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4천 가진 홀어머니를 책임져야 한다는 효자 남자친구와 결혼해도 될까요?"

사연자 A씨는 장기연애 중인 남자친구와 결혼을 계획하면서 고민이 생겼습니다. 만난 지 5년이 된 지금도 여전히 깨가 쏟아진다는 다정한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고민하게 된 A씨의 사연은 다음과 같습니다.

A씨의 집안은 유복한 편입니다. 부모님이 두 분 모두 고위공무원이라 노후준비가 탄탄하고 5살 아래의 동생도 일찍이 공무원으로 합격해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친가와 외가 모두 공무원 출신이 많아서 4년제 졸업 후 작은 회사에서 근무 중인 A씨는 집안에서 잘 안된 케이스로 꼽힐 정도입니다.

대신 A씨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많지 않은 월급 중 일부로 주식과 비트코인 등에 투자했고 30살이 된 현재까지 5000만 원 정도의 자산을 모았습니다. 또 투자공부를 하면서 부모님께 재테크나 부동산에 대해서 조언을 구하자 2억 5천만 원 상당의 오피스텔을 한 채 마련해 주면서 투자의 종자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었습니다.

반면 A씨의 남자친구는 집안 형편이 어려운 편입니다. 남자친구 본인은 지방대를 졸업한 후 쉽지 않은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고 현재 선거관리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데요. 12년 전쯤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시면서 운영하시던 사업이 망하고 가세가 급격히 무너진 것. 당시 48세이던 남자친구의 어머니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경제활동을 하지 않았고 이후 사망보험금과 자가로 소유하고 있던 집을 판 돈 등을 사용해서 생계를 유지했습니다. 현재는 월세 집에 살면서 4천만 원의 빚까지 진 상황.

그리고 A씨의 남자친구는 그런 어머니를 끔찍이 생각하는 효자입니다. 30살이 된 지금까지 엄마 옆을 떠난 적이 없고 어릴 때부터 집안 형편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수많은 알바를 했습니다. 아르바이트로 번 돈은 모두 엄마에게 주는 게 당연하고 대학교도 하향지원해서 집 근처에 있는 학교에 장학금을 받고 다닐 정도이지요. 심지어 공무원 시험 합격 전 워킹홀리데이를 경험해보고 싶어서 계획을 세웠다가 혼자 계실 어머니를 생각해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A씨 남자친구는 4살 터울의 형이 있는데, 치과의사인 형수와 결혼한 뒤 어머니와 집에 지원을 끊은 상황입니다. 결혼 초반까지는 생활비 일부를 보태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이혼 직전이라며' 안된다고 거절했습니다. 그럼에도 A씨 남자친구는 "형도 가정이 있는데 우리집 못 도와주지. 내가 더 열심히 해서 도와줘야 해. 투잡을 뛰어서라도 집에 보탬이 되어야지"라는 말을 달고 삽니다.

때문에 공무원으로 합격해 일을 시작한 지 3년이나 된 남자친구는 30살이 된 현재 모든 돈이 무일푼입니다. 경제적인 면만 제외하면 성실하고 착하고 반듯한 데다 술, 담배도 안 하고 흔한 여사친도 하나 없습니다. 무엇보다 교제하는 5년간 단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을 정도로 다정하고 애정이 넘치는데요.

지난해부터 자연스럽게 결혼 이야기가 오가면서 A씨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48세에 사별하고 60세가 된 지금까지 어려운 형편에도 경제활동을 한 적이 없는 남자친구의 어머니도 이해되지 않고 남자친구의 형과 형수는 어머니를 자주 찾아뵙는 거 같지도 않으니 결혼 후 시댁과의 관계가 걱정되었지요.  

A씨의 부모님은 남자친구에 대해 "공무원이고 사람 좋다"면서 "우리가 여유 있으니 괜찮다"라는 입장입니다. 결혼 이야기가 나오자 반색하면서 "차가 필요하지 않느냐", "집은 어디가 좋으니 오피스텔 팔고 대출받아서 이사를 가봐라"라면서 "얼마나 도움이 필요한지 알려달라"라고 말했는데요. 반면 A씨 남자친구의 어머니는 결혼 이야기가 나오자 "아이고 엄마 돈 없다"라며 난감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결혼 준비는 친정 도움을 받아서 한다고 해도 A씨는 결혼 이후가 걱정입니다. '이렇게 형편 차이가 나는데 잘 살 수 있을까', '시어머니를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남자친구가 결혼해서 곁에서 사라지면 어머님 생활을 어떻게 하실까' 등 현실적인 문제들. 하지만 A씨의 걱정을 모르는 남자친구는 여전히 "우리 엄마 불쌍하다", "돈 모으면 우리 엄마 데리고 여행 다녀와도 되느냐"라며 늘 어머니 걱정뿐입니다.

A씨는 이제 연애를 한 5년 동안 자신은 월급과 투자 등으로 자산을 불린 반면 남자친구는 5년 전에 비해 발전이 없는 것 같은 모습에 답답한 마음도 듭니다. 집에는 정해진 만큼의 용돈만 주고 나머지는 똑똑하게 모으거나 재테크를 하면 좋겠는데, 월급을 받으면 비싼 데이트 장소에 데려가거나 어머니를 위해 사용하기 바쁜 모습이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것.

공무원에 성실하고 착하고 애정이 넘치지만 홀어머니의 효자라는 딱 한 가지가 걸린다는 이 남자친구와의 결혼생활, 행복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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