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충격" 토익 900점 자격증 10개 가진 유명 편의점 사장이 밝힌 최악의 손님은?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는 요즘,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생계활동에 나서거나 퇴직 후 노후를 준비하면서 창업을 고민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업에 '사'자도 모른다는 그들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창업아이템은 다름 아닌 '편의점 창업'이지요.

'단돈 3천만 원만 있으면 누구나 '억대 매출 사장님'이 될 수 있다? 특별한 사업 수완이나 감각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사업이다? 든든한 본사 덕분에 망할 염려가 없다?' 다른 사업 아이템에 비해 적은 창업 비용과 낮은 진입장벽 덕분에 창업 초심자들에게 1순위 사업 아이템으로 꼽히는 편의점 창업에 대한 진실.


편의점과 인연을 맺은 지 무려 15년, 현재는 2개의 편의점을 직접 운영 중인 편의점 점주 오승민 님을 만나 편의점 창업에 대해 알려진 소문의 진실과 거짓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 자기소개를 해달라

▶ 현재 GS25 동대문용두점과 답십리점을 운영 중이다. 또 15년간 20여 개의 편의점에서 알바, 직원, 점주 등을 거쳐 오면서 습득한 노하우를  유튜브 영상을 통해  소개하고 있는 유튜버이기도하다. 그 외에도 에세이 작가 겸 팟캐스터까지 다양한 분야에 도전 중이다.

▷ 젊은 나이에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는데다 유튜브, 팟캐스트, 에세이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 중이다. 사업가 기질은 타고난 것인가? 학창시절 어떤 아이였는지 말해달라

▶ 학창시절에는 크게 눈에 띄는 타입은 아니었다. 앞에 나서길 즐기는 아이는 아니었지만 댄스팀과 밴드 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내면에 있는 관종의 끼(?)가 살짝 드러나기도 했고, 중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사업가의 기질을 타고났다기보다는 오히려 창업한 이후에 사교적인 성격으로 변했다. 대학교 1학년 때 편의점 일을 처음 시작했는데, 이 일을 하면서 여러 손님들을 만나고 사회 경험이 쌓이다 보니 필요에 의해 혹은 자연스럽게 보다 대범하고 사교적인 성격이 되었다.

▷ 대학교 1학년 때 이미 편의점 창업 교육을 받았다고

▶ 어머니께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편의점을 운영하셨다. 당시에는 2명이 창업 교육을 받아야 했기 때문에 대학교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을 하고 있던 내가 어머니와 함께 창업 교육을 받았고 실제로 어머니가 맡은 편의점을 함께 운영했다. 하지만 노력만큼 결과가 좋지는 않았고 2년 동안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고 "다시는 편의점을 하지 말아야지"라는 결심만 남았다.


이후 어머니의 편의점은 폐점했고, 대학을 다니면서 편의점 알바를 계속했다. 학교생활과 병행하기에 편의점 알바가 가장 유용했고 이미 편의점 운영에 대해 익숙해서 알바를 이어가기는 했지만 여전히 창업아이템으로는 "절대 아니다"라는 생각이 강했다.

▷ 절대 아니라던 편의점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대학 졸업 시기에 맞춰 취업 준비에 공을 들였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증권맨이 되고자 목표를 세우고 금융 관련 자격증 7개를 포함해 10개 이상 자격증도 취득하고 어학점수도 꽤 높게 만들었다. 서류상 스펙만 봐서는 누가 봐도 '취업 가능'한 이력서였다. 하지만 졸업을 연기하면서까지 2년 정도 취업에 도전을 했는데, 최종 면접까지 올라가서도 번번이 실패했다.

그런 와중에 당시에 알바를 하던 본사 직영 편의점의 본사 임원에게 “그 정도 편의점 일을 했으면 적성에 맞는 거다. 우리 회사에 지원해보라”라는 권유를 받았다. 이미 10년째 편의점 일을 이어왔기에 자신 있게 도전했고 실제로 편의점 본사에 인턴 계약직으로 채용되었다. 하지만 4개월 후 정규직 전환에 탈락하면서 또 한 번 좌절했다. 대신 본사에서 일하면서 두 가지를 깨달았다. 하나는 '내가 편의점을 좋아하고 잘 안다는 것' 또 하나는 '내가 회사에 들어갈 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


결국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에 모아놓은 자금도 없이 무작정 창업계획을 세웠고 은행 빚까지 내서 창업한 것이 벌써 4년 차 점주가 되었다.

▷ 편의점 운영은 전문적 지식이나 사업 수완 없이도 도전하기 쉽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편의점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는 무엇인가

▶ 경영이나 회계를 잘 안다면 확실히 도움 되는 부분은 있다. 하지만 필수는 아니다. 나 역시 세무나 회계와 관련한 것은 모르는 것이 많아서 세무사를 통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그 대신 편의점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는 아무래도 ‘발주’가 아닌가 싶다. 점포에서 팔 물건을 주문하는 것을 발주라고 하는데, 365일 24시간 영업하는 편의점의 특성상 발주는 매일 하는 업무 중 하나이다. 쉬는 날은 물론이고, 심지어 어디 여행을 가서도 매일 아침 발주 상황을 체크할 정도이다.


