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퇴근 벨소리가 공포였던 중학생, 지금은.......

"사람마다 할당된 불행과 행복의 총량이 있대요. 지금 불행을 다 몰아서 쓰는 거면 이젠 앞으로 행복만 남았네, 뭐"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불행 총량의 법칙'을 언급한 대사인데요. 어린 시절 폭력적인 아버지 때문에 고통받은 아이라면 이미 충분히 불행을 몰아서 쓴 셈 아닌가요?

폭력적인 아버지 때문에 중학생 시절부터 공황장애를 앓았다는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은 방송인 유재환입니다. 앞서 유재환은 한 다큐 프로에 출연해 아버지에 대한 질문에 "어떤 분인지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라며 고개를 저었는데요. 당시 "어머니가 피해자"라면서 다시 이야기하는 것조차 고통스러운 일이라던 유재환은 "최근 예능 프로 '신박한 정리'에 출연해 이에 대해 보다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았습니다.

이날 방송에서 유재환은 아버지에 대해 "솔직히 이야기하면 최악의 기억이다. 아버지라는 존재가 트라우마였다. 고통스럽고 괴로웠다. 폭력적인 행위들에 굉장히 괴로웠다"라며 가정폭력의 피해 경험을 고백했습니다. 이어 "처음으로 공황장애라는 것을 느낀 게 아버지가 일을 하고 들어오셔서 벨을 누를 때였다"라며 당시의 고통이 현재까지도 영향을 주고 있음을 전했는데요.

실제로 유재환은 중학교 무렵 갑자기 심장이 터질 것 같고 멎을 것 같은 기분과 함께 식은땀이 나는 상황을 겪었고,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불안과 공황장애 증상을 겪고 있습니다. "불안하지 않게, 한 번만 걱정 없이 하루만 살아보는 게 소원"이라고 말할 정도로 일상을 뒤흔드는 고통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지요.

어린 나이에 공황장애를 겪을 정도로 불행한 상황 속에서도 유재환은 성실한 학생이었습니다. 아버지 때문에 힘들어하는 어머니를 위한 효심이었던지 늘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는데, 중학교 때는 전교 5등 아래로 떨어지면 스스로 슬퍼서 울었을 정도였습니다.

이후 선원이었던 아버지가 가끔 들르던 집에 아예 오지 않기 시작하면서 고1부터 유재환은 어머니와 단둘이 살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대해 '신박한 정리'에 출연한 유재환의 어머니는 "애를 혼자 키워야 하니까 찜질방부터 식당까지 많은 장사를 했었다. 홀로 키워야 했기 때문에 장사에 매진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생계를 꾸리느라 살뜰히 돌봐주지 못한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에 유재환은 "어머니는 너무나 강철같은 존재이며 멋진 사람, 위인이다. 한 번도 아버지의 빈자리를 느껴본 적이 없다"면서 "노력이 재능이라면 천재이신 분이다"라고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실제로 유재환은 고등학교 때도 늘 성실한 태도로 임했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밝고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한 덕분에 '전교회장'으로 선출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피아노를 치고 노래를 부르면서 스스로 음악에 대한 흥미와 작곡 능력을 깨닫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음악을 하고 싶다는 꿈이 생겼는데요. 음악인으로서의 길에 대해 어머니가 반대하자 고3 중간고사 시험에서 백지 답안지를 제출해 내신을 포기하고 음악을 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유재환은 속상해하시는 어머니를 이기지 못해 인하대 법학과에 '리더십 전형'으로 합격해 법대생이 되었지요.

군 복무 이후 유재환은 다시 음악에 빠져들었고 2012년 오디션 프로 '슈퍼스타K'에 참가하기도 했습니다. 자작곡만으로 서울지역 예선 3차까지 진출한 유재환은 심사위원 이승철에게 "곡은 잘 쓰지만 공부에 집중하는 게 낫겠다"라는 혹평을 듣고 탈락했는데요. 그럼에도 꾸준히 음악 활동을 이어갔고 박명수가 함께 일할 작곡가를 구하다는 소식에 직접 국악과 EDM을 접목한 곡을 만들어 보내면서 본격 작곡 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실용음악과 교수 활동

당시 유재환은 서울호서예술실용전문학교 실용음악예술학부에서 시간강사로 일하면서 박명수의 지원 아래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이어갔습니다. 앞서 2008년 혼자 힘으로 싱글 앨범을 내기도 했지만 주목받지 못하던 무명가수에서 제대로 된 싱어송라이터로 거듭날 기회를 얻은 것이지요.

무한도전 출연 당시

하지만 원하는 목표에 한 걸음 다가갔다고 느꼈을 그 시기, 유재환에게는 새로운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바로 평생 고생만 하시던 어머니가 암 판정을 받은 것. 2013년 유재환의 어머니는 자궁내막암을 진단받고 힘든 투병을 시작했는데요. 다행히 어머니는 힘든 투병을 잘 이겨내셨고, 그러던 중 유재환은 2015년 박명수가 출연 중이던 예능 프로 '무한도전'에서 진행하는 가요제에 함께 참여하게 되면서 방송인이자 음악인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MBC 사람이좋다

같은 해 무려 7년 만에 내놓은 곡 '커피'가 음원차트 1위까지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던 유재환은 11월 공황장애를 이유로 방송활동을 중단하는 위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어린 시절 트라우마로부터 시작된 공황장애가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시기에 장애물로 찾아온 것인데요. 

다이어트 전후

다행히 유재환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심리적, 신체적 건강을 되찾기 위해 다이어트에 도전했고, 32kg 감량에 성공했습니다. 덕분에 건강과 자신감을 동시에 찾아 방송활동 역시 더욱 활발하게 이어나가고 있지요.

tvN 신박한정리

한편 다이어트를 시작할 당시 유재환의 목표는 체중감량에 성공해서 발라드 가수의 이미지를 만드는 것과 어머니께 건강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 두 가지였는데요. 어머니와 함께 예능 프로에 출연해 지난 상처를 솔직하게 털어놓는 모습이야말로 심리적으로 충분히 안정되고 건강하다는 방증 아닐까요?

어린 나이에 본인의 선택과 상관없이 찾아온 불행을 감수하느라 공황장애까지 앓게 된 유재환에게 앞으로는 행복의 총량이 몰려올 일만 남은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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