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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직구 사이트에서 물건을 구매했는데 개인통관고유부호를 잘못 넣어서 세관에 걸린 경우, 해외여행자가 면세한도를 넘긴 물건에 대해 관세를 내지 않아 찾아가지 못한 경우, 외국에서 물품을 대량 수입하는 과정에서 정해진 기한에 수입통관을 하지 않은 경우, 기내나 공항 내에서 습득한 물품들이 주인을 찾지 못한 경우 등 공항의 세관에서 주인을 잃고 방황하는 물건들은 모두 어디로 갈까요?
1개월 지나도 주인 없으면
경매로 내놓는다
세관 기준을 초과하거나 불법적으로 들여온 물품들은 1개월, 수입물품은 반입일로부터 1년간 보관기간을 두고 수입 통관이나 해외반송을 기다리는데요. 해당 기일을 넘긴 물건들은 관세청에서 경매로 내놓게 됩니다. 이를 세관공매라고 하지요.
우선 전국 각 공항에서 압수된 물품들은 전문 감정인이 감정해 가격을 매긴 후 범칙금을 더해 공매에 올리게 되는데요. 일주일 간격으로 6회까지 공매가 진행되는데 낙찰되지 않을 때마다 10%씩 가격이 떨어져 6회차에는 반값까지 떨어지게 됩니다. 다만 최초 책정된 가격의 경우 감정가에 범칙금을 더한 금액이기 때문에 실제 유통가격보다 높은 경우도 있을 수 있는데요. 때문에 대부분의 입찰자들이 3~4회차 이상의 회차부터 입찰 참여를 시도한다고 하네요.
체화창고에 가서
직접 물품 확인하는 절차 필수적
최근 몇 년간 세관공매는 사업자가 아닌 개인도 참여 가능한 공매로 재테크를 원하는 이들 사이에 핫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일반공매 입찰 외에 전자입찰도 가능하다 보니 접근성이 높아진 것이 사실인데요.
공매에 참여하고 싶다면 먼저 관세청 웹사이트에 접속해 공매공고를 확인한 후 개괄적인 정보를 살펴보면 됩니다. 가장 최근 공고는 12월 13일 김해공항세관에서 시바스리갈 12년산 4병과 발렌타인 17년산 3병을 비롯해 20건의 물품에 대해 6회에 거쳐 공매를 시행하겠다는 내용인데요.
해당 물품은 전자입찰 사이트인 유니패스를 통해서도 사진을 확인하고 보증금 납부 등을 할 수 있으나, 입찰공고가 난 제품 가운데 전자입찰에는 없고 일반공매 입찰만 가능한 물품이 많은 데다 전자입찰 사이트에 게재된 사진 역시 한 장씩 뿐이라 물품의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때문에 공매 전 미리 담당자에게 연락을 하고 체화창고에서 물품을 확인하는 것은 필수적이지요.
확인한 물품이 마음에 들어 공매에 참여하고자 한다면 일반 경매와 마찬가지로 입찰금의 10%를 보증금으로 납입해야 합니다. 이후 입찰가격이 예정가격 이상인 사람 중에서 최고가를 적어낸 입찰자가 낙찰자로 선정되는데요. 같은 가격을 제시한 사람이 있을 경우에는 추첨을 통해 결정하지요. 낙찰여부는 유니패스를 통해 확인가능하며 낙찰에 떨어졌다면 보증금은 계좌로 환급됩니다.
학원까지 생겼지만
물품은 줄어들어
절반 가격에 명품을 구입할 수 있는 데다 해당 물품을 되팔아 재테크하는 방식까지 소개되면서 세관공매는 한때 열풍이 불기도 했습니다. 다만 앞서 밝힌 대로 처음 가격을 책정할 당시 범칙금이 더해지면서 오히려 시중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특히 인기품목인 주류와 명품가방 명품 시계의 경우 유찰이 몇 차례 진행되지 않고 낙찰되는 바람에 가격 낙폭이 크지 않습니다.
게다가 해외직구가 일반화되고 불법적으로 들여오는 물품 자체가 줄어들면서 경매에 나오는 물품 가운데 인기품목은 드문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과 사설학원 등의 과장과 홍보에 힘입어 세관공매를 통해 '로또'를 바라는 이들은 여전한데요.
포털사이트에 '세관공매'를 치면 세관공매 기술을 강의하는 전문학원이 수십 개 뜨고 해당 학원에서는 회당 10만 원 내외의 수업료를 받고 '혼자서도 쉽게 돈 버는 방법', '회사원이 투잡으로 돈 버는 법' 등의 이름을 붙여 공매를 부추기고 있지요.
실제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수입 화물을 대량으로 낙찰받은 뒤 되팔아 차익을 얻으려고 시도했다가 물품이 없어 입찰에 나서지도 못하는 경우도 있으며, 반대로 낙찰받은 물품을 처분하지 못해 큰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