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브랜드들이 줄줄이 가격인상을 선언하는데도 불구하고 명품백을 구입하기 위한 소비자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격이 오를수록 명품백의 가치는 더 빛나 보이기도 하지요. 갖기 어려운 만큼 더욱 가치 있고 소중해 보이는 명품백,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가치를 알아채기도 전에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된 물건인가 봅니다.
20여 년 전 한 초등학생은 아버지가 선물한 가방에 책을 가득 넣고는 "왜 이렇게 끈이 불편한 거야"라고 불평했다고 하는데요. 자신 이니셜을 따라 'H'가 새겨진 가방을 선물받았다고 생각한 초등생이 책가방으로 활용한 가방은 무려 에르메스였습니다.
생일선물로 에르메스 받은 초등생
가방에 새겨진 H가 에르메스가 아닌 자신의 이니셜인 줄 알았던 '함'씨 초등학생은 바로 오뚜기 함영준 회장의 장녀 함연지입니다.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가방 소개에 나선 함연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받아본 명품 가방"이라면서 에르메스의 버킷백을 공개했습니다.
해당 가방은 아버지 함영준 회장이 딸의 생일날 의미 있는 선물을 해주고 싶어서 성의 이니셜과 같은 H가 새겨진 가방을 선물한 것인데, 당시 함연지는 에르메스라는 브랜드를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문제집을 가득 넣고 다니면서 '가방끈이 얇아서 너무 불편하다'라고 불평했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영상에서 함연지는 아버지 함 회장이 선물한 또 다른 가방을 소개했습니다. 바로 유학 생활 중에 처음으로 맞이한 밸런타인데이 때 함 회장이 딸의 기숙사로 꽃다발, 초콜릿 상자와 함께 보테가베네타의 이브닝백을 보낸 것. 해당 가방은 함연지의 엄마가 갖고 싶은 마음에 남편인 함 회장에게 "예쁘다"라고 수차례 강조한 가방인데 결국 함 회장은 아내가 아닌 딸에게 선물해서 아내의 서운함을 샀다고.
300억 주식 기사 보고 알았다는 재벌3세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란 함연지는 그래서인지 재벌가 자제의 일반적인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심지어 함연지는 자신이 보유한 300억 원대의 주식에 대해 2019년 2월 연예인 주식부자 순위를 매긴 기사를 보고서야 알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소식이 전해지자 아버지인 함영준 회장이 자신의 부친인 함태호 명예회장에게 주식을 상속받으면서 1500억 원대의 상속세를 있는 그대로 납부해서 화제가 된 것 못지않게 이슈가 되었습니다.
당시 함연지는 자신이 보유한 주식 가치에 대해 "이해가 가지 않는 액수이고 분야"라면서 "공연해서 공연료 들어오면 그게 이해가 가능한 범위"라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함연지는 오뚜기 창업주의 3세이지만 경영과는 전혀 상관없는 뮤지컬 배우로 활동 중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뮤지컬에 푹 빠져서 경영 수업이 아닌 뮤지컬 배우로서의 꿈을 키운 것.
뮤지컬을 배우기 위해 해외 유학을 가겠다는 확고한 계획을 가지고 외고 진학을 목표로 한 함연지는 중학교 시절 그야말로 토할 정도로 열심히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당시에 대해 함연지는 "교과서의 모든 내용을 빈칸으로 만들고 완전히 채울 수 있을 때까지 풀어봤다"라며 "대형서점에 있는 문제집을 거의 다 풀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에르메스 가방끈이 불편하게 느껴진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네요.
또 고등학교 입학시험 당시에 대해 "엄마 차를 타고 학교까지 가는데 대교에 올라갔을 때 구토가 나왔다. 대교라 멈출 수가 없어 창문을 열고 토하고 닫고, 소화제를 마시며 시험을 봤다"라고 말할 정도였지요. 토할 정도로 노력한 결과는 대원외고 수석입학.
전체 시험 문항 가운데 단 한 문제만 틀렸다는 함연지는 고등학교 입학 후에도 뮤지컬로 유명한 뉴욕대에 가겠다는 확고한 목표를 세우고 공부했습니다. 입시를 위해 SAT와 AP 준비는 물론이고, 뮤지컬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거나 청소년 가요제에 나가서 수상하는 등 특별활동까지 챙겼지요.
