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하는 사람보다 하지 않는 사람을 찾기가 더 힘들다는 요즘 한 70대 할머니의 주식투자 경험담이 화제입니다. 주식투자 1년 만에 60%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는 주인공은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입니다.
올해 75세에 접어든 박막례 할머니는 평소 "여태 안 해본 일을 하면서 살겠다"라는 소신대로 지난해 1월 생애 처음으로 주식투자에 도전했습니다. "혼자서는 못할 것 같아서 손녀를 꼬셨다"는 박막례 할머니는 종잣돈 100만 원을 가지고 어떤 종목을 살지 고민했는데, 앞서 구글 본사에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구글 주식을 사고 싶었지만 투자금을 넘는 바람에 포기했습니다.
대신 손녀딸 유라 씨가 사용 중인 노트북을 보고 '애플' 주식을 사기로 했는데요. "구글에서 기자들도 만났는데 전부 유라가 쓰는 이 컴퓨터를 쓰더라. 배 말고 사과 그려진 것. 그래서 이건 안전하겠다 싶어서 그 주식을 샀다"라고 종목 선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주식을 사놓고 잊고 지낸 박막례 할머니는 가을 즈음 손녀 유라 씨에게 "주식이 올랐으니 팔라"라는 전화를 받고 주식계좌에 들어가려고 했으나 계정 비밀번호가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비밀번호를 5, 6번 틀리니까 접속이 안되더라"면서 "유라한텐 팔았다고 거짓말을 했다"라고 전했지요.
그리고 최근 박막례 할머니는 손녀딸 유라 씨에게 비밀번호를 잊어버리는 바람에 주식을 팔지 못했다고 실토했고 주식을 산 지 1년 만에 비밀번호를 찾았습니다. 1년 만에 확인한 박막례 할머니의 보유 주식은 무려 62% 수익률을 달성했습니다.
투자금 자체가 크지 않아서 수익금 역시 큰 액수는 아니지만 신경 쓰지 않고 시간을 들이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꿀 수입. 이에 대해 박막례 할머니는 "내가 주식하면서 느낀 게 있다. 비밀번호를 만들고 잊어버려라. 그거 팔고 싶어 가지고 계속 신경 쓰인다. 잊어버리고 있어 그냥. 그리고 많이 사지 마라"라고 조언했습니다.
농담처럼 들리는 박막례 할머니의 조언은 충분히 일리 있는 말입니다. 대안금융경제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김동환 역시 비슷한 조언을 한 바 있는데, 웹 예능 '개미는오늘도뚠뚠'에서 주식투자로 큰 손실을 입은 노홍철에게 "주식계좌 3개를 굴려라"라고 제안한 것.
김 소장은 자신 역시 이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면서 하나는 HTS로 쉽게 관리하고 또 다른 하나는 지점에 직접 전화를 걸어서 매매하는데, 이때 담당 직원의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지점 관리자조차 없는 계좌인데, 매매하려면 대표전화로 전화를 걸어서 ARS를 통해 불편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실제로 1년 동안 세 개 계좌를 동시에 관리했다는 김 소장은 놀랍게도 가장 불편한 과정을 거쳐야 해서 자주 들여다보지 않은 마지막 계좌의 수익률이 가장 좋았다고 전했습니다.
"전문가를 자처하는 나마저도 이런 결과를 얻었으니 매매 과정을 복잡하게 만들어서 성급한 결정을 줄이라"라는 김 소장의 조언은 주식투자에서 '팔지 않고 버티는 힘'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 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