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라는 말이 현실로 다가온 커플이 있습니다. 멀리 떨어져 지내는 연인과의 재회 만을 바라며 성공을 위해 노력한 커플이 일과 사랑 모두 대박을 이뤄낸 것인데요.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캐릭터를 만든 디자이너 커플, 데이비드 호바스와 김선민 부부를 TIKITAKA와 함께 만나봅시다.
러브레터에서 탄생한 캐릭터
데이비드 호바스와 김선민 커플은 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 함께 다니던 동문인데요. 학교 친구에서 연인으로 자연스럽게 발전해 연애를 이어갔지만 김선민이 졸업 후 2001년에 한국으로 돌아가면서 머나먼 장거리 연애를 해야만 했습니다. 멀리 떨어진 연인의 그리움을 달래준 건 다름 아닌 편지였는데요. 당시 데이비드 호바스는 어서 디자이너로서 성공해 한국에 가겠다고 결심했지만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우울한 마음을 편지에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당신이 떠난 후 되는 일이 없어요. 하지만 내가 그린 이 캐릭터처럼 앞치마를 두르고 열심히 일해서 당신을 만날 거예요.'라는 글과 함께 뾰로통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 캐릭터를 편지지 한구석에 그려 넣은 것이지요. 실제로 당시 편지에 그려 넣은 캐릭터는 날카로운 송곳니에 약간 화난 표정을 짓고 생뚱맞게 앞치마를 두르고 있는데요.
편지를 받은 김선민은 연인을 기쁘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편지에 그려진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 넣어주었습니다. 손바느질로 앞치마를 두른 봉제인형을 만들어 크리스마스 선물로 보낸 것이지요. 인형을 선물 받은 데이비드 호바스는 친구들에게 자랑했고 그중 뉴욕에서 캐릭터 숍을 운영하던 친구의 권유로 판매를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제작은 모두 한국에서 김선민이 담당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20개를 만들어 판매해 봤는데 워낙 인기가 많아 1년 동안 1000개를 더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후 2003년부터는 중국을 통해 대량 생산을 하게 되었는데요.
당시 처음 제작 판매한 인형은 바로 웨이지입니다. 웨이지가 소위 대박이 난 덕분에 두 사람은 '어글리 돌'이라는 캐릭터 브랜드를 론칭하게 되었는데요. 사업을 확장하면서 사랑도 키워나갔고 결국 2005년 11월 서울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오바마 딸도 좋아한다는 어글리 돌
큰 얼굴에 짧은 다리를 가진 못난이 인형 '어글리 돌'은 유명 인사들이 소개하면서 더욱 큰 인기를 얻게 되었는데요. 실제로 로빈 윌리엄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애슐리 심슨, 패리스 힐튼 등 스타들이 방송에서 가족과 친구들에게 줄 선물이라고 소개하면서 유명세를 탔습니다. 또 더스티 호프먼 주연 영화 '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에 소품으로 등장한데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딸 샤샤가 좋아하는 인형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특히 디자이너 부부의 러브스토리가 함께 전해지며 NBC '투데이쇼', 뉴욕타임스, 타임 등 다양한 매체에 소개되기도 했지요.
어글리 돌은 부부의 러브스토리 외에도 캐릭터마다 각자의 스토리가 담겨있는데요. 물을 싫어하는 칭코, 부끄러움을 잘 타는 피코, 손대는 것마다 얼음으로 바꾸는 '아이스뱃' 등 모든 캐릭터에 이름이 있고 성격과 특기도 다릅니다. 그중 여러 친구를 거뜬히 껴안아줄 만큼 품이 넓은 인형의 이름은 한국말 '바보'인데요. 김선민은 '바보라는 단어가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음을 나타내고 친근하고 정감 있어 쓰게 됐다.'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캐릭터마다 개성이 다른 덕분에 사람들은 '어글리 돌'에서 자신이나 주변 사람의 특징을 발견하기도 하는데요. 스토리텔링이 담긴 이 못생긴 인형들은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2006년에는 미국 장난감 협회에 '올해 최고 장난감'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나온 수십여 종의 캐릭터가 세계 20여 개국에서 1억 달러(약 1100억 원) 이상 판매고를 올렸지요.
겨울왕국 잇는 뮤지컬 애니메이션 제작
어글리 돌은 오는 5월 1일 애니메이션으로 개봉을 앞두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기도 한데요. 특히 영화 어글리 돌은 슈렉의 켈리 애스버리 감독이 연출을 맡고 겨울왕국의 제작진이 합세해 만든 뮤지컬 애니메이션으로 남다른 스케일을 자랑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인기 크리에이터 엘리가 더빙을 맡아 기대를 모으고 있기도 하지요.
데이비드 호바스는 애니메이션 제작사를 통해 '선민이 지은 '어글리 돌'이라는 이름과 인형의 부드러운 느낌에 사람들이 매료된 것 같다.'라며 캐릭터의 성공을 아내의 공으로 돌리기도 했는데요. 남다른 애정을 자랑하는 데이비드 호바스와 김선민 부부는 서울에서 결혼해 용인에서 신혼살림을 꾸려다가 현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부부는 딸아이를 얻은 뒤 아기곰에 관한 동화 '심술쟁이 보시베어'와 미국에 사는 아시아 소녀 캐릭터 인형 '연아' 등도 새롭게 선보였는데요. 앞으로도 여러 캐릭터 브랜드를 책, 완구, 패션, TV쇼, 갤러리 등에 선보이며 성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하니 부부의 더 큰 활약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