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이 한국에서 마스크 싹쓸이할 수밖에 없는 진짜 이유

중국인 발걸음 따라
마스크 품절

국내에서 18번째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오면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언론에서는 연일 마스크 품절 대란에 대한 보도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중국인들이 마스크를 사재기하는 바람에 국내 마스크 품절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보도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100개 한 묶음에 5만 원 하던 마스크가 2~3일 만에 30~40만 원대로 뛰었고 일부 쇼핑몰에서는 유아용 마스크 15개짜리가 42만 원에, 성인용 마스크 20개가 30만 원에 올라오는 등 폭리를 취하는 모습도 종종 발견되고 있지요. 더불어 가격이 오르기 전 결제를 완료한 물건에 대해서 일방적으로 결제를 취소하고 같은 물건을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는데요.

반면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에는 지역마다 그 차이가 큰 편입니다. 언론 보도와는 달리 대부분의 약국과 마트 등에서는 어렵지 않게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고 가격 역시 기존 정가제를 그대로 적용하고 있지요. 다만 중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지역들은 사정이 다른데요. 인천공항과 가깝고 숙소가 많은 홍대입구나 합정역 인근, 관광객이 많은 명동, 종로 일대는 말 그대로 마스크 대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 서울 명동의 한 약국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 한 명이 들어와 400~500만 원어치씩 사가기도 한다"라며 "중국인 관광객들이 설 연휴에 마스크를 죄다 사가서 남은 게 없다"라고 전했는데요. 실제로 대형약국이 줄지어 자리한 종로 5가에는 '마스크 품절'이라는 안내문을 써놓은 곳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홍대입구와 합정역 인근도 상황은 비슷한데요. 인근 편의점과 약국은 물론 홈플러스 합정점 역시 마스크 진열대가 텅 비어 있는 경우가 많지요.

중국인의 유입이 많기로 유명한 우리나라의 또 한 곳, 제주도 역시 마스크 대란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제주 시내 대부분의 약국은 마스크가 동난 상황이고 제주국제공항에는 마스크 상자를 뜯어 캐리어에 담는 중국인들을 쉽게 볼 수 있지요. 제주지방우정청에 따르면 중국인 체류자들이 마스크와 건강보조제를 자국으로 보내며 우체국 국제 특별수송 배달 물량이 하루 800건을 넘어서고 있다고 하는데요. 마포구 우체국 역시 중국으로 가는 항공 소포의 양이 평소보다 500% 이상 늘었다고 하니 중국인이 다니는 발걸음마다 마스크가 사라지는 현상은 사실로 밝혀진 셈입니다.


당첨돼야 마스크 살 수 있다
기저귀까지 등판한 중국 상황

중국인들이 국내에서 마스크를 싹쓸이해가는 상황 때문에 일부 지역에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마스크 가격까지 폭등하면서 국민들 사이에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때문에 보건당국이 마스크 300만 장을 중국 측에 지원했다는 소식에 "우리 국민부터 챙겨달라"라는 서운함이 나온 것도 이해되는 일이지요. 사실 중국에 전달된 300만 장의 마스크는 중국 유학생 모임 등 민간에서 마련한 물품이었고 정부는 운송을 지원했을 뿐인데요. 이와 별개로 정부는 500만 달러 규모의 대중국 긴급지원계획을 세우고 마스크와 방호복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편 중국 현지의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2월 6일 현재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숨진 사람은 490명, 감염 확진자는 5만 4천324명인데요. 재난상황이 이어지면서 중국 내에서 마스크 구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고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주민들이 각종 생활용품을 활용해 마스크를 대체하고 있습니다. 최근 SNS 등을 통해 전해진 모습은 충격적이면서도 안타까운데요. 플라스틱 생수통, 비닐봉지, 여성속옷, 자몽이나 유자껍질, 기저귀까지 웃지 못할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요.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마스크 공급 부족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규제강화를 선택했습니다. 1인당 마스크 구매 매수를 제한하는 것은 물론 추첨을 통해 선정된 사람만 구입을 가능하도록 한 지역도 생겼는데요. 장시성 난창 지역의 경우 신분증과 전화번호를 앱에 등록한 뒤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 선착순으로 구매예약을 하고 순위권에 든 사람은 자택으로 마스크를 배달 받게 됩니다.

상하이 역시 지역 당국에 등록하고 구매증명서를 받은 사람에 한해서만 약국에서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는데요. 푸젠성 샤먼시에서는 온라인 메신저 위챗 계정에서 매일 오전 추첨에 응모해 당첨문자를 받아야만 지정 약국에서 신분증을 제시하고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어 마스크가 로또가 된 상황이지요.

이같이 중국 내에서 마스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되다보니 한국 등 국외에 있는 지인이나 가족들이 중국으로 마스크를 보내는 경우가 많은데요. 놀랍게도 이들 중 상당수는 중국 정부에 의해 빼돌려지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마스크를 보낸 택배 발신인에게 문자메시지로 통보하거나 전화통화를 통해 강제로 기부동의를 이끌어내고 있는데요.


"국가 비상사태에 우한지역 마스크 공급이 부족해 그쪽으로 보낸다. 기부해줘서 감사하다"라는 문자를 통해 일방적으로 강제기부를 통보하거나 전화를 걸어 "국가를 위해 기부하면 좋겠다"라고 종용해 실질적으로 정부지시를 거절할 수 없게끔 강요하는 방식이지요.


현금다발 들고 싹쓸이해가는
중국 보따리상

강탈이나 절도에 가까운 강제기부 방식을 사용하게 된 데는 중국 정부도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수요에 비해 마스크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중국 내 마스크 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인데요. 특히 한국산 마스크의 성능이 입소문을 타면서 한국 마스크의 가격은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입니다.

중국 SNS에서는 "중국산 일반 마스크는 방역 효과가 없으니 헛돈 쓰지 말고 KF94 등급의 한국 마스크를 구매하라"라는 내용을 쉽게 찾을 수 있는데요. 이는 2003년 사스 사태 때 세계보건기구 WHO에서 착용을 권고했던 마스크가 N95 등급이었고 이에 가장 유사한 성능의 마스크가 한국의 KF94라고 중국 내에서 화제가 되었기 때문이지요.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을 악용하는 소위 중국 보따리상입니다. 우리나라 약국과 마트에서 마스크를 박스째로 쓸어 담아 간다는 중국인들 역시 대부분이 보따리상들이지요. 이들은 한국에서 사들인 마스크를 중국의 온라인거래사이트나 SNS 등을 통해 10배 이상 가격으로 폭리를 취하며 되파는데요.

이러한 보따리상의 매점매석 행각 때문에 중국 내 마스크 가격이 폭등하고 있고 우리나라 역시 마스크 품귀현상이 일어나면서 양국 모두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폭리를 노리고 사재기하는 중국 보따리상들에 대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 벌금을 물리겠다고 단속에 나선 상황인데요. 오늘부터는 마스크와 손소독제 반출량이 1천 개가 넘거나 구매가가 2백만 원 이상일 경우 정식 수출신고를 하도록 규제가 강화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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