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돈거래를 하지 말라'라는 이유는 돈은 물론 친구까지 잃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중한 인연, 가까운 사이일수록 돈 문제는 멀리하는 것이 좋겠지요. 하지만 중요한 사업이나 힘든 결정일수록 믿을만한 가족과 친구를 찾아 의지하게 되는 것도 사실. 그래서일까요? 실제로 금융 사기의 67%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에게 당한다고 합니다.
30년 부려먹고 100억 떼어먹은 친형
개그맨 박수홍이 지난 30년간 친형에게 출연료 등 모든 수입을 떼였다는 의혹에 대해 인정했습니다. 앞서 박수홍이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의 한 영상에는 '박수홍의 친형과 형수가 30년간 모든 돈을 횡령했다'라는 주장이 담긴 댓글이 게재되었는데요. 댓글 게시자는 "박수홍의 출연료가 그들의 생계였고 돈줄이 끊기는 것이 불안해서 박수홍의 결혼을 반대했다"면서 "계약금을 포함해 출연료 미지급액이 100억 원이 넘고 가족들이 도망간 상황"이라고 폭로했습니다.
더불어 박수홍 역시 최근 방송을 통해 "태어나 가장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인생이 무너지는 경험을 했는데 반려묘 다홍이로부터 큰 위로를 받았다"라고 눈물을 쏟아내면서 친형의 배신 의혹은 더욱 확산되었습니다. 그리고 29일 박수홍은 다홍이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해당 의혹이 사실임을 인정했습니다.
소속사 문제 이전에 가족의 문제이기에 최대한 조용히 상황을 매듭지으려 했다는 박수홍은 "전 소속사와의 관계에서 금전적 피해를 본 건 사실"이라며 "해당 소속사가 형과 형수 명의로 운영돼 온 것 또한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30년의 세월을 보낸 어느 날, 내 노력으로 일궈온 많은 것들이 내 것이 아닌 것을 알게 됐다"라고 호소했는데요.
착한임대인하려고 했는데...
박수홍이 언급한 '어느날'은 근래 며칠이 아니라 최근 1년 내외 즈음으로 보입니다. 유튜브 채널 '연예 뒤통령이진호'를 운영 중인 이진호 전 기자는 "지난해 '풍문으로들었쇼' 출연 당시 박수홍에게 마곡 등지에 빌딩 몇 채를 매입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박수홍이 '어려운 세입자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라고 회상했는데요.
충격적인 건 해당 빌딩이 박수홍 명의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착한임대인 대열에 합류하고자 임대료 삭감을 추진하던 박수홍이 이 과정에서 건물 명의가 본인이 아닌 것을 확인하면서 형과 형수의 횡령 혐의를 파악한 것으로 추측되는 상황.
또 이진호 전 기자는 "박수홍 친형이 마티즈를 몰고 다녔다"면서 "박수홍의 돈 전부를 관리했던 터라 지인들이 의아해했는데 '모두 수홍이거다. 내가 가진 건 마티즈뿐이다'라며 두터운 신뢰를 쌓아왔다"라고 다소 충격적인 상황까지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내와 딸의 SNS에는 명품으로 치장한 사진들이 가득했다. 지인들이 박수홍에게 이야기했지만 형에 대한 믿음이 워낙 컸다고 한다"면서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내 의지대로 선택하는 것 없어
박수홍 형제의 남다른 우애는 방송가 사람들은 물론 대중들 사이에도 꽤 알려진 내용입니다. 박수홍이 중학생이던 시절 아버지 사업이 망하면서 가세가 기울었고 박수홍을 비롯해 친형과 남동생은 서로를 보듬으며 힘든 시간을 이겨냈습니다. 특히 박수홍은 새벽 두시 반에 일어나서 우유배달이나 신문배달 일을 하면서 집안을 도왔는데, 21살 나이에 개그맨 시험에 합격한 후에는 본격적으로 친형과 함께 부모님 빚을 갚는데 힘을 모았습니다.
이에 대해 박수홍은 "어릴 때 아버지가 사업을 하다 빚을 져서 개그맨이 되고 30대 초반까지 형과 같이 아버지 빚을 갚았다"면서 "빚을 갚긴 했는데 그 트라우마가 남아 빚에 대한 노이로제가 생겼다"라고 말했는데요.
힘든 시기를 함께 헤쳐온 친형에 대한 믿음과 애틋함이 남달랐던 박수홍은 자신의 매니저로 나선 형에게 모든 경제적 권한을 넘겼습니다. 실제로 박수홍의 친형은 출연료, 세무, 회계, 법인설립, 빌딩 매입, 아파트 매입 등에 대해 전권을 행사했는데, 이에 대해 박수홍은 "형은 나를 위해 각종 법까지 다 공부해서 많이 알고 있다"면서 고마움을 표현했습니다.
