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복수하려고 명품 산다? 에르메스 재개장 하루 만에 32억 매출

코로나19의 발원지 중국이 코로나와의 싸움을 자체적으로 중단한 듯 보입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여전히 확산세를 이어가고 있는 코로나의 여파는 일본에서도 여전히 기승을 부리며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데요. 이런 와중에 중국은 이동 제한 조치를 해제하고 소비 회복을 위해 각종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무료 개방한 관광지에는 하루 2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몰렸고 남서부 구이린시 시장 등 전통시장에서는 박쥐와 전갈, 천산갑 등의 판매가 재개되어 충격을 주기도 했지요. 또 봉쇄 조치가 풀리면서 외식업체를 비롯한 각종 상업시설의 영업 역시 재개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문을 열자마자 매장 앞에 줄을 선 소비자들 덕분에 하루 매출이 수십억 단위라는 곳은 바로 명품 브랜드 매장입니다. 지난 11일 광저우 타이구이후이몰의 에르메스 매장은 두 달간 폐쇄 후 처음으로 재개장했고, 이날 하루 매출은 무려 32억 원을 넘어서며 중국 에르메스 매장의 1일 최고 판매액을 경신했습니다.   

이날 해당 매장에서는 다이아몬드가 박힌 수억 원대의 희귀 가죽 가방까지 팔렸고,  VIP 고객 중에는 500만 위안, 한화로 약 8억 원어치 명품을 단번에 구매하는 이도 있을 정도였지요. 실제로 중국 현지의 SNS에는 "1백 위안(1억 7천만 원) 정도 썼다", "이번에 옷 스무 벌 샀다"라는 등의 글과 함께 쇼핑을 인증한 사진들이 속속 게재되고 있습니다.

앞서 2월 말에도 항저우의 유명 쇼핑몰인 항저우다샤거우청에서 하루 판매액이 1100위안, 한화로 약 19억 원에 달하는 사실이 전해지며 놀라움을 안긴 바 있는데요. 3월 말부터는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우한에서도 프라다, 버버리, 루이비통 매장이 영업을 개시해 방문객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은 전 세계 명품 시장의 35%의 비중을 차지하는데다 명품시장 연간 성장률의 90% 이상을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될 정도로 평소에도 명품계의 큰손으로 불립니다. 게다가 코로나19의 여파로 오랜 시간 참아왔던 소비활동에 대한 보상심리가 작용해 더 과감한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인데요. 돈을 쓰지 못해 답답했던 부자들이 재개장한 명품 매장에서 물 만난 고기가 된 셈이지요.

덕분에 일부 명품 브랜드의 매출은 이달 들어 50% 이상 수직 상승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플러스로 전환될 조짐이 보입니다. 이러한 소비 경향을 두고 '보복소비'라는 용어로 설명하기도 하는데요. 보복소비란 질병이나 재난 등 외부요인으로 억눌러 왔던 소비를 이후 한번에 분출하는 현상으로,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보복소비의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봄 정기 세일 행사를 진행 중인 여러 백화점에는 코로나 사태가 실감 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습니다. 실제로 3~7일 열린 롯데백화점 봄 정기 세일 행사에서는 명품시계와 보석 매출이 작년 봄 행사보다 무려 27.4%나 늘었습니다.

총선일인 15일에는 오랜만에 투표를 위해 외출한 사람들이 한강공원에 몰리면서 편의점 매출이 3배 이상 늘었습니다. 이날 GS25의 한강공원 점포 10곳의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3.4배 늘었고, 그중에서도 돗자리 매출은 31배, 얼음컵은 27배, 맥주 16배 뛰었습니다. 이에 대해 GS25 관계자는 "나들이 나온 사람 수는 예년과 비슷한데, 1인당 구매액이 더 많았다"라고 전했지요. 이어 18일에는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의 애플스토어가 코로나 사태로 닫았던 문을 35일 만에 다시 열면서 방문객들이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습니다.

중국을 중심으로 시작된 보복소비의 경향이 실제 매출 상승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세계 최대 화장품 기업 로레알의 지난 1분기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 늘었습니다. 코로나19로 감소했던 1, 2월 매출은 3월 들어 단번에 만회했기 때문이지요. 덕분에 중국 소비 관련 주식 역시 반등하고 있는데요.

17일 기준 루이비통, 디올, 펜디 등이 속한 루이비통모에헤네시의 주가는 지난달 저점보다 24.3% 상승했고 에르메스는 30.44% 올랐습니다. LG생활건강 역시 이달 들어 12.6% 상승했고 신라면세점이 속한 호텔신라도 12.6% 상승했지요. 때문에 이 같은 소비 흐름이 중국 외 다름 나라로도 확산된다면 경제 회복에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겠느냐라는 긍정적 전망이 하는 이들도 있지요.

다만 보복소비의 경향이 명품 브랜드를 비롯해 가구와 화장품 등 생필품이 아닌 고가 제품을 중심으로 나타나다 보니 식당 등 영세업자들의 어려움은 여전합니다. 또 보복소비를 위해 몰린 인파로 인해 사그라들던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하는 2차 팬데믹이 온다면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위험성도 존재하는데요. 무엇보다 이 같은 보복소비의 경향은 중산층의 '반짝소비'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 세계적인 경제 위기를 위한 해결책으로 보기는 어렵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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