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아니라더니 결국 폐기? 2020 도쿄 올림픽의 연이은 표절 논란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라는 말이 사실일까요? 2020년 도쿄 올림픽의 개최를 앞두고 일본이 야심 차게 준비한 프로젝트들이 연이어 표절 논란에 휩싸이면서 올림픽 준비에 사기를 떨어트리고 있습니다. 도쿄 올림픽과 관련한 표절 논란을 TIKITAKA와 함께 만나봅시다.

 


 

도쿄올림픽 엠블럼 표절 의혹→폐기

2015년 7월 24일 일본 올림픽 위원회가 2020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공식 엠블럼을 발표했는데요. 더불어 이 엠블럼은 'Tokyo', 'Team', 'Tomorrow'의 'T'를 중심으로 디자인했으며 붉은색과 하얀색의 일장기 이미지도 담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출처-중앙일보

하지만 이 엠블럼은 발표된 지 일주일 만에 표절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논란은 벨기에의 그래픽디자이너인 올리비에 도비가 도쿄 올림픽의 엠블럼을 보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뭔가 이상하다'라며 글을 올린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는데요. 올리비에 도비는 '깜짝 놀랄 정도로 흡사하다. 도용인지, 착상을 얻은 것인지 판단이 어렵다.'라며 이 엠블럼이 2년 전 자신이 디자인한 리에쥬 극장의 로고와 유사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올리비에 도비와 리에쥬 극장 측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올림픽위원회에 도쿄 올림픽 엠블럼 사용 금지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지요.

(좌)도쿄올림픽엠블럼(우)리에쥬극장로고(출처-매일경제)

벨기에 현지 언론의 보도를 중심으로 퍼진 논란은 결국 일본 전체를 뒤흔들었는데요. 소식을 접한 일본인들은 대부분 '부끄럽다. 당장 바꿔야 한다'라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사건의 당사자는 '표절은 전혀 사실무근이다.'라는 입장을 전했는데요. 도쿄 올림픽 엠블럼을 제작한 아트 디렉터 사노 켄지로는 2015년 8월 5일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의 지식과 경험을 집대성해 만든 작품이다. 세계에 유례없는 디자인이라고 확신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올림픽조직위원회 국장인 마키 히데토시 역시 '벨기에 디자이너 측의 로고는 상표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해결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히기도 했지요.

출처-조선일보

하지만 그들의 당당함은 얼마 가지 못했습니다. 2015년 9월 1일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엠블럼의 디자인 사용을 중단하고 전면 폐기하기로 결정한 것인데요.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노 켄지로가 올림픽 조직위원회 측에 디자인 프레젠테이션 과정에서 일부 도용이 있었음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도쿄올림픽 엠블럼 디자이너 사노 켄지로

한편 2016년 4월 25일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새로 제작한 엠블럼을 공개했는데요. 이 엠블럼은 도코로 아사오의 작품으로 바둑판을 연상시키는 에도 시대 문양 이치마쓰모요에서 착안한 것이라고 합니다. 더불어 일본의 전통 색상인 남색을 사용했으며 모양이 다른 3가지 사각형을 연결해 원형을 이루고 있는데요.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며 하나로 이어지는 세상이라는 것을 표현한 것이라고 하네요.

출처-나무위키

도쿄도 로고 표절

2020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공식 엠블럼에 이어 도쿄都로고도 표절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마스조에요이치 도쿄 도지사는 2015년 10월 9일 2020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대비해 도쿄의 관광 홍보를 위해 새롭게 제작한 '&TOKYO' 로고를 발표했는데요.

출처-국민일보

하지만 로고가 공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해외 기업 로고들과 비교되며 표절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인터넷 쇼핑물 '라쿠텐', 자동차 업체 '도요타' 등이 거론되었는데요. 그중에서도 프랑스 안경 브랜드인 '플러그앤씨'의 로고가 가장 유사하다고 지목되었습니다.

