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통 걸었는데 실패했어요" 30분에 18만 원 진료비에도 예약 잡기 힘들다는 병원

"5분 진료 보고 42,500원 냈다", "검사비만 100만 원", "상담 한 번에 50만 원" 등 진료비가 비싸기로 유명하다는 병원의 후기가 화제입니다. 역대급 진료비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예약이 수개월 밀린 데다 예약을 하기 위해 전화를 걸면 수백 통을 해야 한 번 받을까 말까 할 정도로 인기를 끈다는 것.

전화를 600통이나 걸었지만 연결에 실패했다는 후기를 남긴 놀라운 병원의 정체는 바로 정신의학과 오은영 박사가 운영하는 소아청소년클리닉입니다.

육아전문가 혹은 심리상담가로 유명한 오은영 박사는 사실 정신건강의학과를 전공한 정신과 전문의입니다. 연세대 의대에 진학한 오 박사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과정 후 소수 인원만이 선택하는 청소년정신과를 다시 전공해서 아동청소년을 전문으로 하는 정신과전문의가 되었습니다.

우리아이가달라졌어요

이후 오 박사는 2005년 방영을 시작해서 10년 동안 이어온 육아 교양프로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를 통해 유명세를 얻기 시작했는데요. 당시만 하더라도 '사랑의 매'라는 말이 익숙하던 때였지만 오은영 박사는 방송을 통해 꾸준히 "아이를 혼내고 때리는 것은 훈육이 아니다"라고 강조했고, 아이들의 문제행동을 고치기 위해서는 부모가 바뀌어야 한다고 전파했습니다.

자녀교육과 아동청소년의 인권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려 오은영 박사의 활약은 긍정적인 영향력으로 작용했습니다. 다양한 방송활동과 강연 등을 통해 자녀교육 관련 올바른 가치관을 설파해온 오은영 박사는 이제 명실공히 대한민국 부모들의 스승이 되었습니다.  

채널A 금쪽같은내새끼

현재 방영 중인 '요즘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에서 오은영 박사가 내놓는 솔루션은 그야말로 감탄을 자아내는데요. 문제행동을 보이는 아이의 원인과 성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적절한 해결법을 제시해서 몇 주 혹은 몇 달 만에 그 결과를 보여줍니다. 약물이나 수술적 치료가 아닌 행동치료를 통해 수개월 내에 효과를 본다는 것은 무척 단기간에 성과를 낸 것.

해당 방송의 출연자들은 절실함이 통한 덕분에 사연에 채택되어 오은영 박사의 솔루션을 직접 받았지만 방송기회가 아닌 현실에서 오은영 박사의 진료를 받기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실제로 온라인상에는 오 박사의 병원에 다녀온 후기가 큰 화제인데요. 전국 각지에서 진료를 원하다 보니 전화예약을 위해 600통이나 걸었지만 실패했다는 경우나 몇 백통을 걸어서 겨우 통화가 되었지만 당장 진료예약이 꽉 차서 몇 달을 기다려야 한다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또 어렵게 진료예약을 잡고 상담을 받더라도 "5분에 42,500원이라 초진을 보고 나니 상담비만 50만 원이 나왔다"면서 그 외 검사비도 100만 원이라는 후기가 눈길을 끕니다. 실제로 오 박사가 운영하는 병원의 홈페이지에 공개된 진료비용을 보면 '정신요법'으로 표기된 상담비용이 30분에 최소 105.000원부터이고 검사비는 15만 원부터 시작됩니다.

오은영의원 홈페이지에 공개된 치료비용

보통 한두 가지 검사만으로 문제행동의 원인을 찾기는 힘들기 때문에 초반 검사비에만 100만 원이 넘게 드는 일은 자연스럽습니다. 또 상담치료 역시 장기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완치라고 할 수 있게 치료를 진행하기까지 천만 원 이상이 드는 것이지요.

오은영의원 내부전경

오은영 박사의 진료비용 관련 후기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대부분 "업계 톱인데 당연하다", "솔직히 고칠 수만 있다면 돈이 얼마든 갈 것 같다", "방송 보면 저 정도 할만하다", "아이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데 저 정도는 비싸지 않다고 생각한다" 등 비용에 대해 충분히 이해된다는 의견입니다.

SBS 가로채널
유튜브채널_오은영의더라이프

게다가 오은영 박사는 환자와 부모들의 절실한 마음을 이해하는 만큼 성심을 다해 진료에 임합니다. 심지어 지난 2008년에는 담낭과 대장에 이상 징후를 발견해 시한부 선고를 받은 상황에도 수술 하루 전날까지 환자들의 진료를 봤습니다. 이에 대해 오 박사는 "몇 달 전부터 연차를 내고 예약해둔 엄마 아빠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면서 "수술 전날 병원에서 '왜 입원을 빨리 안 하시느냐'라는 독촉 전화를 받은 후에야 일을 정리하고 병원으로 발길을 돌렸다"라고 전했습니다.

주간동아/ 김선희닷컴

다행히 수술을 하면서 살펴보니 담낭의 종양은 암이 아니었고 대장암은 초기였던 덕분에 무사히 수술을 끝낸 오 박사는 수술 후 단 4일 만에 진료실에 복귀했습니다.

MBC 라디오스타

최근에는 워낙 유명해진 탓에 공공장소에서 긴급 상담소를 여는 일까지 발생합니다. 지방으로 이동하던 중 휴게소 화장실을 들르면 밖에서 똑똑하고 "오은영 박사님 맞으시죠? 뭐 하나만 여쭤봐도 돼요?"라며 상담을 요청하는 것. 이에 오 박사는 "안에서 입은 놀고 있으니 '네, 그럼요'라고 말한다"라며 "부모가 어떻게든 아이를 잘 키우려고 하는 관심이기 때문에 기쁘다"라고 말했습니다.

SBS 가로채널

한편 오 박사와의 상담을 원하는 부모들 가운데는 "세상에서 오은영 박사님 아들이 제일 부럽다"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하는데요. 오은영 박사의 양육법과 상담법을 적용받는 혜택을 누렸으리라 부러움을 산 오 박사의 아들은 되려 방송 출연자들을 부러워했습니다. 과거 오 박사의 아들이 "엄마, 사실 나는 우리아이가달라졌어요를 안봤어요. '내 옆에 있어야 되는 내 엄마가 왜 저 집에 가 있지'하는 생각이 들어서요"라고 말한 것.

예약이 밀린 환자들의 진료를 보고 전국 각지로 강연까지 다니느라 정작 본인의 아들에게는 충분한 애정을 쏟을 시간이 부족했다는 오은영 박사. 시한부 선고를 받고 수술대에 오른 2008년에도 초등학교 5학년이던 아들을 떠올리며 '한 번 더 안아줄걸, 쓰다듬어 줄걸'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네요.

자신의 건강과 자녀의 양육에 쓸 시간까지 양보하고 환자들을 위해 열정을 쏟는 의사라면 고액의 진료비를 받을 자격이 충분한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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