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놈은 된다더니" 군대 가서 회장님 인맥 쌓았다는 포병장교

우리나라 남성들에게 '병역의무'는 인생의 커다란 숙제입니다. 과거에 비하면 군 장병들의 인권이나 복지 문제가 많이 해결되었다고 하지만 "군대가 편하다"라는 말은 그야말로 어불성설. 특히 취업이 힘든 요즘 같은 시기에 한창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해야 하는 시간을 쪼개 1년 넘게 사회와 단절되는 경험은 참 아까운 시간이지요.

이런 와중에 "될놈은 된다"라고 했던가요? 군 복무 시기가 오히려 인생의 기회이자 전환점이 되었다는 이가 있습니다. 심지어 군대에서 만난 선임이 기업 회장님이었다는 놀라운 행운의 주인공을 만나볼까요?


사업가 꿈꿨지만

연세대 사회복지학 전공?

군 복무가 전화위복이 되었다는 주인공은 바로 요식업계 대부이자 성공한 사업가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입니다. 백 대표는 학창 시절부터 막연히 사업가의 꿈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고등학교도 졸업하기 전 친구 형이 하는 중고차 장사를 따라가서 소위 '삐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단 40분 만에 첫 차를 팔 정도로 타고난 사업가의 기질을 발휘하곤 했지요.

다만 충남교육감 출신인 백종원의 아버지는 아들 역시 자신과 같이 교육자의 길을 걷길 원했고 때문에 대학입시 당시 전공선택을 두고 크게 갈등하던 부자는 '사회복지학과'라는 새로운 타협점을 냈습니다. 결국 아버지의 입김으로 연세대 사회사업학과의 상담심리를 전공하게 된 백종원은 학교 수업보다는 낚시와 아르바이트에 빠졌지요.


대학교 때 인수한 치킨집

15억 대박

실제로 대학교 1학년 때 백종원은 압구정에 위치한 한 치킨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요. 할머니가 주인이었던 이 업체는 배달을 하지 않는 상황이었고 백종원은 할머니를 설득해서 배달을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백종원은 직접 수기로 작성한 전단지를 인근 아파트에 돌리면서 홍보했고 그 결과 치킨집은 대박이 났습니다.

하지만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주인 할머니가 몸이 편찮으셔서 가게를 내놓는 상황이 되었고, 가까이서 백종원의 사업 수완과 열정을 지켜본 할머니는 백종원에게 "벌어서 갚으라"라며 가게 인수를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겁 없던 아르바이트생 백종원은 실제로 해당 치킨집을 인수해 1년도 채 되지 않아 인수 자금을 모두 갚았고 이후 3개 가게를 운영하면서 15억 원 이상 자산을 형성했습니다.

이후 백종원은 사업가로서 자신감을 얻은 김에 나이트클럽을 인수하려고 나서기도 했는데요. 부모님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었고 반강제로 입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뛰고 운동하는 게 싫어서

식당에 기웃거리던 포병장교

포병장교로 입대한 백종원은 뛰고 운동하는 걸 워낙 싫어하는 성향이라 군 생활이 고역이었습니다. 게다가 입대 후 자신이 운영하던 가게는 사업이 꼬여 모두 헐값에 처분했고 사업을 하면서 모았던 10억 넘는 자산 역시 주식에 투자했다가 대부분 잃은 상황이었지요.

되는 일 없이 꼬이기만 하던 그때 백종원이 복무하던 부대에는 입맛이 까다로운 장군 한 명이 들어와 부대 분위기 역시 안 좋은 상황이었습니다. 음식이 맛없다며 자주 화를 내는 해당 장군의 비위를 맞추느라 다들 골치가 아파 예민했기 때문이지요.

당시 백종원은 자신 역시 간부 식당에서 제공되는 음식에 불만이 있던 차에 취사 담당 선임하사와 은근슬쩍 보직을 바꿔서 간부식당 관리를 맡기 시작했습니다. 운동과 훈련이 싫었던 장교 백종원이 잔머리를 쓴 것인데요. 하지만 간부식당 관리 역시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취사병들은 요리에 대해 전혀 모르는 백종원을 무시했고 이에 백종원은 보름 동안 하루 4~5시간씩 칼질을 연습한 끝에 무생채 써는 모습을 보이며 기선을 제압했습니다.

