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처럼 안 살래요" 재벌가 자제들의 연애 반란

기업가들의 정략결혼은 드라마의 단골 소재이면서 현실이었습니다. 80년대 기업인들은 혼맥을 사업 확장을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했는데요. 산업화 초기 한국경제가 정치권력에 의존해 성장하는 구조였기 때문에 이는 당연하면서도 씁쓸한 현실이었지요.

이후 자본권력이 급성장하면서 재벌들은 더 이상 정치권력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었고 같은 재벌끼리 정략결혼을 이어갔는데요. 재벌 3세대 혹은 4세대로 이어진 요즘은 정략결혼 자체가 줄었고 연애를 통한 결혼이 대세로 자리 잡았습니다.


전두환 정권 실세 집안과 정략결혼한 아버지 김승연 vs 한화 김동관

한화 김승연 회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 당시 권력의 중심이었던 서정화 전 내무부 장관의 딸 서영민 여사와 정략결혼을 했습니다. 결혼 당시 서영민 여사는 김 회장보다 9살이나 어린 신부인데다 서울대 약대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 신분이었는데요. 두 사람의 만남은 국회의장을 역임했던 백두진의 부인인 허숙자 여사의 중매로 맺어졌다고 알려져 있지요. 김승연 회장의 누나인 김영혜 역시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최고 실세였던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 부장의 차남인 이동훈 전 제일화재 회장과 정략결혼을 했으니 이로써 한화는 정관계 인맥을 확실히 쌓은 셈입니다.

김승연 회장이 결혼한 80년대 당시와 달리 한화는 더 이상 정관계 인맥을 쌓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막강한 기업으로 성장했는데요. 덕분에 한화의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꼽히는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는 지난 10월 사내연애를 통해 만난 일반인 여성과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두 사람은 지난 2010년 김동관 전무가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한화그룹 차장으로 입사했을 당시 입사 동기로 처음 만나 약 10년 가까이 교제를 이어왔는데요. 김 전무의 아내는 2010년 입사했다가 이듬해 퇴직해 현재는 함께 근무하고 있지 않으며 기업인이나 고위 공직자 집안 출신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지요.

한편 김동관 전무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이자 한화그룹의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서 현재 한화큐셀에서 태양광 사업을 이끌며 경영 수업을 받고 있는데요. 동생인 김동선, 김동원과 달리 구설수에 오른 적이 없으며 하버드대학을 졸업하고 공군 통역 장교로 복무하는 등 외모만큼이나 훈훈한 행보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과 결혼한 아버지 최태원 vs SK 최민정

SK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결혼과 이혼 분쟁은 최근까지도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1988년 결혼 당시만 해도 세기의 결혼으로 불릴 만큼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샀던 두 사람의 인연은 안타깝게도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고 있지요. 사실 두 사람의 결혼 직후부터 꾸준히 불화설에 시달려왔는데요. 미국 시카고대에서 같이 유학하던 중 만나 교제해 결혼까지 골인했다고 밝혀온 두 사람의 결혼이 실제로는 정략결혼이라는 사실은 꽤 알려진 사실이지요.

당시 SK의 전신인 선경그룹은 지금의 SK그룹과 같이 재계 톱3에 드는 그룹이 아니었는데요. 두 사람의 결혼을 통해 현직 대통령의 사돈기업이 되면서 입지가 달라졌습니다. 실제로 두 사람의 결혼 1년 후인 1990년 선경그룹은 제2이동통신 사업자로 선정되었고 이를 계기로 김영삼 정부 때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해  SK텔레콤으로 키워낸 것이지요. 다만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완벽했던 두 사람은 부부로서 관계가 좋지 못했고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15년 12월 언론을 통해 다른 여성과의 사이에 딸이 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이혼 분쟁을 시작했습니다.

정략결혼한 부모님의 부부 사이가 나쁜 걸 보고 자라서일까요? 최태원 회장의 장녀 최윤정은 지난 2017년 사내연애를 통해 만난 연인과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최윤정은 2015년부터 약 1년 6개월간 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에서 재직할 당시 4살 연상의 윤 모 씨와 교제를 시작했고 당시 회사 내에서 두 사람은 선남선녀 커플로 유명했다고 하는데요. 윤 씨는 서울대 경영대를 졸업했으며 부친은 지방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편 최윤정은 지난 8월 유학길에 올랐는데요. 2017년 입사해 근무해오던 SK 바이오팜을 떠나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바이오인포메틱스 석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이는 바이오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을 쌓기 위한 행보로 보이는데요. SK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바이오제약사업을 맡기 위한 경영 수업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요.


일본 황실 며느리 후보와 결혼한 아버지 신동빈 vs 롯데 신유열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의 부인은 일본인 시게미쓰 마나미입니다. 일본 건설업계 랭킹 5위인 다이세이 건설 부회장의 차녀이기도 한 마나미 여사는 어린 시절부터 일본 왕세자와 친구였고 미치코 왕비와도 친분이 있는데요. 황실 자녀들이 많이 다니던 귀족학교인 가쿠슈인대학 출신으로 일본 황실의 며느리 후보였다는 소문도 꽤 믿을만한 이야기로 알려져 있지요.

신동빈 회장과 마나미 여사는 후쿠다 다케오 전 총리의 중매로 인연을 맺어 결혼까지 골인했는데요. 두 사람의 결혼식에선 후쿠다 전 총리가 주례를, 나카소네 당시 총리가 축사를 할 정도로 정재계 인사들이 총출동한 호화 결혼식이었습니다.

부모와 달리 신동빈의 장남인 신유열은 사내연애를 통해 결혼에 골인했는데요. 신유열은 2008년부터 5년여간 노무라증권에 재직하던 당시 함께 근무한 시게미쓰 아야씨와 사내연애를 이어갔고 두 사람 모두 노무라증권을 퇴직한 뒤 2013년 8월 약혼했지요. 시게미쓰 아야씨는 기업인이나 유력 정치인의 자제는 아니며 아버지가 병원을 경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유열이 아버지와 다른 점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아버지 신동빈은 한국 국적을 가졌지만 신유열은 일본 국적으로 한국과의 접점은 없어 보이는 상황이지요. 앞서 한국 기업이냐 일본 기업이냐 사이에서 논란이 될 때마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가 한국 기업임을 강조해왔는데요. 롯데그룹의 후계자로 유력한 장남 신유열이 일본 국적인데다 일본인 아내와 결혼한 만큼 앞으로 롯데의 정체성을 더욱 의심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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