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빗 콘도 때문에? KBS 뉴스 메인 앵커가 실시간으로 욕먹고 있는 이유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권장 및 실현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월 18일 대구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확진자들이 급증하면서 이미 한 달이 넘도록 높은 강도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행되고 있지요.

장기전에 접어든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은 '달고나커피'나 '온라인멍때리기챌린지'와 같은 새로운 유행을 만든 반면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을 뜻하는 '코로나블루'라는 신조어도 만들어냈습니다. 특히 기관 및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들은 지겨워하고 그들을 하루 종일 돌보는 양육자들도 지치기는 마찬가지인데요. 이렇듯 모두가 힘들고 예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SNS나 온라인 카페 등에도 대다수의 게시물이 서로를 위로하고 응원하는 내용입니다.

한편 전 국민이 재난 극복을 위해 힘쓰는 상황에서 대중들의 정서와 다소 동떨어진 게시물을 올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이가 있습니다. 바로 아나운서 출신의 방송인 박지윤인데요. 박지윤은 지난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즐거웠던 50분간의 산행을 마치고 역병 속에 피어나는 가족애를 실감하며 카페로 향했다"라는 글과 함께 자녀들과 함께 지인의 가족과 여행을 한 인증 사진을 게재했습니다.

그리고 해당 게시물을 본 네티즌 중 한 명이 “지금 같은 시기에 여행 사진은 안 올리시는 게 어떨까 조심스럽게 말씀드린다.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모두 집에 있는 시기이니까 말이다”라는 댓글을 달았지요. 이에 박지윤은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게 아니라 프라이빗 콘도에 우리 가족끼리만 있었다. 남편이 직장에 출근하는 것보다도 안전하다"라고 반박했는데요. 이후에도 박지윤은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요즘 이래라저래라 프로 불편러들이 왜 이렇게 많아. 자기 삶이 불만이면 제발 스스로 풀자. 남의 삶에 간섭 말고”라고 적으며 재차 '불편함'을 드러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 중 가족여행을 떠난 박지윤과 이에 대해 지적한 네티즌 중 누가 잘못한 걸까요? 해당 네티즌은 프로불편러인가요?

댓글을 단 네티즌을 프로불편러라고 하기엔 현재 그와 같은 생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너무나 많습니다. 지금 KBS 자유게시판에는 KBS 뉴스 9의 최동석 앵커의 하차를 요구하는 게시글이 630건(3.26. 00:20 기준)을 넘어서고 있는데요. 바로 여행인증샷 게재 후 설전을 벌인 박지윤 전 아나운서의 남편이 최동석 메인 앵커이기 때문이지요.

게시판에는 뉴스를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권장하던 앵커가 이를 실천하지 않았다는 점에 실망한 시청자들의 비판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재난주관 방송사인 KBS에서 메인뉴스의 진행을 맡고 있는 간판 앵커로서 언행불일치의 모습을 보인 것이 뉴스의 신뢰도를 떨어뜨렸다는 지적입니다.

사실 최동석, 박지윤 부부의 주말여행을 두고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에 불참한 것 아니냐?", "정부 지침을 어긴 것 아니냐?" 라는 지적을 하기에는 그 기준이 불명확할지 모릅니다. 실제로 박지윤 전 아나운서의 말대로 "프라이빗"한 콘도가 남편 최동석 아나운서의 출근보다도 안전할지 모르지요. 다만 직장 출근의 경우 본연의 임무를 다하기 위해 감염의 위협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최소한의 생활 반경입니다. 여건상 재택근무를 하지 못하는 직장인이 두려움을 안고도 출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두고 "프라이빗"한 콘도 여행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또 게시판을 통해 제기된 비판 중 대부분은 여행 그 자체보다 이후 SNS에서 벌어진 설전에 대한 분노입니다. 여행을 다녀왔더라도 굳이 여행사진을 SNS에 게재할 필요가 있었냐는 것인데요. 누군가는 집 앞 놀이터도 나가지 못하고 한 달째 집에 있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주말도 없이 코로나 사태 해결을 위해 불철주야 일하고 있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눈앞의 생계까지 위협받는 이 상황에 공인으로서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지요.

무엇보다 이러한 비판적 시선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는 점이 대중들을 실망시킨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은데요. 본인이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힘든 시기에 해당 게시물로 인해 상처받은 이들이 있다면 억울함은 잠시 접어두고 미안하다고 용감하게 손 내밀어 주는 것이 지금의 힘든 시기를 헤쳐나가가는 또 하나의 방법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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