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보는 복권 당첨의 꿈, 재미로나마 1등에 당첨되었을 때를 상상하면서 '절대 주변에 티 내지 말고 성실하게 직장 생활을 이어가면서 당청금은 재테크 자금으로만 사용해야지'라는 다짐을 하기도 하죠.
이와 관련해 온라인상에서는 로또 1등 당첨금을 수령하기 위해 은행에 갈 때의 행동요령을 정리해 놓은 게시물이 인기를 끌기도 했는데요. 당첨자라는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는 평범한 옷차림으로 농협을 방문해야 하며 당첨금 수령 후에도 당당하게 귀가해야 한다는 것.
해당 게시물에는 당첨금 수령 시에 통장을 보고 예상과 달리 줄어든 금액에 너무 놀라지 말라는 당부도 포함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20억 내외로 알려진 로또 1등 당첨금에서 세금을 제외하고 나면 그 액수가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 로또 1등 당첨금에서 소득세 30%와 주민세 3%가 제외된 금액이 실제 수령금액입니다.
그럼에도 10억이 훌쩍 넘는 목돈이 갑작스럽게 내 통장에 들어왔으니 이제 이 돈을 잘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평소 생각해왔던 대로 직장 생활과 일상생활을 성실하게 수행하면서 당첨금은 그저 재테크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을까?
최근 한 예능 프로에는 실제 로또 1등 당첨자가 당첨금 수령 후 3년 여가 지난 현재 근황을 전해 화제입니다. 27살 나이에 로또 1등에 당첨되었다는 최민석 씨가 그 주인공. 지난 2018년 초 27살이던 민석 씨는 직장동료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고 회사로 돌아가던 중 우연히 복권을 구입했습니다. 일행 중 동료 형 한 명이 복권 판매점을 발견하고 "해보자"라고 제안했고 마침 현금이 있던 민석 씨도 5천 원어치 로또 한 장을 샀죠.
이때 민석 씨가 구입한 5천 원짜리 복권이 바로 1등으로 당첨된 것. 당시 1등 당첨금은 1,714,977,000원이었고, 이중 33% 세금을 제하고 남은 1,182,034,920원이 민석 씨의 통장에 들어왔습니다. 당시에 대해 민석 씨는 "농협 본점에 가면 '당첨자님 오셨습니다'라고 자연스럽게 안내한다"면서 "은행 입장에서는 일주일에 10명씩 매번 있는 일이니까 특별하지 않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큰 기대 없이 산 로또가 1등에 당첨되면서 순식간에 12억 원을 가지게 된 민석 씨는 이 돈을 어떻게 사용했을까? 앞서 민석 씨는 복권을 구입할 당시에 자리에 함께 있던 직장 동료들과 서로 "1등 당첨되면 1억씩 주자"라고 농담 섞인 약속을 했는데요. 실제로 1등 당첨자가 된 민석 씨는 약속대로 직장동료에게 1억, 직장 사장님께 2억을 나눠주면서 의리를 지켰습니다.
이후 부모님의 전세보증금과 본인의 전세보증금, 학자금 대출 등에 목돈을 사용한 민석 씨는 외제차를 구매하거나 해외여행을 다니는 등에도 큰돈을 썼습니다. 초밥을 먹고 싶으면 당일치기로 일본에 가서 점심 식사를 하고 저녁에 귀국하는 플렉스를 즐기는 식이었죠.
당시에 대해 "경제관념이 부족한 27살 어린 나이였다"라고 회상한 민석 씨는 1등 당첨 후 1년여 만에 12억 원 가까운 실수령액 중 상당 부분을 지출했습니다. 그리고 2019년 11월에 남은 4~5억 원을 가지고 카페를 시작했는데요. 창업 초반 승승장구하던 사업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이내 사정이 어려워졌습니다.
로또 당첨 후 3년이 지난 지금 12억 원이 모두 사라졌다는 민석 씨의 사연에 진행자인 성시경은 "다니던 회사는 그만둔 것이냐"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민석 씨는 "대부분 사람들이 로또에 당첨되면 직장을 유지하면서 당첨금으로 재테크를 하겠다고 생각하지 않느냐. 나 역시 그런 생각이었다"면서 "그런데 그게 안되는 이유가 있다"라고 회사를 그만둔 계기를 설명했습니다.
앞서 사진작가로서의 커리어를 쌓고 있었다는 민석 씨는 로또에 당첨된 후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17억이라는 돈을 벌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자신이 하던 일에 대해 허무함을 느끼게 되었다는 것. 이런 생각 때문에 퇴사를 결정하고 카페 운영을 시작한 민석 씨는 현재 코로나로 인해 카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통장 잔고 0원에 백수 처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다시 사진작가 일에 복귀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이날 방송에서 민석 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로또 당첨 사실을 솔직하게 밝히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전했습니다. 갑작스럽게 달라진 자신의 삶에 대해 욕을 할까 봐 "겁이 나서 쉽게 알리지 못했다"면서 "처음 거짓말한 게 나중에는 정정하기 어려워졌다"라고 말했죠. 이에 대해 성시경은 "누구라도 당황했을거다"면서 "이유 없이 미움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라고 공감해 주었는데요.
민석 씨 역시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도 마찬가지로 상황이 흘러갔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다가오는 기회에는 더 준비를 잘해야겠다"라는 다짐만 할 뿐 지난 일에 대한 후회에 매몰되어 살지는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여러분이라면 로또 1등에 당첨되고도 일상을 유지할 자신이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