벼락치기 실력이지만 밤샘 공부로 레시피를 익히는 열정 덕분에 취사병들의 인정을 받은 백종원. 하지만 장교가 식당을 담당하는 일이 일반적이지 않다 보니 "장교가 쪽팔리게 무슨 짓이냐"라는 욕을 먹기도 했습니다. 결국 장군에게까지 불려가 보직을 임의로 바꾼 것에 대해 크게 혼났지요. 이때 백종원은 "평시에는 간부도 사기가 중요하다"라며 좋은 음식이 전투력 상승에 도움이 된다고 해명했는데요.


취사병으로 일하며 맛본

'사업의 맛'

이후 백종원은 비가 오면 싼값에 나오는 배추를 대량으로 구입해 목욕탕에서 염장하는 등 원재료 값을 아껴 보다 풍부한 식재료로 다양한 음식을 내놓았습니다. 또 군대에서 가장 인기 없는 메뉴로 손꼽히는 된장찌개와 김치찌개는 큰 솥에 끓이는 대신 1인용 뚝배기에 조리해서 간부식당 최애 메뉴로 등극시켰지요.

덕분에 백종원의 보직에 불만을 가지던 선배 장교들의 마음까지 돌려놨다는 백종원. 그는 당시에 대해 "거기서 정말 많이 배웠다. 너무 재미있었다. 마지막 1년은 외박도 안 나가고, 휴가도 안 나갔다. 재밌으니까"라고 회상했습니다. 그리고 입맛 까다롭기로 유명했던 장교는 제대를 앞둔 백종원에게 "1년만 더 하고 가라"라고 농담을 던질 정도였지요.

요리 실력은 물론 재료 사입에 대한 원리까지 요식업의 기본을 익히기 된 군 시절이 백종원에게는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이 된 셈인데요. 이전까지만 해도 사업가가 되겠다는 막역한 목표만 있었지 요리와 요식업이라는 재능을 찾게 된 것은 순전히 군 시절 간부식당에서의 경험 덕분입니다.


될놈될

군대선임이 "회장님"

그리고 최근 백종원에게 군 복무가 보석 같은 시간이었다는 또 한 가지 재밌는 증거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군대에서 만난 특별한 인연 덕분인데요. 최근 방송된 예능 프로에서 백종원은 완도지역 특산물인 다시마의 2년 치 재고 2000톤을 안고 있는 농어민을 돕기 위해 나섰습니다.

해당 방송에서 백종원은 자신의 군대 선임인 한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라면에 다시마를 넣은 게 훨씬 맛있다"라며 "다시마 어가가 어려운데 라면에 다시마를 넣으면 안 되냐"라고 부탁했지요. 이에 수화기 너머 지인은 "지금 우리 라면에 다시마 넣는 거 있는데, 두 장 정도 넣으면 훨씬 깊은 맛이 날 것"이라며 "두 장 넣어보겠다. 많이 팔리면 우리도 좋은 거 아니냐. 다시마를 그냥 팔기도 하니까 열심히 팔아 보겠다"라며 다시마 플렉스를 선보였습니다.

백종원의 전화 한 통에 다시마 재고를 해결해 준 이는 다름 아닌 오뚜기 그룹 함영준 회장입니다. 통화를 마친 백종원이 함 회장과 군대 선후배 사이라는 사실을 밝히자 김희철은 "역시 될 사람들은 군대에서도 그런 선배를 만난다"라며 솔직한 반응을 보여 웃음을 주기도 했는데요.

군대에서 회장님 인맥을 쌓은 것은 엄청난 행운으로 보이지만 사실 스쳐 지나갈 수도 있는 인연을 돈독한 관계로 만들기까지 백종원의 능력이 발휘된 것이겠지요. 좋은 사람 곁에는 좋은 사람이, 능력 있는 사람 곁에는 능력 있는 사람이 함께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이치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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