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닌 세상입니다. 학창 시절부터 부모님 말씀에 따라 열심히 공부했지만 결국 비현실적인 취업 경쟁률에 가로막혀 "할 줄 아는 게 공부밖에 없냐"라는 소리를 듣기도 하지요.
아이큐 132의 아이는 성실하게 공부한 덕분에 한양대 기계공학과에 입학했고, 그야말로 '캠퍼스의 낭만'을 즐겼습니다. 결국 학사경고까지 받은 성적표를 부모님께 들킨 덕분에 군대로 끌려가게 되었는데요. 모범생의 일탈과 학사경고 그리고 갑작스러운 입대가 오히려 인생의 반전을 불러왔습니다.
완벽한 리포트로 A++이라는 전설적인 성적을 받은 적도 있다는 한양대 00학번 주인공은 배우 하석진입니다. 어릴 때부터 워낙 기계 만지는 걸 좋아해서 무엇이든 조립식을 선호하고 손으로 만드는 데 흥미를 느꼈다는 하석진은 아이큐 132의 지능과 성실한 태도로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한양대 공대에 입학했는데요.
입시 스트레스가 컸던 탓인지 신입생 하석진은 학업을 내려놓은 채 대학생활을 즐기기 시작했고, 덕분에 학사경고를 받을 정도의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당시에 대해 하석진은 "성적표가 오기 전에 숨겼어야 했는데, 아버지가 받아보시고 군대를 보냈다"라며 웃픈 에피소드를 전했습니다. 실제로 고려대 출신인 하석진의 아버지는 아들의 '역대급(?)' 성적표에 충격을 받아 군 입대를 권했고 하석진은 20살 나이에 전투경찰로 복무했습니다.
전역 후 하석진은 학사경고를 받은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 집, 학교, 도서관만 오가는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당시 워낙 훈훈하고 번듯한 외모 덕분에 남학생이 대부분인 공대에서도 '얼짱'으로 불렸고, 한 교수님은 "공부만 하긴 아까운 외모이니 연예계로 진출해보라"라는 말을 하기까지 했지만 하석진은 스스로 '연예인의 피'가 흐르지 않는다고 여겼습니다. 컴퓨터를 다루고 기계를 만지는 일이 좋았기에 '기계 전문 블로거'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가지고 학업에만 집중했지요.
그러던 중 2005년 한 중학교 동창 친구가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특별한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회사 내에서 '주변에 연예인 할 만한 사람 없냐'라는 질문을 들은 친구가 하석진을 추천한 것인데, 당시 하석진은 그저 학교와 도서관만 오가는 상황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고 싶어서 재미로 프로필 사진을 찍었고 2005년 한 항공사의 광고에 출연하면서 연예계에 입문했습니다.
그리고 드라마 '슬픈연가'에서 김희선의 매니저 역을 맡으면서 연기자 데뷔까지 하게 되었는데요. 1년 정도 추억이나 쌓을 마음으로 시작한 연예계 활동은 드라마 '루루공주', '헬로!애기씨'와 영화 '방과후옥상', '누가 그녀와 잤을까', '못말리는 결혼' 등에 연이어 캐스팅되면서 자연스럽게 필모가 채워졌습니다.
다만 우연히 시작한 연기 활동이 생각보다 쉽게 풀리면서 하석진은 연기에 대한 열정보다는 재미와 흥미 정도로 일을 이어갔습니다. 그때를 떠올리며 하석진은 "초반 2~3년은 재미로 시작했고 그에 대한 반응을 재미있어 한 것이 전부여서 후회가 된다"면서 "연기자를 그냥 밥벌이 수단으로 생각했다"라고 후회하는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이전까지는 대충 욕을 안 먹을 정도만 연기하는 노하우가 있었다는 하석진은 2010년 드라마 '거상김만덕'을 통해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하면서 벽에 부딪친 기분을 느꼈고, 연기에 대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어 2011년 드라마 '원스어폰어타임인생초리'에서는 첫 주연을 맡아 드라마를 이끌게 되면서 엄청난 부담과 책임감을 경험하게 되었는데요. 작품을 마치고 나서 '친구들은 다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어느 정도 위치에 올라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나에게는 프로의식이란 게 존재하긴 하는 건가. 데뷔하기 전까지 나름대로의 인생을 정말 열심히 살았던 사람인데 지금의 난 뭘 하고 있나'라는 자책이 들면서 완전히 새로운 태도로 연기에 임하게 되었습니다.
마음가짐을 바꾼 덕분인지 하석진은 김수현 작가의 눈에 들어 드라마 '무자식상팔자'와 '세번 결혼하는 여자'에 출연하면서 연기력까지 갖춘 배우로 한 단계 성장했습니다.
또 2014년 출연한 예능 '나혼자산다' 속 모습이 화제가 되면서 공대오빠의 예능 캐릭터까지 얻을 수 있었지요. 이후 2015년부터 출연 중인 예능 '문제적 남자'를 통해 지적이면서도 친근한 훈남의 이미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무려 6년 만에 '나혼산'에 재출연하면서 전과는 180도 달라진 분위기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날 방송에서 하석진은 "자취 8년 차 39살 미혼"으로 자신을 소개한 후 한강뷰의 아파트에서 일상을 시작했는데요. "열심히 일해서 업그레이드 좀 했다. 여기는 내 집"이라며 자가라는 사실을 밝혀 부러움을 샀습니다.
이에 함께 출연한 배우 김광규는 언제 구매했냐고 물었고 "3년 전"이라는 대답에 "많이 올랐겠다"라고 부러운 마음을 드러냈는데요. 실제로 하석진이 지난 2017년 매입한 해당 아파트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의 '청담자이'로 당시 평균 시세는 17억 정도였습니다. 그로부터 3년 후 최근 거래인 3월 거래가는 23억 9000만 원 선이고, 현재 매매 호가는 34억 원 선. 게다가 하석진의 집은 탑층으로 프리미엄이 붙은 상태이지요.
한편 하석진은 현재 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를 통해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어 가족들 앞에 7년 만에 나타난 '서진' 역을 맡아 아내와 동생 사이를 의심하면서 분노와 증오, 불안과 혼란의 감정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연기로 호평을 받고 있는데요.
6년 전의 반 전세에서 30억 원 상당의 자가를 가진 능력남으로 업그레이드된 하석진이 배우로서도 한층 성장한 모습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