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책자에 실린 사진 보고 스페인 그림 같은 호수에 다녀왔더니 피부가

최근 '시베리아 몰디브'로 불리던 시베리아의 한 호수가 화력발전소 폐기물 쓰레기장으로 밝혀져 큰 충격을 주었는데요.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에 위치한 이 인공 호수는 터키옥 같은 환상적인 물빛으로 많은 관광객을 끌었으나 사실은 시베리안 제너레이팅사가 운영 중인 발전소에서 석탄을 태우고 남는 부산물들을 이 인공 호수에 폐기한 것입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회사가 직접 나서 호수의 독성과 위험성을 경고했으나 오히려 해당 호수의 인스타그램 계정이 생기는 등 관광객들이 늘었다는 점인데요. 이곳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스타그램 등 SNS 사용자들로 에메랄드빛 호수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기고자 위험한 여정을 감행하는 것입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네티즌들은 인증샷과 좋아요를 위해 회사의 경고를 무시한 인스타그래머들을 향해 비판을 내놓고 있습니다.

(왼)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 (오) 스페인 몬테네메

한편 스페인에서도 이와 유사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문제의 관광지는 스페인 북부 갈리시아에 있는 몬테네메라는 호수인데요. 몬테네메 역시 청록빛의 환상적인 호수 빛깔 덕분에 많은 관광객들이 찾았습니다. 실제로 해당 호수는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의 호수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물빛이 눈에 띕니다.

중요한 것은 몬테네메가 물의 색뿐만 아니라 그 안에 숨겨진 독성마저도 시베리아의 호수와 유사하다는 점인데요. 실제로 이곳은 지난 1975년부터 1980년까지 사용되던 버려진 채석장으로, 텅스텐 광산과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폐쇄된 광산을 관리해야 할 갈리시아 지방정부는 오히려 지역의 관광 홍보에 해당 호수를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지역 관광지 홍보책자에 해당 호수의 이미지를 활용한 것인데요. 환경적으로 완전히 파괴되어 복원되지 못한 안타까운 현실을 목가적인 지역의 이미지인 양 홍보한 것이지요.

실제로 몬테네메를 찾은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해당 지역이 텅스텐 광산이었다는 사실과 환상적인 호수의 물빛에 숨겨진 독성을 알지 못했는데요. 때문에 호수의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물속에 들어간 여행객들 중에는 심각한 후유증을 겪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주로 피부염이나 위장장애를 호소했는데요. 의사들 역시 해당 호수에 몸을 담그거나 물을 마실 경우 눈의 점막과 피부에 염증 혹은 소화기 장애로 인한 설사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현재 설치된 작은 경고 표지판

이러한 이유로 지역의 시민단체인 살로모스 카바나는 갈리시아 지방정부에 해당 지역의 관광을 금지할 것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설마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 호수처럼 여행객이 몰리는 어리석은 사태가 발생하지는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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