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파크에서 놀다가 코에 물 들어갔는데 뇌 먹는 '이것'에 감염돼 사망했다고?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피서를 위해 시원한 물놀이를 계획 중인 이들이 많을 텐데요. 최근에는 굳이 멀리 떠나지 않고 도심에 가까이 위치한 '워터파크'를 선택하는 피서객들도 많습니다.

실제로 워터파크는 넓은 풀장에 스릴 넘치는 놀이기구까지 갖춰져 있어 휴가철이 되면 몰려든 피서객들로 인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인데요. 특히 해변이나 계곡에서는 즐길 수 없는 다양한 워터 슬라이드는 워터파크만이 가진 최고의 매력이지요.

다만 워터 슬라이드를 타거나 인공 파도 풀장에서 놀다 보면 눈과 코, 귀는 물론 입으로 물이 들어가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는데요. 매일 소독한다고는 하나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들어가 있는 워터파크 수질에 대해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한편 미국에서는 최근 워터파크에서 물놀이를 즐긴 한 남성이 '뇌 먹는 아메바'에 감염돼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 남성은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위치한 판타지 레이크 워터파크에서 교회 사람들과 함께 수영을 한 뒤 2주도 채 되지 않아 사망했는데요.  

해당 남성은 소위 '뇌를 먹는 아메바'로 불리는 파울러 자유 아메바에 감염되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아메바는 여름철 따뜻한 담수에 활동하는 아메바로 오랜 기간 기온을 높을 경우에만 발생해 감염 사례가 드물긴 하지만 감염될 경우 치사율이 95%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병입니다.  

파울러 자유 아메바는 주로 코를 통해 체내로 침투해 뇌까지 들어가 뇌 수막염을 일으키는데요. 뇌 속에 들어가 회백질과 전두엽 조질을 먹어 '뇌 먹는 아메바'라고 불립니다. 아메바에 감염되었을 경우 초기 증상은 입맛을 잃는 후각 상실, 인후통, 코막힘, 비강 내 분비물 증가 등으로 시작하는데요. 결국 뇌신경 마비가 오고 간질, 혼수를 거쳐 사망하게 됩니다. 주로 증상이 시작한 지 7~10일 사이에 급속히 진행됩니다.

파울러 자유 아메바 감염에 따른 사망사고는 미국에서만 145건에 이르는데요. 지난 1996년에는 우리와 가까운 일본에서도 감염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일본 시가현의 25세 여성은 감염된 지 단 9일 만에 사망했는데 사후 부검을 통해 확인한 결과 뇌의 형체가 알아보기 힘들 만큼 녹어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해당 사건 이후 전문가들은 파울러 자유 아메바는 고온의 물을 좋아하는 습성이 있어 온천을 즐기는 일본인들에게 위험성이 높다고 경고하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이 아메바는 민물뿐만 아니라 오염된 수돗물에서도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지구온난화와 더불어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병원체들이 확인되고 있는데요. 일본과 타이완 등 아시아 지역에서도 파울러 자유 아메바 감염 사례가 보고된 만큼 우리나라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경각심을 가져야 할 듯합니다.

야외에서 물놀이를 즐기며 파울러 자유 아메바 감염을 피할 수 있는 100% 대비책은 없으나 현재로서는 외국 여행 중 아메바 감염 관련 경고가 있는 호수 등에서 물놀이를 피하고 깨끗하지 않은 물로 코를 씻는 것을 자제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더불어 미 보건당국은 '감염 예방을 위해 되도록 수온이 높은 민물에서의 수영을 피하고 수영할 때는 코를 막는 것을 권고한다'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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