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 누워서 감상하는 미술작품, 뮤지엄 산 제임스 터렐관

빛과 공간의 마술사라 불리는 제임스 터렐은 작품 속으로 관객을 끌어들이는데요. 시시각각 변하는 빛과 관람객의 자유로운 시선이 만나 새로운 감상을 이끌어내지요. 때문에 호주의 국립 미술관에서는 제임스 터렐의 작품을 보다 적극적으로 감상하기 위해 나체관람투어를 진행하기도 했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에서도 제임스 터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있는데요. 나체는 아니지만 새로운 방식으로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곳, 뮤지엄 산의 제임스 터렐관을 TIKITAKA와 함께 둘러봅시다.


 

제임스 터렐

제임스 터렐은 1943년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난 미국의 현대 설치미술가인데요. 유년시절 퀘이커 교도이던 할머니가 들려준 '마음속에 빛을 지닌 사람이 돼라'라는 종교적 조언을 받아들여 예술작품에 녹여내게 되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그는 애리조나의 시골 목장에서 자라 북극성이 떠오르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빛의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었는데요. 성인이 된 후에는 빛을 연구하는 일을 업으로 삼게 된 것이지요. 그는 어떤 이미지나 페인트의 방해 없이 순수한 빛과 색을 직접 보여주면서 그 아름다움을 전달해 주는데요. 특히 하늘을 공간 속에 끌어들이는 작업을 통해 미니멀리즘을 대표한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는 빛을 이용해 시간과 공간의 변화를 담은 현상학적 공간의 체험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관객에게 명상의 여유를 줍니다. 특히 그가 마련한 '제한적인 체험'이라는 장치를 통해 명상의 여유는 극대화되는데요. 실제로 제임스 터렐의 작품을 감상하려면 그의 작품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Walk in sculpture'를 실행해야 합니다. 이렇게 해서 관람자를 둘러싼 모든 공간의 빛이 바뀌고 관객은 빛의 황홀감 속에서 명상을 여유를 즐기게 되는 것이지요.

또 하나 제임스 터렐이 우리에게 특별한 점은 그의 현재 아내가 한국인이라는 점인데요. 그의 아내는 한국인 화가인 이경림(1957)으로 1972년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활동 중인 아티스트라고 합니다. 동양적이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이 드는 그녀의 작품은 왠지 모르게 남편인 제임스 터렐의 작품과 닮아 보이기도 합니다.

그림자의 타원(2016,이경림)

뮤지엄 산

제임스 터렐의 작품은 LA 카운티미술관, 런던의 데이트 모던 뮤지엄, 휴스턴 미술관,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뮤지엄 등 세계적 현대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데요. 우리나라에도 그의 작품을 즐길 수 있는 미술관이 있습니다. 바로 강원도 원주의 산골짜기에 위치한 '뮤지엄 산'이 그곳인데요.

해발 275m 높이에 위치한 이 미술관은 원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자동차를 타고 20분 이상 산길을 올라야 할 정도로 첩첩산중에 있지만 연 1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몰리는 핫플레이스입니다.

출처-주간조선

뮤지엄 산은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건축을 맡아 개관 전부터 주목을 받았는데요. 안도 다다오는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소리를 지르며 뛰어놀 수 있는 자연 속의 미술관'을 염두에 두고 지었다고 합니다. 그의 말대로 미술관의 정원에는 꽃과 나무는 물론 야외 조각품이 전시되어 아이들에게 충분한 미술체험공간인데요.

출처-신동아

출처-뉴스1

야외 전시장이 어린이를 위한 공간이라면 제임스 터렐관은 어른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제임스 터렐관에는 'Horizon Room', 'Skyspace', 'Ganzfeld', 'Wedgework' 등 그의 작품 5점이 전시되어 있는데요. 관람객의 위치와 시간, 조명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그의 작품은 관람객에게 아름다움을 넘어 사색의 기회를 주기도 합니다.

Ganzfeld

특히 '일몰 프로그램'은 제임스 터렐관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데요. 작은 통로를 두고 'Horizon Room'과 'Skyspace'를 함께 감상하는 것입니다. 먼저 'Horizon Room'의 계단을 따라 올라 사각 프레임 안의 하늘을 바라보면 조명에 따라 하늘의 색이 변하는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는데요.

Horizon Room

이어 'Skyspace'는 하얀 벽과 하얀 돔 지붕에 천장 구멍을 통해 하늘이 열려있습니다. 지붕에 쏘아 올리는 조명과 보색 관계에 있는 색으로 하늘의 색이 변하는데요. 실제로 바닥에 누워 감상하는 관람객도 있다고 합니다. 요가 매트를 깔고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면 명상의 장소로 더할 나위 없는 공간이 된다고 하네요.

Skyspace

일몰 프로그램에서 명당을 잡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갈 필요는 없습니다. 일몰 프로그램은 오직 성인만을 대상으로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에만 진행되는데요. 미리 예약만 한다면 누구나 빛의 황홀경 속에 명상을 즐길 수 있습니다.

 

관람시간 : 오전 10시30분-오후 6시(월요일 휴관)

관람료 : 어른-2만8,000원, 어린이-1만8,000원

일몰투어 : 시간대별 예약제,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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