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운동선수, 예술가 등은 부모들이 반대하는 직업 1순위 아닐까요? 예체능 계열의 경우 국내에서 손에 꼽힐 정도의 성적을 거두어야 성공의 대열에 들 수 있는 데다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차선책으로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좁기 때문입니다. "공부를 해라, 기술을 배워라"라고 외치는 어른들의 잔소리는 목표했던 바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눈높이를 낮춰서 회사 생활 정도는 할 수 있는 안정성을 보장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지요.
어린 시절부터 가수를 꿈꾼 아이는 가수가 되지 못했을 경우를 대비해서 또 다른 직업을 준비했습니다. 미국 유학시절 현지 학생들과 경쟁해서 전교 1등을 한 유학생은 가수가 될 수 없다면 의사가 되겠다며 학업에 열중했습니다.
미국의 명문고 테너플라이하이스쿨에서 전교 1등까지 했다는 주인공은 걸그룹 카라 출신의 방송인 한승연입니다. 당시에 대해 "가수가 될지 안될지 모르기 때문에 보험 삼아 의사를 꿈꿨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등을 목표로 공부했었다"라고 회상한 한승연은 실제로 함께 공부한 친구들이 대부분 의대에 갔다고 고백했는데요.
앞서 초등학생 시절 100편 이상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아역배우로 활동한 한승연은 중2 후반부터 미국 유학을 준비해서 명문고 테너플라이하이스쿨에 입학했습니다. 다만 뛰어난 성적을 유지하면서도 늘 한국에서의 연예계 활동을 꿈꿔온 한승연은 JYP 오디션에 도전했고, 수차례 한국을 오가며 오디션 일정을 소화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미국 학교는 중퇴를 결정했습니다.
미국의 명문고에서 전교권 성적을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하던 딸이 학업을 중단하고 연예인이 되겠다고 나서자 한승연의 부모님은 극렬히 반대했습니다. 그럼에도 몇 날 며칠을 울며 매달리는 딸의 고집은 꺾을 수 없었고 결국 한승연은 귀국해서 걸그룹 데뷔를 준비했습니다.
2007년 갓 스무 살이 된 한승연은 걸그룹 카라의 멤버로 꿈꾸던 무대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소녀시대, 원더걸스 등 대형 걸그룹에 밀려 카라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고 1집 활동 이후 해체 루머가 돌 정도로 위기를 겪었습니다. 이때 한승연은 일명 '소녀가장'의 역할을 맡아 카라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했는데요. 특유의 눈웃음과 밝은 에너지 덕분에 예능 프로에서 두각을 나타낸 한승연은 2008년 한해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팀을 지켜냈습니다.
한승연의 선방으로 해체 위기를 넘긴 카라는 2008년 11월 발매한 'Pretty Girl'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연이어 'Honey', '미스터' 등이 히트하면서 대세 걸그룹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게다가 태국, 일본 등에서는 활동 없이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는데,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일본 활동을 시작한 카라는 2013년 도쿄돔 단독 콘서트를 개최할 정도로 K팝의 선두가 되었습니다.
2014년 멤버 니콜이 탈퇴한 이후 카라의 활동은 자연스럽게 줄었지만 한승연은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 '왔다!장보리' 등에 출연하면서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고 2016년 카라의 소속사와 결별하면서 연기 활동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2016년 출연한 드라마 '청춘기록' 속 연기가 호평을 받으면서 배우로서도 인정받은 한승연은 최근 몇개 예능 프로에만 출연하면서 다소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스스로 "성인이 된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방학"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에너지를 충전하고 있는데, 그 사이에도 스쿠버다이빙을 즐기거나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자기계발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는 모습입니다.
한편 한승연이 걸그룹 활동 당시의 살인적인 스케줄을 보상받으며 여유로운 삶을 즐길 수 있는 데는 똑똑한 재테크로 한몫했습니다. 데뷔 초 생계형 아이돌로 불리던 시절, 미래에 대한 극심한 불안감을 가졌다는 한승연은 보다 안정적인 미래를 위해 부동산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는데요.
실제로 한승연은 지난 2014년 4월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지하 1층~지상 4층짜리 꼬마빌딩을 45억 5000만 원에 매입하면서 부동산 재테크에 발을 들였습니다. 당시 보증금 2억 원, 월세 1600만 원을 받은 한승연의 건물은 땅값이 비싸서 임대수익률이 낮은 청담동 빌딩 사이에서 연 4.4%의 안정적인 수입을 내는 알짜배기로 꼽혔습니다.
다만 매입 1년 뒤인 2015년 5월 한승연은 해당 건물을 철거하고 리모델링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건축업자가 공사 단가를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공사 도중 목수가 세 차례나 바뀌는 진통을 겪으면서 "20평 정도 늘리기 위해 10억 이상 공사비를 들일 필요가 있었나"라는 아쉬움이 지적되었는데요.
하지만 완공 후 해당 건물은 한국리모델링 건축대전 준공 부분에서 대상인 국토교통부 장관상을 받았고 엔터테인먼트 회사 '플레디스'의 사옥으로 사용되면서 1600만 원 이상 임대수익을 냈습니다. 오디션 프로 '아이돌 학교'를 통해 데뷔한 프로미스나인의 숙소 역시 해당 건물 내에 위치해서 방송을 탄 것 역시 건물 이미지 상승에 긍정적 역할을 했는데, 그 덕분인지 건물 시세는 리모델링 전보다 25억 가량 상승한 70억 원대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해당 건물은 플레디스가 빅히트와 합병하고 사옥을 옮기면서 공실이 되었습니다. 이에 포털사이트 부동산 거래 매물로 나온 임대가는 보증금 5억에 월 4,200만 원입니다.
이외에도 한승연은 2011년 10억 5000만 원에 매입한 논현동 고급빌라 논현대우멤버스 카운티 한 호실로 소유 중입니다. 지하철 7호선 학동역과 3호선 신사역이 도보거리에 위치해서 교통인프라가 좋기로 유명한 이곳은 '한국의 비버리힐즈'라고 불리는데, 12억 7000만 원 대로 거래된 이후 현재는 매물이 전혀 나와있지 않아서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이 농담이 아닌 상황.
또 2017년 삼성동 소재 단독주택 한 채를 더 매입한 한승연은 지하 1층~지상 2층의 기존 주택을 허물고 8억 원 상당의 공사비를 투입해서 신축공사를 진행했습니다. 37억 원에 매입한 해당 주택은 인근 개발 호재로 인해 앞으로 2.5~3배 이상 시세 차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가수가 될 수 없을까 봐 의대 입시를 준비하고, 무명시절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부동산 투자에 뛰어들었다는 한승연. 늘 차선책을 준비하는 태도야말로 실패에 맞설 수 있는 최고의 무기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