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ID 하니 옆 원조센터, 아이돌 7년 활동 정산 못 받았다는 '부평 장윤정'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그때가 좋았다"라고 회상하는 이유 중 하나는 노력과 성과가 대체로 비례했기 때문 아닐까요? 학창시절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성적이 잘 나오면 우등생이 되는 것에 반해 사회생활에서는 열심히 한다고, 잘한다고 해서만이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대중들의 관심과 사랑을 바탕으로 평가되는 연예계의 경우, 자신의 매력과 시대적 흐름이 맞아야 하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약간의 운까지 따라주어야 합니다. 실제로 성공한 연예인 가운데 오랜 연습생 기간과 무명시절을 보냈다는 경험담은 익숙한데요. 7년 동안 두 차례나 걸그룹 활동을 했지만 정산조차 받지 못했다는 주인공이 있습니다.

데뷔 전 모습

걸그룹 활동 중에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갔다는 짠 내 나는 주인공은 바로 가수 강혜연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가수를 꿈꾸던 강혜연은 고등학생 때부터 본격 가수가 되기 위해 실용음악과 입시를 준비했습니다.

박문여고 재학 당시 방송반 활동을 하면서 각종 가요제와 실용음악콩쿠르에 참가했는데, 고2이던 2007년에는 부평청소년가요제에서 머라이어캐리의 히어로를 불러 금상을 수상했습니다. 당시 강혜연은 가수 장윤정을 닮은 외모로 담임선생님을 비롯한 친구들에게 '부평 장윤정'으로 불렸다고 하네요.

연습생 시절

당시 강혜연은 '겉으로만 화려한 연예인이 되기보다는 먼저 대학에 들어가 실력을 쌓아야겠다'라는 마음으로 오디션보다 입시에 더 집중했는데요. 당시에 대해 강혜연은 "실용음악과에 다섯 번 불합격했다. 자존심이 있다 보니까 센 데만 넣기도 했는데 그러면서 알바를 해서 레슨비를 벌었다"라고 말했습니다.

무한도전_나름가수다 특집

실제로 레스토랑, 편의점 등 안 해본 알바가 없을 정도였던 강혜연은 세 번째로 입시에 실패했을 때 오디션을 통해 신사동호랑이가 기획한 걸그룹 연습생이 되었습니다. '무한도전'의 나름가수다 특집에서 신사동호랑이가 데뷔를 앞둔 걸그룹이라고 소개하기도 한 강혜연의 첫 번째 소속팀은 바로 EXID입니다.

EXID 활동 모습

2012년 2월 EXID의 멤버 '다미'로 데뷔한 강혜연은 귀여운 외모와 시원한 가창력으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첫 앨범을 낸 지 단 두 달 만에 멤버 유지, 해령과 함께 팀을 떠났는데요. 당시 소속사 측은 "학업에 집중하기 위해"라는 이유를 들었지만 사실 탈퇴한 세 사람의 소속사가 처음부터 신사동호랑이가 만든 AB엔터와 다른 신생기획사YNB였고 소속사 간의 문제로 어쩔 수 없이 갈라섰다는 추측도 제기되었습니다.

베스티 활동 모습

그리고 그로부터 1년여 후 강혜연을 비롯한 EXID 탈퇴 멤버 세 명이 YNB를 통해 새로운 걸그룹 베스티로 재데뷔하면서 앞서 제기된 추측에 힘이 실렸습니다. 베스티에서 리더 및 리드보컬을 맡은 강혜연은 선배 걸그룹 카라의 한승연과 닮은 꼴로 꼽히며 주목받았고 베스티는 용감한 형제, 이단옆차기 등 당대 최고 작곡가들에게 곡을 받은 곡으로 활발하게 활동했는데요.

