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따님과 경호원의 운명적인 사랑이 1조 2000억 원짜리 이혼소송이 되기까지

동화 속 마지막 구절 Happy ever after은 현실에서 불가능한 이야기일까요? 동화보다 더 동화 같은 러브스토리로 화제가 된 재벌가 자제와 경호원의 사랑이 결국 파경으로 끝맺었습니다. 삼성그룹 이건희 전 회장의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임우재 전 삼성전기 상임고문 사이 5년 3개월간의 이혼 분쟁이 막을 내린 것이지요.


경호원에서 결혼까지
회장님 명령이었다

이부진 사장과 임우재 전 고문은 지난 1999년 8월 재벌가 자녀와 평사원의 만남으로 이슈를 모으며 결혼에 골인했는데요. 당시 삼성 측은 임우재가 삼성물산 전산실에 근무하면서 봉사활동을 하다 이부진과 만났다고 설명했지만 이혼 후 임우재의 인터뷰에 따르면 임우재는 이부진의 경호원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건희 회장의 경호원으로 일하다 이부진 사장 경호를 맡게 되었고, 이부진이 몸이 약해 경호원인 임우재에게 많이 의지하면서 두 사람은 급격히 가까워진 것이지요.

다만 워낙 집안 배경의 차이가 크다 보니 임우재는 결혼만큼은 자신이 없었고 이부진 쪽에서 먼저 결혼하자고 제안했을 때 "이러시면 안 됩니다"라고 단호히 거절했다고 하는데요. 이건희 당시 회장이 직접 결혼하라고 제안해 회장님께 감히 "안됩니다"라고 말할 수 없었던 탓에 부담스럽지만 결혼을 받아들이게 되었다고 밝혔지요.

이부진과의 결혼 후 임우재는 유학 후 삼성전자 미주본사 전략팀을 거쳐 2005년 삼성전기 상무보로, 2009년에는 전무, 2011년 부사장까지 빠르게 승진했는데요. 삼성가의 일원으로 자리 잡는 듯했으나 2014년 10월 이부진이 돌연 이혼조정과 친권자 지정 신청을 법원에 내면서 파경을 맞게 되었습니다.


남성판 신데렐라인 줄 알았는데
생지옥 같았다

사실 임우재와 이부진은 지난 2007년부터 별거에 들어간 사이였는데요. 한국의 로열패밀리나 다름없는 삼성가에 입성하면서 '남성판 신데렐라'로 보였던 임우재는 자신의 결혼생활에 대해 의외로 "생지옥과 같았다"라는 소회를 밝혔습니다.

결혼 직후 영어를 전혀 못하는 상황에서 "미국으로 유학을 가라"라는 장인어른의 말 한마디에 유학 준비를 할 수밖에 없었고, 유학 준비 중에 너무 힘들어서 자살 기도를 할 정도였다고 하는데요. 임우재는 당시에 대해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기도했던 호텔까지 찾아온 아내 이부진과 부둥켜안고 펑펑 울었다"라고 밝혔지요.

특히 이혼소송 중이던 2016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임우재는 "자신의 아들이 어렵게 느껴진다"라고 밝혀 충격을 주기도 했는데요. 아들이기 전에 이건희 회장님의 손자이기에, 아들이 어려웠다는 것입니다. 해당 인터뷰에서 임우재는 자신의 부모님이 2015년 3월 법원의 면접교섭 사전처분 판결을 받고 나서야 손자의 얼굴을 처음으로 봤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이전에는 친할머니와 친할아버지가 10년 가까이 손자를 만날 수 없었고, 이혼소송 중에는 휴대전화조차 없는 아들에게 연락할 길이 없어 아버지인 자신도 아들과 소통이 어려웠다고 호소했지요.


아내 명의 휴대폰으로

고 장자연과 35차례 통화


2014년 이부진 측이 이혼조정 신청을 진행하면서 시작된 두 사람의 이혼 분쟁은 두 차례 조정이 합의에 이르지 못해 결국 소송으로 이어졌는데요. 2017년 1심 결과 법원은 두 사람의 이혼과 함께 자녀의 친권자 및 양육자로 이부진을 지정했고, 임우재가 해당 판결에 항소하면서 2심 재판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던 중 고 장자연 씨 사건을 재조사하는 대검찰청 진상 조사단에서 장 씨 휴대전화의 디지털 포렌식 분석 결과를 내놓으면서 임우재의 결혼생활에 새로운 의문점이 제기되었지요. 당시 보도에 따르면 해당 자료에서 지난 2008년 '임우재'라는 이름의 통화내역을 확인했고, 명의자를 조사한 결과 당시 임우재의 부인이었던 이부진 사장 명의였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 고 장자연 씨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임우재'라는 인물은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이 맞는 것으로 알려졌지요. 다만 이 같은 통화내역이 35차례나 존재하는데도 당시 경찰과 검찰이 임우재를 단 한차례도 조사하지 않은 배경이 문제로 제기되었는데요. 이에 대해 임우재 측은 모임을 통해 만나 고 장자연과 본 적은 있지만 친분이 있는 사이는 아니라고 전했습니다.


1조 2000억 원 요구했지만
141억 원으로 끝났다

5년 여간 진행된 이혼 분쟁에서 임우재 측은 이부진의 전체 재산이 2조 5천억 원대 규모라고 주장하며 절반가량인 1조 2천억 원대의 재산분할을 요구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1심에 이어 진행된 2심 결과에서도 재판부는 "두 사람은 이혼하고 재산분할을 위해 임 전 고문에게 141억여 원을 지급하라"라고 판결했는데요. 더불어 자녀의 친권 및 양육권은 1심과 같이 이 사장에게 주되, 임 전 고문의 자녀 면접 교섭 기회를 월 1회에서 2회로 늘렸지요.

1조 원이 넘는 재산 분할을 요구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임우재 측은 사실상 패소한 것에 가까운데요. 실제로 2심 결과에 대해 이부진 측은 "예상한 결과"라며 "제일 중요한 이혼 및 친권, 양육에 대한 판결은 1심과 동일하게 나왔다"라고 재판부에 감사를 표한 반면 임우재 측은 판결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혼 분쟁 시작 5년 3개월 만인 2020년 1월 대법원이 이부진 측이 낸 이혼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하면서 길었던 싸움이 끝났습니다. 경호원과 운명 같은 사랑에 빠진 재벌가 공주님에게도, 결혼으로 재벌가에 입성한 남자 신데렐라에게도 Happy ever after은 이루어지지 않은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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