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수영장 폐쇄한다고? 860만 원에 수영장 전세 냈다

'코로나 카스트'를 아시나요?
부자와 가난한 이를 가리지 않고 공격하는 듯 보이는 신종 바이러스 코로나19가 사실은 계층과 빈부를 엄격히 구분하는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뉴욕의 갑부들은 아파트를 버리고 자신의 개인 휴양지 속 별장으로 숨어들고 있고 텍사스의 부자들은 수십만 달러를 들여 안전한 대피소를 설치하거나 직접 벙커를 만들고 있기도 합니다.

개인용 섬 판매와 대여 중개 업체인 '프라이빗 아일랜드'는 최근 카리브해 연안 국가 벨리즈 인근의 외딴섬이 하루 숙박 360만 원에도 수요가 넘친다고 자랑했고 개인용 항공기와 호화 요트의 수요 역시 10배 이상 늘었는데요.

코로나 사태가 나눈 새로운 계층 구분은 결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닙니다. 모 아나운서가 프라이빗 콘도에서 가족과 함께 여행을 즐기고 "(뉴스 앵커인) 남편이 방송국에 출근하는 것보다 안전하다"라고 해명한 상황 역시 맞벌이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등교하지 못하고 있는 자녀를 맡길 곳이 없어 난감한 보통의 부모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한 이야기이지요.

이런 와중에 코로나로 인해 수영장이 폐쇄되자 자신을 포함한 가족들만 사용할 수 있는 전용 수영장을 임대한 사례가 화제입니다. 눈길을 끄는 사연의 주인공은 싱가포르에 거주 중인 한 영국인입니다. 싱가포르는 코로나19 발생 초기 방역 모범국으로 불렸으나 지난달 23일 전국 유치원과 학교를 개학했다가 집단감염 사태로 인해 2주 만에 다시 문을 닫은 바 있는데요.

이후 4월 들어 이주노동자 기숙사에서 집단 감염이 속출하면서 현재까지도 신규 확진자가 하루 수백 명씩 발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위기 속 싱가포르 정부는 코로나19 억제 정책에 따라 체육관과 수영장 등 생활 편의 시설과 스포츠 시설의 폐쇄 기간을 6월 1일까지로 4주 더 연장했습니다. 이에 싱가포르 센토사섬에 살고 있는 한 영국인이 거주 중인 콘도 수영장이 코로나19 확산 억제 조치로 인해 폐쇄되자 수영장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선 것이지요.

그는 가족들과 함께 사용할 수영장을 찾던 중 센토사섬 내 부촌으로 유명한 '센토사 코브'에 위치한 한 고급 주택을 발견했는데요. 해당 주택의 한 달 임차료는 3만 싱가포르 달러, 한화로 약 2천580만 원이었고 해당 금액이 너무 부담스러운데다 현재 거주 중인 곳이 있는 상황에서 굳이 전체를 임대할 필요가 없는 그는 자신이 필요한 수영장과 정원만을 임대하기로 했습니다.

그의 요구를 들은 부동산 중개인은 해당 저택의 주인에게 연락했고 월 1만 싱가포르 달러, 한화로 약 862만 원에 저택의 풀장과 정원 만을 빌리는 계약을 진행했습니다. 계약 내용에 따르면 최초 임차 기간은 3개월이며 다른 임차인이 등장해 해당 저택 전체의 임대를 원하면 계약은 종료할 수 있다는 조건을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이달 26일 계약을 완료한 영국인 남성은 이후 가족과 함께 수영장과 정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저택 전체가 아니라 일부만을 계약한 관계로 정문 대신 옆문을 사용하고 있다고 하네요. 코로나로 인해 평범한 일상을 잃어버린 요즘 '돈'으로 '일상을 사는' 이들의 모습이 부러운 한편 씁쓸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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