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밍아웃 화가의 동성애 커플 초상화 550억 원에 낙찰 : 데이비드 호크니

2019년 3월 6일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 '헨리 겔트잘러와 크리스토퍼 스콧(1969)'이 크리스티 경매에서 3천7백만 파운드(약 550억 3천만 원)에 낙찰되었습니다. 작품 속 헨리 겔트잘러는 화가인 데이비드 호크니의 베스트 프렌드로 크리스토퍼 스콧과 동성의 연인 관계였는데요. 데이비드 호크니 역시 커밍아웃한 동성애자로 동성애를 주제로 한 작품을 많이 그렸습니다. 성소수자이자 20세기 최고의 팝아트 화가인 데이비드 호크니에 대해 TIKITAKA와 함께 알아봅시다.

데이비드 호크니(1937)는 영국 요크셔 출신으로 현존하는 가장 유명한 화가입니다. 1961년 런던 왕립 미술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의 자유롭고 모험적인 분위기에 매료되어 캘리포니아로 이주했는데요. 로스앤젤레스에 자리를 잡고 30여 년간 작품 활동을 해 왔습니다. 그는 회화 외에도 사진, 판화, 무대미술, 의상, 디자인, 영화감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이기도 합니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아버지는 어린 시절 그에게 '남들이 너에 대해 어떻게 말하든지 신경 쓰지 마라.'라고 조언했다는데요. 호크니는 아버지의 조언에 따라 자신의 성 정체성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1964년 로스앤젤레스에 자리 잡으면서부터 자신의 작품에 동성애자로서의 정체성을 거리낌 없이 드러냈는데요. 당시 미술계 중심지였던 뉴욕에서 앤디 워홀이 자신의 성 정체성을 숨긴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지요.

데이비드 호크니의 대표작으로는 수영장 시리즈를 꼽을 수 있는데요. 실제로 2018년 11월 수영장 시리즈 중 하나인 '예술가의 초상(1972)'이 크리스티 경매에서 한화로 약 1,019억 원에 낙찰되며 생존 작가의 작품 중 최고액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해당 작품 속 빨간 재킷을 입은 남자는 호크니와 스승과 제자로 만나 연인 관계로 발전한 11살 연하의 동성 애인 피터 슐레진져인데요. 호크니는 피터 슐레진져를 뮤즈로 삼아 작품 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예술가의 초상'이 발표되기 1년 전 결별하게 되었지요.

a bigger splash(1967)

Portrait of Artist(1972)

실연의 아픔으로 힘들어하던 호크니는 미술비평가이자 큐레이터인 헨리 겔트잘러를 만나 안정을 찾았는데요. 호크니는 헨리 겔트잘러에 대해 '그는 매우 재미있고 매우 영리했으며 우리는 같은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도 비슷하다고 생각했다.'라고 표현했습니다. 호크니는 평소 자신의 게이 친구들을 그리기를 좋아했는데 이번에 낙찰된 이중 초상화 속 인물 역시 자신의 베스트 프렌드인 헨리 겔트잘러와 그의 동성 애인입니다. 작품 속에서 헬리 겔트잘러는 캐주얼하면서도 스스럼없이 앉아 작품을 보는 이와 시선을 마주하는 한편, 그의 애인은 소파 옆에 서서 애인을 지긋이 응시하는데요. 동성애에 대한 미묘한 접근이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Henry Geldzahler and Christopher Scott(1937)

호크니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1999년을 기점으로 다시 고향인 요크셔로 돌아가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호크니는 평생 동안 그림에 대한 끝없는 탐구와 회화 매체의 실험을 이어온 화가인데요.  한때 사진 콜라주, 컴퓨터 드로잉 작업을 한 그는 2009년부터는 아이폰, 2010년부터는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고 있기도 합니다. 한편 그가 지내는 고향 마을의 솔트 밀에서는 '데이비드 호크니 : 봄의 도착展'이 열리고 있습니다. 전시는 호크니의 83세 생일인 2020년 5월 6일까지 계속될 예정입니다.

a bigger pi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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