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때문에 결혼 사실 잊은 남편이 아내에게 한 말은?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 속 알츠하이머에 걸린 아내 손예진은 기억을 잃어가면서도 아름답기만 하고 그런 아내를 돌보는 남편 정우성 역시 지친 기색 없이 지극정성으로 간호를 이어가는데요. 반면 시청률 50%에 육박한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 편' 속 치매 걸린 할머니 '금병'은 자식도 못 알아보고 손자며느리의 머리채를 잡는 난동을 부리기도 합니다.

결국 치매라는 불치병에 걸려서도 아름다울 수 있는 건 영화 속 허상일 뿐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최근 한 치매 환자와 그의 아내가 겪은 사연은 불치병도 갈라놓을 수 없는 사랑을 증명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영화보다도 더 영화 같은 현실은 영국 북동부 에버딘에 사는 빌 던컨과 그의 아내 앤의 이야기인데요. 1990년대 스코틀랜드 지역 방송에서 마술 쇼를 진행하던 빌 던컨은 지난 2001년 다소 늦은 나이에 지금은 아내인 앤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이후 6년의 연애 끝에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리고 정식 부부가 되었는데요. 신혼의 단꿈에 빠진지 단 4년 만에 두 사람은 큰 시련을 겪게 되었습니다. 시련은 다름아닌 남편인 빌이 62살의 나이에 노인성 치매 진단을 받은 것입니다.

 


빌의 기억은 점차 사라져갔고 자신이 예전에 마술 쇼를 진행했다는 사실도 잊었습니다. 결국 아내인 앤 조차 알아보지 못하게 되었는데요. 놀라운 일은 그 뒤에 일어났습니다.

앤이 자신의 아내라는 사실을 잊은 빌이 앤에게 다시 한번 반하게 된 것인데요. 자신이 결혼했다는 사실조차 잊은 빌이 최근 친척의 결혼식에 다녀온 후 결혼에 대해 고민하다가 앤에게 청혼한 것이지요.

 


빌은 앤에게 '평생의 동반자가 되겠다'라며 청혼했고 이후 자신이 청혼한 사실도 잊어버린 채 계속해서 결혼을 하자고 보챘습니다.  매일같이 결혼에 대해 묻는 빌을 위해 결국 앤은 두 번째 결혼식을 준비했습니다.

가족과 가까운 지인들만 초대해 자택에서 조촐한 결혼식을 진행한 것인데요. 12년 만에 올린 두 번째 결혼식은 친구들이 준비한 정원 장식과 웨딩 케이크 덕분에 꽤 형식을 갖추었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첫 번째 결혼식과 마찬가지로 혼인서약을 했습니다.

결혼사진 속 빌은 두 번이나 반한 자신의 신부와 함께 매우 행복한 모습인데요. 앤 역시 두 번째 결혼식을 '마법과도 같은 순간'이라고 표현하며 '치매와 싸운 그 오랜 시간 후에도 그가 나를 이렇게나 사랑하니 그저 행복할 뿐이다. 가장 아름다운 날이었다.'라며 감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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