKITAKA와 함께 만나봅시다.

친환경 이미지 만들며
홍보하더니 고작 300원 할인?

지난 2018년 5월 환경부는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 21곳과 자발적 협약을 맺고 텀블러 이용 시 10% 수준의 가격을 할인해주는 등 일회용품 줄이기와 재활용 촉진에 나선다고 밝혔는데요. 친환경 브랜드를 표방하며 텀블러 사용을 적극 권장해오던 스타벅스 역시 큰 인센티브가 적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애초 발표와 달리 10% 할인 혜택을 주기로 한 곳은 엔제리너스 등 일부에 불과한데요. 커피전문점 1, 2위인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를 포함해 16개 커피전문점 중 9개 브랜드는 원래 시행 중인 300원 할인 혜택을 그대로 제공키로 했습니다. 이는 요란했던 발표에 앞서 환경부가 업계와 구체적인 협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환경부의 요란한 언론 플레이가 아니더라도 '그리너스타벅스코리아'라며 그럴듯한 이름을 붙이고 친환경 기업을 표방해온 스타벅스가 해당 정책에 동조하지 않은 것은 실망일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스타벅스는 텀블러 이용객에게 300원 할인이나 별적립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 정책을 정책으로 시행 중입니다.

텀블러 진상 되기 싫으면
아메리카노만 마셔라?

환경을 위한 정책임을 알면서도 텀블러 사용을 실천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닌데요. 외출 시 짐을 더 늘리는 것도 어려운 데다 텀블러 세척이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사용한 뒤 그대로 방치된 텀블러는 빠르게 세균이 증식한다고 하는데요. 텀블러를 그대로 실온에 3시간 놔두자 2만 3000마리가 넘는 세균이 검출되는 실험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텀블러는 사용 후 바로 씻어 깨끗이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요. 다만 텀블러 사용자 대부분이 텀블러를 세척할 공간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스타벅스는 텀블러 사용을 권장하며 '매장에서 텀블러를 세척해준다'라고 홍보하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스타벅스에서는 텀블러 세척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서비스에는 함정이 하나 있는데요. 스타벅스의 텀블러 세척 서비스는 세제를 사용하지 않은 물 세척으로 제한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는 세제의 잔여물이 남아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곤란하다는 입장인데요. 물 세척의 경우 커피에 우유와 크림이 들어간 프라푸치노나 카페모카 종류의 음료를 마셨을 경우 세척이 어렵거나 기름때가 남을 확률이 높습니다.

때문에 스타벅스 알바생들 사이에서는 더러운 텀블러를 내미는 손님들을 이르는 '텀블러 진상'이라는 말도 생겨났는데요. 스타벅스의 정책상 물 세척만 가능한 상황에서 크림이 묻은 텀블러를 내미는 손님은 곤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텀블러를 사용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물로만 하는 세척조차 아르바이트생들에게는 부담이 되고 있는데요. 손님이 많은 주말이면 설거지옥에 갇혀야 하는 신세입니다. 결국 친환경 이미지라는 긍정적 효과는 기업이 가지고 텀블러 세척으로 인한 실랑이는 알바생과 고객의 몫이 되어버린 것이지요.

텀블러 도난당해도
책임 못 져

지난 1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스타벅스에서 겪은 황당한 텀블러 도난 사건에 대한 글이 게재되었는데요. 게재된 글에 따르면 A 씨는 스타벅스 한 매장에서 텀블러에 음료를 담아달라고 맡겼고 '주문한 음료가 나왔다'라는 스타벅스 앱 알림을 받고 갔지만, 누군가 이미 음료가 담긴 A 씨의 텀블러를 가져간 것입니다.

이에 매장 측은 가져간 손님이 현금결제를 해서 추적이 어렵고, CCTV는 경찰의 수사 협조 요청이 있을 때만 공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더불어 이런 상황에 대한 매뉴얼은 따로 없고, 음료 한 잔에 해당하는 '땡큐 쿠폰'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게시판에 올린 글의 말미에 A 씨는 "해줄 수 있는 게 땡큐 쿠폰뿐이라니…해당 텀블러가 구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천만다행"이라며 "앞으로 스타벅스에서 텀블러를 (사용할 땐) 조심하라"라고 덧붙이기도 했는데요.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스타벅스가 개인 컵 사용을 권장한다지만 개인 컵을 잃어버려도 음료 한 잔의 보상밖에 받을 수 없다면 누가 스타벅스에서 텀블러를 사용하겠느냐'라며 애초에 영수증을 확인하지 않고 음료를 내준 스타벅스 측의 잘못을 꼬집기도 했지요.

논란이 커지자 스타벅스 측은 해당 사건을 보도한 연합뉴스를 통해 "앞으로 개인 컵 분실과 같은 상황이 일어날 것에 대비해 새로운 매뉴얼을 만들고, 직원 교육을 강화해 문제를 보완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스타벅스는 앞서 언급한 텀블러 세척 문제에 대해서도 고객들이 직접 사용 가능한 텀블러 세척 개수대 마련 등에 대해서는 계획이 없다며 직원들의 세척 서비스로 대체하겠다는 입장인데요. 텀블러 세척부터 도난 문제까지 직원들에게 떠넘기는 책임이 너무 많은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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