트로트X(2014)

24살 나이에 재데뷔를 한 강혜연은 리더로서 팀을 이끌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팀을 알리기 위해 출연한 프로 가운데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 '트로트X'도 있었는데, 훗날 강혜연의 운명을 바꾼 경험이 되기도 했네요. 2015년 1월 '골든디스크' 시상식에서 음반부문 넥스트제너레이션상을 수상하면서 차기 활동에 대한 기대를 모으던 베스티는 같은 해 5월 두 번째 미니앨범을 끝으로 활동을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아프리카tv BJ활동 모습(2015-2016)

이후 2년간 활동 없이 공백기를 가지면서 생계를 위해 카페 아르바이트는 물론 동대문에서 옷을 떼다 파는 장사까지 하면서 버텼다는 강혜연은 '가수를 포기해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당시에 대해 강혜연은 "살도 많이 찌고 외출도 잘 안 했었다. 한창 일을 할 때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멀어지니 공백기에도 만날 사람이 없더라"라고 회상했습니다.

더유닛

그리고 2017년 9월 베스티의 멤버 유지와 다혜가 팀을 탈퇴하면서 사실상 팀 해체 수순을 밟게 된 강혜연은 가수로서 마지막 희망을 가지고 오디션 프로 '더 유닛'에 출연했습니다. 해당 프로를 통해 다양한 출연자들의 사연을 접하면서 "내가 배부른 사람이었구나 반성했다"는 강혜연은 "데뷔조차 못하는 친구들에 비하면 두 번이나 데뷔한 자신은 복이 많은 사람"이라며 다시 힘을 냈습니다.

결국 정산을 받지 못한 채 소속사는 부도 처리되었고 베스티 역시 자연스럽게 와해되면서 강혜연은 또다시 원점에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때 강혜연에게 새롭게 열린 기회가 바로 앞서 2014년 도전한 트로트 오디션의 경험인데요. 트로트X에 출연한 강혜연의 모습을 인상 깊게 본 현 소속사의 대표가 강혜연에게 장르 이동을 권했고 강혜연은 '트로트까지 안되면 정말 갈 곳이 없다'라는 생각으로 마지막 도전에 나섰습니다.

트로트가수 활동 초기 '왔다야' 활동 모습

트로트 가수로 변신한 초반 강혜연은 자신만의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금발 탈색을 시도했고 "노랑머리 약혜연 아니고 강혜연입니다"라는 멘트로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귀엽고 발랄한 강혜연의 동안 미모를 살리기에는 다소 부자연스러운 이미지메이킹이었는데요.

안타까운 콘셉트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가창력이 먼저 주목받은 덕분에 데뷔 직후인 2018년 11월 '가요무대'에 서면서 트로트계의 인정을 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강혜연은 더 팩트와의 인터뷰에서 "걸그룹 시절 혹독한 훈련이 나름 도움이 되지만 트로트는 발라드나 댄스 못지않게 공부를 많이 하지 않으면 맛을 낼 수 없는 장르다"라며 걸그룹 활동 당시보다 두 세배는 더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가요무대_인디언인형처럼 무대모습

이후 차분한 단발머리와 동안 미모를 돋보이게 해주는 뱅 헤어로 돌아온 강혜연은 2020년 6월 '가요무대'에서 빨간 원피스를 입고 등장해 발랄한 무대를 선보인 덕분에 포털 검색창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3년 차 트로트 가수이지만 수명이 긴 트로트계에서는 여전히 한참 신인으로 꼽히는 강혜연은 '가요무대'에서는 이례적으로 자신의 신곡 '왔다야'를 부르는 기회까지 얻었습니다.

미스트롯2_내가바보야

미스트롯2_물레야

그리고 최근 강혜연은 세 번째 데뷔 끝에 시청자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습니다. 국민 오디션으로 불리는 '미스트롯'에 참가하면서 연이어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인데요. 첫 무대에서 '내가 바보야'를 불러 대선배 진성에게 "왜소한 체격에서 암팡지게 노래를 한다"라는 극찬을 받은 강혜연은 올하트를 받았고, 두 번째 무대에는 '물레야'라는 곡을 선정해서 걸그룹 출신다운 춤실력과 무대매너까지 선보인 덕분에 강자 나비를 꺾고 승승장구 중입니다.

특히 시청자들이 직접 뽑는 대국민 투표에서 3위를 차지하면서 7년 무명에 가까웠던 가수 활동의 설움을 모두 해소하고 있습니다. 가수의 꿈만 바라보면서 달려온 20대를 지나 32살이 된 강혜연의 가수 활동 제1의 전성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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