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 승무원이 개에게 물려 다섯 바늘이나 꿰맸다는데, 비행기에 탑승한 개의 정체는?

최근 미국 승무원이 항공기에 탑승한 개에게 물려 다섯 바늘이나 꿰매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CNN의 보도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지난 22일 댈러스에서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로 향하던 아메리칸 항공기 내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개에게 물린 승무원은 그린즈버러에 도착해 의료진의 진찰을 받았는데요. 다행히 응급치료가 필요한 정도는 아니었다고 하네요. 때문에 해당 승무원은 댈러스로 돌아간 후 병원에 들러 다섯 바늘을 꿰맸습니다.

일반적으로 반려견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하려면 반려견을 케이지에 넣어 수하물 칸에 실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승무원을 물었다는 개가 애초에 기내에 탑승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미국에서는 시각 안내견이나 청각 도우미견과 같이 장애인들을 물리적으로 도와주는 보조견 외에 심리적으로 도움을 주는 동물들을 '정서적 지원 동물(ESA)'이라는 이름으로 인정하고 있는데요. ESA는 주로 우울증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조하는 역할을 합니다.

미 교통부는 지난 2003년부터 정서적 지원 동물(ESA)의 기내 탑승을 허용하고 있는데요.  ESA로 인증받을 경우 케이지에 넣어 수하물 칸에 싣거나 좌석 아래쪽에 넣어두지 않아도 됩니다. 이번에 승무원을 문 개 역시 ESA로 인정받아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다만 ESA를 인정하는 증명서의 경우 동물 자체가 자격을 갖춘 맹도견 등과는 달리 동물의 보호자인 사람이 정신과 소견서를 갖추면 되는데요.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 동물의 정서적 도움이 필요하다는 인정을 받으면 그의 애완동물이 ESA가 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ESA 인정을 받은 동물의 경우 특별한 훈련이나 교육을 받은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게다가 최근에는 돼지나 미니어처 포니 등도 정서적 지원 동물로 인정해야 하는지를 놓고 여행객과 항공사 간에 소송이 붙기도 하는 등 ESA 인증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이번에 정서적 지원 개가 승무원을 문 사건은 ESA 인증에 대한 논란에 또 한 번 불씨를 붙인 셈이지요.

미국 항공승무원 협회(AFA) 역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놓았습니다. AFA는 성명을 통해 '이번 아메리칸 항공에서 발생한 사고는 전혀 용납될 수 없으며 용서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AFA는 수년 동안 훈련된 동물들이 승객들과 함께 탑승하는 것을 지지하면서도 정서적 지원 동물 관련 규정 마련과 관련해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해 왔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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