민사고에서 만난 남편과 6년 장거리 연애
함연지의 경우 자신의 목표를 위해 대원외고에 입학한 것이지만 자연스럽게 학연 역시 만들 수 있었습니다. 함연지가 고등학교 졸업 당시 만든 가장 중요한 인맥은 바로 지금의 남편. 함연지의 남편은 민사고 출신으로,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고등학교 연합 졸업파티에서 처음 만나 연인 관계가 되었습니다.
다만 교제를 시작한 지 2개월여 만에 함연지는 뉴욕대로 남편은 홍콩으로 유학을 떠나는 바람에 두 사람은 장거리 연애를 해야 했습니다. 당시에 대해 두 사람은 장거리 연애를 한 덕분에 각자 대학생활에 집중할 수 있었고 매일 한 시간씩 통화를 하면서 대화를 많이 나누어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6년간 장거리 연애를 이어온 두 사람은 멀어진 거리와 반대로 애틋함이 강해진 덕분에 26살의 다소 어린 나이에 결혼에 골인했지요. 다만 함연지의 남편이 대기업 임원의 자제인데다 민사고 출신이다 보니 두 사람의 만남이 정략결혼이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이후 함연지가 직접 예능에 출연해 고등학교 졸업파티에서의 첫 만남부터 자신이 먼저 결혼을 적극 추진한 스토리까지를 모두 풀어놓으면서 정략결혼에 대한 오해는 사라졌습니다. 어쩌면 '학연'으로 맺어진 자연스러운 인맥 덕분에 더 이상 조건에 맞는 사람을 찾아 '정략결혼'을 할 이유가 사라진지도 모르겠네요.
농심 손녀와 친한 오뚜기 손녀
한편 꿈꾸던 뉴욕대에 들어간 함연지는 유학시절 더 놀라운 인연을 만났습니다. 뉴욕대 티시예술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한 함연지는 마이즈너 스튜디오에 소속된 13명의 학생 중 유일한 외국인이었는데요. 입학한 첫해 1년 동안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만난 룸메이트는 한국인이었고 그와 매우 절친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당시 쉽지 않은 유학생활을 위로하고 격려한 덕분에 현재까지도 절친 사이라는 룸메이트의 정체는 바로 농심 신춘호 회장의 손녀입니다. 이에 대해 함연지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의 영상을 통해 "원래 중학교 때부터 친구였는데 대학교 가기 직전에 그 사실을 알았다"라며 룸메이트와의 통화를 진행했습니다.
통화에 연결된 룸메이트는 함연지에 대해 "열정적이고 목표가 항상 있는 친구였다"라며 "그리고 사랑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함연지 역시 "당시 연애 초기였다"라며 "이 친구는 나의 연애 스토리를 다 알고 있다"라고 인정했지요.
이어 룸메이트는 "둘이 룸메이트 하면 무슨 라면 끓여먹을까, 공평하게 삼양라면을 먹지 않을까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라고 말해 웃음을 주었는데요. 두 사람은 라면은 아니지만 함께 초콜릿을 먹다가 생긴 에피소드를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당시 방을 지저분하게 사용했다는 둘은 오랜만에 청소를 하다가 쥐가 갉아먹고 남긴 초콜릿을 뒤늦게 발견할 정도였다고 솔직한 폭로를 내놓았지요.
배우 함연지
최근 함연지는 한 예능프로에 출연해 뮤지컬 배우이자 재벌 3세로서의 고충에 대해 털어놓았습니다. "재벌 3세라는 타이틀이 너무 강력한 이미지를 주기 때문에 그 타이틀이 있으면 배우로서 가질 수 있는 고유의 매력을 발산하기 힘들다.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할까 현명하게 고민을 해야 한다"라며 "내가 배우를 하려고 태어났구나 생각까지 했다. 연기 안 하면 못 산다"라고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냈는데요.
그러면서도 함연지는 "사실 관심 가져주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관심받기 어렵지 않냐. 근데 이걸 어떻게 배우로 보여줄지는 나한테 달린 거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고백했지요. 오뚜기라는 배경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배우로서 함연지의 매력을 발산할 날이 오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