또 박수홍의 동생은 '일밤'출신의 유명 예능작가여서 박수홍은 평소 매니저인 형과 작가인 동생의 조언을 자주 받는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방송 프로그램을 한 번도 내 의지대로 선택해본 적이 없다"는 박수홍은 "삼형제가 밤마다 모이는데 업계 종사자인 형과 동생이 회의해서 결정한다"면서 "차기 방송 프로그램은 물론 새 차 구입까지 대리 결정해 준다"라고 고백했습니다. 이에 함께 출연한 패널들이 걱정스러운 마음을 비추자 "나는 너무 편한 삶"이라며 남다른 우애를 자랑했지요.
회당 출연료 천만 원 수준인데...
한편 데뷔 이후 흔한 스캔들 한 번 없이 정상급 개그맨이자 진행자로서 자리를 꾸준히 이어온 박수홍은 회당 출연료가 500~1000만 원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06년 기준 실제 박수홍의 예능프로 회당 출연료가 650만 원이었으니 현재는 그보다 높은 금액일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현재 고정출연 중인 예능프로만 5개인 박수홍은 월 출연료만 해도 억 단위로 추측됩니다.
때문에 절친한 후배 개그맨 손헌수가 박수홍의 재산을 두고 서장훈 보다 한 수 위라고 발언한 내용도 과언은 아닙니다. 손헌수는 박수홍의 자산에 대해 "투자 한 번, 복권 산 장 산 적 없는 분이다. 알짜로 모았다. 서장훈 형님보다 살짝 위"라고 말하면서 "90살까지 선배님 수발을 들면 재산 3분의 1을 주겠다고 했다"면서 너스레를 떨었는데요. 이에 박수홍은 "내 재산 조카들 거야"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카드값 많이 나오면 온가족이 망신줬다
하지만 진심 어린 마음으로 조카들에게 전 재산을 물려줄 의사가 있는 박수홍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친형은 이미 본인 부부와 자녀들을 위해 박수홍의 재산을 모두 빼돌린 모양새입니다. 앞서 박수홍은 "형이 모았던 돈에다 대출은 받아서 뭔가를 사고 나 후 식구들에게 빚이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럼 빚에 대한 노이로제가 있는 식구들은 대출을 갚으려고 허리띠를 졸라맨다"라며 건물을 매입해서 재테크하는 형 때문에 겪는 식구들의 고충을 전한 바 있는데요.
심지어 박수홍의 카드값이 많이 나온 달에는 어머니가 일부러 식탁 위에 박수홍의 카드 명세서를 올려놓고 가족 전체에게 망신을 준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습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이렇게 박수홍이 번 돈을 종잣돈으로 사용하고 대출 역시 박수홍이 일해서 갚는 방식으로 매입한 해당 건물들은 모두 박수홍의 명의가 아니었다는 것.
현재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박수홍의 친형은 자신 명의로 매입한 건물을 통해 매달 4000만 원 상당의 임대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반면 21살에 데뷔한 후 30년 넘게 쉴 틈 없이 일한 박수홍에게 남은 것은 믿었던 가족에게 배신당했다는 큰 상처뿐이지요.
내가 은행창구인가
과거 아버지 사업이 망하면서 어머니가 미용실로 생계를 이어가던 시절에 대해 회상하면서 박수홍은 "어머니 가게 장사가 끝나면 매일 집에 가면서 '엄마 두고 봐, 내가 큰집에 세계여행 다 보내드리겠다. 나중에 꼭 호강시켜드리겠다'고 말하곤 했다"면서 "약속대로 부모님 세계여행을 다 보내드렸는데 요즘 들어 '수영장 있는 집 어떻게 됐냐'고 하신다. 내가 은행창구도 아니고 서운할 때도 있다"라고 토로한 바 있습니다. 가족을 위해 30년 넘게 희생했지만 늘 부족하다는 형과 어머니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었던 것.
그리고 또 하나 박수홍에게 오랜 상처가 된 것은 10년간 연애한 연인과 결별하게 만든 가족들의 반대입니다. 과거 박수홍은 사랑하는 연인과 결혼까지 계획했으나 가족들의 극심한 반대로 헤어진 적이 있는데요. 당시에 대해 박수홍은 "가족과 연인이 극심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며 결혼에 회의감이 들었고 가족이 반대하는 결혼을 하느니 차라리 혼자 사는 게 낫겠다는 마음을 가졌다"면서 "팔 하나를 자르는 정도의 깊은 아픔이었다"라고 전했습니다.
이번에 불거진 친형 논란의 시발점이 된 댓글 게시자는 박수홍의 결혼 반대 역시 친형의 의견이었다고 폭로했습니다. 결혼과 함께 경제적 독립을 하겠다는 박수홍을 막기 위해 결혼 자체를 막았다는 것인데요. 이 같은 사실이 진실이라면 박수홍의 친형은 자신의 '돈줄'을 위해 동생인 박수홍의 인생 전체를 마음대로 설계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현재 박수홍은 "형에게 다시 한번 대화를 요청한 상태"라면서 마지막 요청에도 응하지 않는다면 법적 대응을 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다만 지난 30년의 잘못을 덮을 정도의 사과와 합의가 가능한 것인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또 한 번 용서를 강요하는 사태가 벌어지지는 않을지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