신상품을 도입하고, 잘 팔릴 물건을 선별해서 재고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런 걸 사업 수완이나 사업적 감각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을 지 모르겠다. 다만 타고난 감각보다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민하는 태도가 더 중요한데 "이번 달에는 어떤 상품을 주로 팔아볼까"라는 고민을 늘 하고 있어야 한다.

▷ “3천만 원만 있으면 편의점 창업한다라는 기사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실제 창업 비용은 얼마나 드나

▶ 창업 비용은 계약조건마다 달라지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질문에서 예로 든 기사처럼 3천만 원으로도 충분히 창업이 가능한 점포가 있다. 그런 점에서 다른 프랜차이즈 사업에 비해서 창업 비용의 부담이 적은 것은 사실이다. 대신 창업 비용을 적게 들이면 그만큼 점주가 가져가는 파이가 작아지고, 창업 비용을 많이 들이면 점주가 가져가는 파이는 커진다.

(편집자 팩트체크_GS25의 경우 인테리어 및 장비사용료를 점주가 부담하고 7년 계약을 할 경우 83% 수익을 보장하며, 인테리어 및 장비사용료를 본부가 부담하고 7년 미만의 계약을 체결할 경우 최대 73%의 수익만 가능하다. 타 브랜드 역시 계약기간이 길거나 초기 투자비용이 많을 수록 수익배분율을 상향조정해준다.)

▷ 최근 편의점 사장이 알바보다 못 번다"라는 말도 들린다정말 남는 게 없나

▶ 편의점은 계약 조건과 투자금, 매출, 이익률 등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말하기가 어려운 사업 종목이다. 앞서 언급한 조건들을 대입해 매달 점주에게 정산금이 들어오게 되는데, 여기서 인건비를 제하면 나머지가 점주의 수입이 되는 형태이다. 직원을 많이 쓰는 점포는 그만큼 인건비 지출이 많기 때문에 정말로 점주가 알바보다 못 버는 경우도 생길 수도 있다. 최근 인건비가 많이 올라서 부담되는 것 역시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점주가 근무하는 시간을 늘려서 인건비로 나가는 비용을 줄이는 것이 힘들지만 가장 단순한 수익 증대 방법이다.


내 기준으로는 일반 직장인 수준은 벌어가고 있다. 또 수익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매달 정산금이 들어온다 건 '안정적인 수익보장'이라는 점에서 편의점 사업의 장점으로 꼽힌다.

▷ 편의점 운영에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 365일 24시간 영업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힘들다. 요즘은 특약으로 야간 미영업을 하는 점포가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365일 24시간'은 편의점 아이덴티티이자 존재 이유라고 생각해서 포기하고 싶지 않다.


직원이 어떤 사고가 나거나, 급한 일이 생겨서, 혹은 일부러 출근을 하지 않는 경우를 ‘빵꾸가 났다.’라고 표현하는데, 이렇게 근무가 빵꾸가 나도 영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점주가 몸으로 때우는 일이 많다. 새벽이라도 점포에 문제가 터지면 뛰어나와야 하는 데다 명절이나 연휴에도 영업을 해야 한다. 마음 편히 여행 한 번 가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의점은 낮은 진입장벽 덕분에 창업아이템 1순위로 꼽힌다도전할 만한가
▶ 개인적으로 편의점 창업을 생각한다면 최소 6개월 이상 아르바이트를 해 보라고 권한다. 적성에 맞고 가능성이 있다고 확신이 들었을 때 창업하는 것은 적극 추천한다. 초기 투자비용도 적고, 업무도 전문적이거나 어렵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길게 보고 영업을 한다면 안정적인 수입을 만들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이라고 판단한다. 대신 상권 분석과 데이터 확인 등 공부해야 할 것이 많으니 너무 쉽게 보고 성급하게 도전해서는 안 된다.

또 하나, 편의점은 다른 사업들과는 좀 다르다. 한 번에 매출을 끌어올려서 소위 말하는 ‘대박’을 내고 마음 편히 빠질 수 있는 자영업이 아니다. 한 번 계약을 하면 적게는 2년에서 많게는 5년, 10년까지 운영을 해야 한다. 매출이 예상보다 안 좋아서 빨리 폐업을 하고 싶어도 그러기가 쉽지 않다. 목표 자체를 장기적으로 세우고 대박을 노리기보다는 매달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좋다.

