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방영된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해당 프로의 출연진 역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축구선수 정대세의 아내 명서현이 놀라운 개인기를 선보이면서 '부창부수'라는 응원을 받고 있는데요.
북한국가대표선수로 활약한 적이 있는 정대세 선수와 아내 명서현의 국적까지 덩달아 화제입니다.
일본 나고야 시에서 재일교포 3세로 태어난 정대세는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아버지와 조선 국적을 가진 어머니 아래 태어나 자연스럽게 대한민국 국적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때 정대세의 어머니가 가진 조선 국적은 북한이 아니라 현존하지 않는 과거 조선을 의미하는데, 일제강점기가 끝나고 해방 후 일본이 재일 한국인에게 일괄 부여한 국적입니다.
일본에서 태어난 정대세는 일본학교에 다닐 수도 있었지만 '조선사람'으로서 긍지를 가지기를 바란 어머니의 교육관에 따라 조선학교인 '우리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그곳에서 정대세는 우리말로 교육받을 수 있었던 반면 조총련과 북한의 지원을 받은 '우리학교'의 성격상 평양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청소년기를 조선학교에서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한 정대세는 2006년 독일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북한이 일본에게 지는 모습을 본 후 북한 국가대표팀에서 뛰고 싶다는 마음을 굳혔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적을 갖고 있던 정대세는 북한 대표가 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우리나라는 북한을 다른 국가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고 북한 국적으로 바꿀 수도 없는 상황이었지요.
이에 정대세는 국제축구연맹 FIFA에 자신의 특수한 처지를 설명하는 자필 청원서를 보내며 열의를 다한 끝에 북한국가대표로 승인받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어릴 때부터 조선학교에 다니면서 내 나라가 어딘지 배웠다. 꿈을 쓰면 '조선 축구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고 적었다"라고 전한 내용이 공개되기도 했는데, 오랜 꿈을 이룬 덕분인지 정대세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북한 국가를 부르던 중 눈물을 흘렸습니다.
2008년 동아시아컵, 2010년 남아공월드컵, 2011년 AF아시안컵 등에서 북한 국가대표팀 선수로 활약하면서 '인민루니'라는 별명을 얻은 정대세는 2012년까지 독일 리그에서 뛰었고 2013년부터 2년 여간 수원 삼성 블루윙즈에서 활동했습니다.
K리그에서 활약하며 한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정대세는 앞서 조부모의 나라라고만 생각하던 대한민국에 대해 '내 나라'라는 새로운 인식이 생겼습니다. 이러한 확신이 생긴 데는 아내 명서현의 영향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대한민국 국적의 명서현과 부부 인연을 맺으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를 습득한 것.
정대세와 명서현은 2013년 개그맨 남희석의 주선으로 처음 만났습니다. 국내 대형 항공사의 객실 크루로 근무하면서 일본어에 능통한 명서현에게 남희석이 통역을 부탁한 것인데, 당시에 대해 명서현은 "식사 자리에서 일본인 몇 분이 계서서 남희석 씨가 통역 좀 해달라고 하더라. 축구 선수도 있다고 했는데 그게 정대세였다"면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 윙크를 하는 남편을 보고 "좀 노는 사람인 줄 알았다"라고 회상했습니다.
반면 정대세는 아내에 대해 "여성을 볼 때 몸매를 본다. 다리가 나보다 길더라"면서 몸매를 보고 결혼을 결심했다는 솔직한 고백을 했습니다. "절세미인이라는 표현 그대로 173cm의 키에 가늘고 얇은 몸매를 소유했다. 비율도 좋다"라고 자랑을 아끼지 않았지요.
다만 정대세가 워낙 무뚝뚝한 성격이라 연애 때도 주변 시선을 의식하고 따로따로 걸을 정도였는데, 특히 정대세는 운동을 하느라 명서현은 비행을 하느라 일정이 바빠서 데이트할 시간조차 나지 않아서 거의 만나지 못하게 되면서 명서현이 헤어지자고 통보하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이때 정대세는 이별을 통보한 명서현에게 오히려 무릎을 꿇고 프러포즈를 했습니다. 당시에 대해 명서현은 "자존심 센 사람이 이렇게까지 말하는 거 보면 날 정말 사랑해 준다고 느꼈다"면서 결혼을 결심한 계기를 털어놓았습니다.
결혼 직후 허니문 베이비를 임신하면서 승무원 생활을 접은 명서현은 1남 1녀를 낳아 육아에 전념했습니다. 2015년 7월부터는 일본 시미즈 에스펄스로 이적한 남편을 따라 일본에서 지내고 있는데요. 2017년 한 관찰 예능에 출연해서 결혼 4년 차의 일상을 공개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습니다.
방송 초반 두 사람은 "결혼은 무덤"을 외치면서 각방을 사용하는 모습으로 놀라움을 안겼는데, 1년 가까이 방송에 출연한 이후 정대세는 "방송 후 아내와 더 친해졌다. 싸움도 없어지고 스킨십도 더 많아졌다. 행복해졌다"면서 "10년 지나도 하루 세 번 뽀뽀하고 싶다"라고 말해 달라진 온도를 증명했지요.
한편 올해 초 은퇴를 계획했던 정대세는 지난 1월 일본프로축구 2부리그 J2 소속 마치다젤비아와 계약하면서 선수생활을 연장했습니다. 그리고 노장으로 건재한 남편을 응원하듯 아내 명서현은 예능프로 '골때리는그녀들'의 축구 경기 중 '인민루니'를 연상케하는 스프린트를 선보여 화제가 되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