(좌)도쿄도 로고(우)플러그앤씨(출처-헤럴드경제)

특히 이 로고의 제작을 위해 1억 3000만 엔(약 12억 원)의 세금이 사용된 것으로 밝혀져 비난이 커져갔습니다. 더불어 이 로고의 디자이너가 도쿄 올림픽 엠블럼을 선정한 심사위원 대표의 아들이라는 점도 큰 논란이 되었습니다.

도쿄올림픽 주경기장 새 디자인 표절 의혹

2012년 9월 일본 스포츠 협회(JSC)는 2020년 도쿄올림픽 주경기장으로 쓰일 일본 新국립경기장의 디자이너로 자하 하디드를 선정했습니다. 하지만 자하 하디드의 디자인은 예산 초과의 문제로 2015년 7월 초 백지화되는데요. 이후 일본 스포츠 협회는 예산을 하향 조정하고 수용 관객 인원도 축소해 두 번째 공모전을 열었습니다.

주경기장 1차 당선작

새로운 공모 당선자는 켄고 쿠마였는데요. 그는 공교롭게도 첫 번째 공모 당선자인 자하 하디드의 디자인을 반대했던 주축 중 한 명이라고 하네요.

주경기장 2차 당선작

문제는 첫 번째 당선자였던 자하 하디드가 발표된 새 디자인을 보고 백지화된 자신의 디자인과 유사하다며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자하 하디드는 '외관상으로 다른 것 같지만 경기장의 레이아웃과 좌석 배열 방식 등이 우리가 원래 제출한 디자인과 놀랄 만큼 비슷하다.'라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는데요. 또한 하디드는 '우리가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모든 원가절감 방안이 새 경기장 디자인 도안에 채택됐다. 지식재산권이 우리에게 있음을 강조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좌)1차 디자인(우)2차 디자인

이에 대해 두 번째 당선자인 켄고 쿠마는 기자회견을 통해 표절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는데요. 켄고 쿠마는 '두 디자인은 전혀 다르다. 두 다자인 모두 8만 석의 새로운 경기장에 대한 엄격한 사양을 맞춰야 하므로 자연히 일부 비슷한 부분이 발생할 수 있다. 콘셉트가 완전히 달라 비슷한 점이 있어도 전혀 다른 건물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켄코 쿠마

2016년 1월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자하 하디드에게 저작권 포기와 함께 함께 함구령을 요청했는데요. 2년간 진행한 업무비를 정산 받는 대신 향후 켄코 쿠마가 진행하는 경기장 프로젝트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삼가라고 요구한 것입니다. 하디드는 이를 거절하고 2020 도쿄 올림픽을 관장하는 토시아키 앤도 장관에게 보호를 요청하는 서문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자하 하디드

도쿄올림픽 자원봉사자 의상 표절 논란

2015년 7월 도쿄 도청에서는 2020 도쿄올림픽 자원봉사자들의 출범식이 개최되었는데요. 당시 4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유니폼을 입고 참석했습니다. 이 유니폼은 10여 명의 경쟁에서 우승을 차지한 젊은 디자이너 후지에 다마키의 작품인데요. 그는 '인파 속에서도 눈에 확 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며  '유니폼은 오륜 이미지를 차용해 흰색, 빨강, 파랑을 사용했다. 모자의 빨간색 물방울 모양은 일본 국기를 형상화한 것이다.'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출처-중앙일보

하지만 일본 네티즌들 사이에 이 유니폼이 '한국 의류를 표절하는 것 아니냐.', '한국 궁궐 수문장의 옷과 비슷하다.'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요. 일부 우익단체에서는 '한국이 일본 올림픽을 망치기 위해 뒤에서 조종하는 것이다.'라는 황당한 주장도 제기되었습니다.

한편 이 유니폼은 마스조에 요이치 도쿄 도지사가 서울을 방문했을 때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한국 자원봉사자들을 보고 힌트를 얻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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