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바이러스 코로나19가 아시아와 중동을 휩쓸고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기미가 보이면서 세균과 바이러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해외여행 등 국가 간 이동으로 인해 감염이 확산되면서 공항과 기내 위생과 방역에 대한 걱정도 늘고 있는데요.
때문에 폐쇄된 공간인 기내에서의 감염 우려도 자연스럽게 높아졌지요. 다만 앞서 다수 언론에서 보도했듯이 기내 감염 확률은 현저히 낮습니다. 바로 기내 공기 순환장치 덕분인데요. 기내에 공급되는 공기의 50%는 객실에서 배출된 공기를 깨끗하게 걸러 다시 쓰고, 나머지 50%는 비행기 엔진을 거쳐 들여오는 외부 공기로 채워집니다.
그중 기내로 유입되는 외부 공기는 엔진 압축기를 통과하면서 압축되는데, 이때 외부 공기의 온도는 약 200℃까지 가열되면서 멸균 상태가 됩니다. 깨끗하게 살균된 뜨거운 공기는 다시 오존 정화장치를 거쳐 에어컨 팩이라는 장치로 옮겨져 적당한 온도로 냉각되고, 이렇게 처리된 외부공기는 헤파(HEPA)필터로 정화된 내부공기와 절반씩 혼합돼 승객들의 머리 위에 있는 선반 송풍구를 통해 공급되는 것이지요. 이런 방식으로 객실 내 공기는 2~3분마다 환기가 이뤄집니다.
더불어 기내 공기는 지상과 달리 수직으로 흐르기 때문에 에어커튼의 역할을 해서 감염 위험을 낮추기도 하는데요. 때문에 기내에서 감염 위험을 예방하고 깨끗한 공기흐름을 유지하려면 머리 위 송풍구는 늘 열여 두어야겠지요.
하지만 멸균된 깨끗한 공기가 나오리라 믿었던 송풍구 바람이 발냄새에 찌들었다면 어떨까요? 최근 몰지각한 탑승객들의 행태를 고발하는 SNS 계정 @PassengerShaming에서는 충격적 장면이 공개되었습니다. 캐나다 웨이크보드 선수 딜런 밀러가 게재한 해당 영상에서는 비행기 송풍구 아래에 난데없는 신발이 등장했는데요.
신발의 주인인 해당 탑승객은 아마 땀이나 물에 의해 젖은 신발을 말리기 위해 신발을 송풍구로 들이민 듯 보입니다. 자신의 신발을 거쳐간 공기가 밀폐된 기내 전체로 흐를 것이라는 점을 인식했는지 못했는지는 차치하고서라도 신던 신발을 번쩍 들어 올린 용기가 대단한데요. 영상을 접한 이들은 "기내 모든 탑승객에게 본인 발냄새를 퍼뜨리고 싶었나 보다"라며 탄식을 내뱉었지요.
또 다른 승객은 신발이 아닌 자신의 발을 직접 들어 보였습니다. 같은 계정에 올라온 최근 게시물 가운데는 맨발을 한껏 올려 창문 셔터에 기댄 채 잠든 여성의 영상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해당 여성은 좌석 2개를 차지해 누워서도 불편했던지 양말도 신지 않은 발을 치켜들어 다른 탑승객들에게 훤히 내보였지요.
사실 기내에서의 '발냄새' 논란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닙니다. 불과 두 달 전에도 해당 계정에는 맨발 논란이 일었습니다. 논란이 된 영상 속 여성은 맨발을 비행기 벽면에 기대는 것도 모자라 기내 터치스크린을 오른발 발가락을 사용해 조작했는데요. 이전에도 한 남성 승객이 맨발로 스크린을 조작하는 영상이 게재된 바 있어 탑승객들 사이에는 기내 스크린이 무서운 감염원으로 인식되었지요.
때문에 기내에서 맨발을 금지하자는 주장도 터무니없는 말은 아닙니다. 과거 영국 일간지 더선에는 한국 여성이 맨발을 앞 좌석 등받이에 올려놔 불편을 겪은 승객은 사연을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이후 국내 항공사의 기내에서 한 여성이 맨발로 기내 책자를 밟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 역시 충격을 주었습니다. 해당 책자는 항공기 기종 안내와 비상상황 발생 시 탈출 요령 등이 적힌 항공기 기종 안내서로 일회용 책자가 아닐뿐더러 개인용이 아닌 공용물품인데요. 이 같은 공용 책자의 경우 책자에 파손, 이물질 오염 등 큰 문제가 없으면 그대로 재사용되므로 맨발이 닿았던 책자 역시 여전히 기내 어딘가에 비치되어 있겠지요.
안내 책자, 스크린, 공기까지 발냄새로 탑승객들을 괴롭히는 맨발의 주인공들. 이제까지는 혐오감과 불쾌감 만이 문제였다면 코로나19 이후 바이러스와의 전쟁 중인 지금 그들의 비위생적인 행동은 감염 공포까지 조성하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