 편의점 사장도 편의점에서 안 사는 물건’ 콘텐츠가 큰 화제였다혹시 본사에서 제재를 가하지는 않았나

그 영상은 딱히 제재를 받지는 않았다. 영상이 기업 이미지를 훼손시키는 정도의 큰 비판이 아니라면 본사에서도 크게 제재를 하지는 않는 것 같다. 사실 몇 번 언질이 오갔던 영상이 있기도 한데, 반대로 영상을 통해 편의점 홍보효과도 어느 정도 있으니 은근히 봐주고 있는 게 아닌가싶다.


그보다는 다른 점주들의 항의가 속상할 때가 있었다. 편의점이 어떻게 수익을 내는지에 대한 영상에 대해서 영업 기밀을 흘리면 어쩌느냐는 항의가 많았다. 점포로 전화해서 욕설을 하는 분도 있었다. 반면 편의점을 막 오픈한 점주들이나 창업을 고민하는 분들이 조언을 부탁하는 경우도 늘어나서 보람을 느낀다. 유튜브 활동을 통해서 나 자신도 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고 업계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도 생겨서 기쁘다.

▷ 편의점 물건의 가격을 점주가 조정해서 할인 판매할 수 있다는 내용의 영상도 화제였다매가할인을 포함해서 편의점 운영에서 활용 가능한 팁이 있다면

▶ 매달 주력상품을 어떤 것으로 할 것인지를 정하는 편이다. 손님들이 혹할만한 상품을 풍성하게 깔아놓고 미끼상품으로 이용하는 거다. 일단 들어오기만 하면, 뭐든지 있는 편의점이기에 다른 매출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편의점 중에 우리 점포를 선택해서 들어오게끔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원가에서 10~15% 매익율만 확보하고 그 안에서 점주 몫의 수익률을 줄이고 할인을 적용하기도 한다. 다만 원가 그대로 파는 것은 통신사나 카드 할인 등을 활용했을 때 역마진(매출이익이 마이너스가 되는 상황)이 될 확률이 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그 외 맥주 옆에 마른안주를 진열하거나, 삼각 김밥 뒤에 라면을 진열하는 연계진열, 비슷한 제품을 한곳에 모아 놓는 모음진열 등도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다.

 24시간 운영하다 보니 사건사고나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많을 듯하다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 아직까지도 충격이 가시지 않는 사건은 야외 테이블에 대변을 보고 간 손님이다. 사거리에 있는 편의점이었는데 여름에 잠깐 앉았다 갈 수 있게 파라솔과 테이블을 운영하는 점포였다. 야간 근무 중에는 손님이 가장 없는 시간에 맞춰 청소를 하는데 테이블 청소를 하러 나갔다가 발견했다. 흔히 보던 개똥이 아니고 진짜 사람의 그것...


보는 순간 너무 황당해서 말이 안 나왔다. 얼마나 급했으면 편의점에 들어와서 화장실을 빌릴 생각도 못 하고 편의점 앞 테이블에, 그것도 차들 쌩쌩 다니는 사거리에서 대변을 보고 갔을까. 도무지 치울 엄두가 나질 않아 길가에 흩뿌려진 대변에 신문지를 덮어놓고 한참 생각을 했다. 결국 그냥 치우는 수밖에 없더라. 정말 웃지 못할 사건이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편의점 운영 역시 영향을 받았을 것 같다어떤가

▶ 다행스럽게도 우리 점포는 크게 타격을 받지는 않았다. 밖에 못 나가는 대신에 라면 같은 비상식량을 편의점에서 대량 구매하는 손님이 있어서 직접적인 매출 하락은 없었다. 다만 점포마다 사정이 달라서 정말 큰 폭으로 매출이 하락한 점포들도 있다고 들었다. 얼른 코로나19가 종식되어서 마음 편히 일상생활을 할 수 있길 바란다.

 편의점 창업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이 있다면

▶ 편의점이 고객들의 생활에 깊이 스며들어 있는 것을 생각한다면 결코 실패하기만 하는 사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안정적인 생활 기반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할 만하다. 주의해야 될 점은 편의점은 이미 과밀 경쟁 업종이라는 것이다. 인건비나 임대료 상승 등도 편의점이 계속 영업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앞서 여러 번 강조했듯 절대로 쉬운 사업은 아니기에, 꼭 창업 전에 아르바이트 등으로 경험을 쌓으시고 도전하길 추천한다. 생각보다 어렵고 공부해야 할 것도 많은 사업이라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 편의점을 들르는 손님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 흔히 편의점을 ‘극한 직업’이라고 표현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진상 손님’이다. 반말은 기본이고 라면 끓여 달라, 담배에 부착된 혐오 그림 바꿔 달라, 비닐봉투 값은 왜 받느냐, 아저씨랑 데이트 한 번 하자는 성희롱까지 정말 다양한 손님들이 온다. 편의점 직원을 자기보다 아래로 보는 경향이 있어서 함부로 대하는 분들이 많은 편인 것 같다. "편의점 직원을 본인과 똑같은 ‘사람’으로 대해주세요. 말이 통하는 같은 인격체로 말이죠"라고 말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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