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커트 11만 5천 원 미용실의 원장님 수준

28살 나이에 억대 연봉을 자랑하면서도 통장 잔고는 늘 0원인 여성. 청담동 소재 헤어숍의 부원장으로 재직하면서 매달 천만 원 정도의 월급을 받는 이 헤어디자이너는 친구들과의 술자리 등에 탕진하는 바람에 월 말이 되면 늘 통장이 빕니다.

2012년 예능 프로 '화성인 바이러스'를 통해 월 천만 원의 씀씀이를 자랑한 28살 하루살이녀는 9년이 지나 37살이 된 지금도 통장 잔고가 0원일까?

화성인바이러스 출연 모습

9년 전 시청자들의 걱정을 샀던 '하루살이녀'는 헤어디자이너 이미영 씨입니다. 대구보건대 뷰티코디네이션과 출신으로 알려진 미영 씨는 헤어디자이너로 일하기 시작한 초반 남성 커트 가격을 7천 원에 책정했습니다. 이후 1만 5000원, 3만 원, 5만 원으로 늘어났고, 가장 최근 알려진 가격은 11만 5천 원. 이에 대해 미영 씨는 "가격을 올리는 것은 내 가치에 대한 책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예전에 7000원에 머물러 있었다면 이렇게 열정적으로 살지 못했을 것이다"라는 소신을 밝혔습니다.

11만 5천 원이라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미영 씨에게 커트 시술을 받기 위해 몰려드는 손님은 끊이지 않습니다. 심지어 해외에서 비행기를 타고 방문하는 고객까지 있다는 미영 씨의 인기 비결은 다름 아닌 커트 실력 그 자체.

미영 씨에게 시술받은 고객의 전후 사진

이미영 씨는 자신이 개발한 시술이 탈모를 감추면서 동시에 머리숱이 풍성하게 보이도록 도와주는 시술이라고 자부합니다. 실제로 미영 씨는 M자, U자, O자 등 다양한 유형의 탈모에 알맞은 시술법을 자신만의 매뉴얼로 개발했는데요.

덕분에 남성 전문 헤어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한 초반 "여자 머리를 못하니까 쉬운 남자 머리만 한다"라는 비아냥을 듣던 시기를 거치고 현재는 전국 미용인들에게 자신의 연구기술을 전파하는 전문가가 되었습니다.

2017년 미영 씨는 잡스엔과의 인터뷰를 통해 "여성 고객 중심인 미용 업계에서 남성 고객만 받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면서 당시 자신의 월 개인 매출이 5천만 원 이상이라는 사실까지 공개했습니다. 앞서 '화성인 바이러스' 출연 당시 월 천만 원을 벌어 천만 원 전부를 지출한다던 미영 씨는 지출을 줄이는 대신 자신에게 투자하고 몸값을 올리는 방식으로 수익을 늘린 셈이지요.

MBC 마이리틀텔레비전

그리고 2019년에는 예능 프로 '마이리틀텔레비전'에 출연한 미영 씨는 탈모 고민을 가진 고객의 헤어 스타일링을 하는 모습을 라이브로 공개하면서 탈모 전문 미용사로 그 실력을 입증했습니다. 남은 머리카락의 모발 끝을 탈모가 진행 중인 머리 방향으로 강하게 말아 빈 머리를 가려주는 일명 '히든펌' 방식을 활용하는 자신만의 기술을 선보인 것인데요.

미영 씨의 복합성탈모 고객 시술 과정

방송이 나간 이후 미영 씨는 '탈모계 이국종'으로 불렸습니다. 이후 다수 언론을 통해 '연 매출 10억, 탈모계의 신화'로 소개되기도 했는데, 커트 한 번에 10만 원이 넘는 가격이나 연 매출 10억 원에 대해 딴죽을 거는 사람이 없을 정도. 오히려 미영 씨가 시술한 고객들의 전후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저 정도면 수십만 원을 줘도 가겠다"라고 그 실력을 인정했습니다.

미용업계에서 주력이 아닌 남성전문분야, 그중에서도 정보가 전무한 탈모 커버업을 선택하면서 미영 씨는 모든 것을 직접 개발하고 연구해서 쌓아나갔습니다. 그래서인지 미영 씨는 자신이 개발한 방식을 동료와 후배들에게 나누기 위해 세미나를 개최하고 기술교류도 소홀히 하지 않았는데요. 자신이 운영 중인 미용실의 직원을 채용할 때도 "샴푸를 해줄 스텝이 필요한 게 아니라 미래를 꿈꾸는 예비 디자이너를 뽑는다"라는 모토를 가지고 임한다고.

실제로 미영 씨의 헤어숍에서 나온 채용공고에는 "원장이 제일 오래 일한다", "4대보험, 휴가 1년에 15일", "디자이너로 승급할 때 퇴직금 지급하고 프리랜서로 전환" 등의 문구들이 눈에 띕니다.

최근 이미영 씨는 오랜 시간 준비하고 세미나를 통해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신의 이름을 건 미용아카데미를 오픈했습니다. 역삼동으로 확장 이전한 헤어숍 역시 엄청난 스케일을 자랑하는데요. 늘어난 매출과 사업 확장보다 더 든든한 것은 미영 씨를 통해 탈모 전문 디자이너로 거듭난 직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 아닐까요?

한편 미영 씨는 첫 방송 출연을 한 2012년 월 천만 원의 수익에서 2017년 월 5천, 2019년 연 10억 원의 개인 매출을 인증한 바 있는데요. 매년 이어가고 있는 사업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현재 미영 씨의 수익은 또 늘어났겠지요. 9년 전 월 천만 원을 쓰는 20대 미영 씨는 시청자들의 쓴소리를 듣고도 지출을 줄이는 대신 수익을 늘리고 사업을 확장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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