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인생사진을 건지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데요. 특히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로 꼽히는 관광지에서는 사진을 찍는 것 이상 중요한 일이 없어 보입니다. 다만 아무리 인생사진을 위해서라도 목숨을 걸 필요까지는 없을 듯한데요. 추락으로 인한 사망사고까지 발생했던 절벽 끝에서 위험천만한 웨딩촬영을 진행한 겁 없는 커플을 TIKITAKA와 함께 만나봅시다.
지난 5월 5일 영국 BBC는 영국 서부 해안에 있는 해안 절벽 세븐 시스터즈에 새로운 경고 표지판이 설치되었다고 보도했는데요. 해당 표지판이 설치된 것는 위험천만한 웨딩촬영을 감행한 커플이 목격된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스트버른 출신의 수 록하트라는 한 시민은 신혼부부로 추정되는 커플이 절벽 끝에서 아슬하게 포즈를 취하는 모습을 보고 사진을 찍어 BBC에 제보했는데요. 제보자에 따르면 당시 절벽 위에는 바람이 세게 불어서 신부가 쓰고 있던 베일이 바람에 휘날리고 포즈를 잡기 힘들 정도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커플은 아랑곳하지 않고 절벽 끝에 서서 포즈를 취하고 웨딩 촬영을 감행했다고 하는데요. 웨딩촬영을 위한 사진 기사 또한 절벽 끝에서 위험천만한 자세로 촬영을 이어갔다고 하네요.
이 커플이 목격되기 며칠 전에는 세븐 시스터즈 절벽 끝에서 아이를 안고 있는 남성의 사진이 공개되어 큰 충격을 주기도 했는데요. 사진 속 남성은 아이를 들고 절벽 끝에 서서 함께 아래를 내려다보는가 하면 한 팔로만 아이를 들고 엎드린 채 절벽의 가장 끝에 나머지 한 손을 지지한 채 아래를 보고 있기도 합니다.
사실 세븐 시스터즈의 절벽에서 위험천만한 사진을 찍어 논란이 된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도 마찬가지인데요. 지난 2016년 영국의 텔레 그래프와 데일리 매일은 절벽 끝에서 사진 포즈를 취하다 연안 경비대의 저지를 받은 해외 관광객들의 사례를 들며 비판적인 보도를 했습니다. 당시 보도에서 공개된 사진 속 여행객들은 우리나라 젊은 여행객들이었는데요. 한쪽 다리로만 중심을 잡고 절벽 끝에 서 있거나 양손을 넓게 벌린 채 벼랑 끄트머리에 앉아 다리를 달랑거리며 앉아 있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아찔합니다.
세븐 시스터스는 오랜 세월 파도에 깎여 만들어진 석회암 절벽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잘 알려진 관광지인데요. 절벽의 웅장함과 아름다움만큼이나 위험천만한 지역으로도 명성이 높습니다. 소금기 많은 파도에 삭은 절벽의 가장자리가 석회질이라 무너지기 쉽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지난 2017년에는 5만 톤의 절벽 가장자리 석회질이 부서져 아래 해변으로 떨어졌습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절벽 가장자리가 무너져 내린 바로 다음날 우리나라 23세 여행객 김 모 씨가 사진을 찍기 위해 절벽 끝에 섰다가 추락사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인데요. 당시 김 씨는 절벽 끝에서 공중 샷을 찍기 위해 뛰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븐 시스터즈에는 이전부터 사고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주의를 당부하는 표지판이 있었는데요. 별도의 울타리나 안전장치가 없다 보니 경고를 무시하고 소위 인생 샷을 건지려는 여행객들의 무리한 시도가 사고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처럼 추락사가 발생하는 등 위험성이 커지자 지역 주민들은 여행객들에게 직접 다가가 주의를 당부하기도 한다는데요. 인생 샷을 남기려는 여행객들의 의지를 꺾기엔 부족하다고 하네요.
영국 해양경찰청은 '영국 해안선을 따라 있는 절벽이 계속 침식되고 있다. 언제 또 절벽이 무너질지 그 규모가 얼마나 될지 예측이 불가능하다.'라며 '절벽 가장자리에 "안전한 장소"는 없다. 가장자리로 가지 않는 것이 최선책이다.'라고 전하기도 했는데요.
다만 그 위험성에 비해 안전장치가 부족한 것이 아닌지 의문스럽기도 합니다. 최근 루이스 마리아 콜필드의 하원 의원은 '향후 안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 지방 의회와 상의할 것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눈에 띄지 않는 경고판과 영어로만 표기된 경고 문구에 대한 비판이 이어진 만큼 앞으로 보다 적극적인 안전장치가 마련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