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입시전쟁은 여전하고 취업난으로 인해 공시생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스타강사들이 큰 인기를 끌게 되었는데요. 단기간에 시험 성적을 올려주는데 목표를 두고 강의하다 보니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인기일 수밖에 없고 소위 쪽집게 강사로 알려진 인기 강사들의 경우 억대 연봉을 받기도 하지요.
억대 연봉을 받고 수업을 진행하는 이들에게 '선생님' 혹은 '스승'이라는 정체성을 부여해도 되는 걸까요? 실제로 초중등 교사로 재직 중인 교육공무원들의 경우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 성실의 의무 및 품위 유지 의무에 대한 조항이 있습니다. 또 굳이 법령을 제시하지 않더라도 사회에서 요구하는 교사에 대한 도덕적 기준은 매우 높은 편이지요.
반면 학원가에 있는 강사들의 경우 공무원법을 적용받지 않을뿐더러 수강생들에게 성적 향상을 위한 지식 전달만 할 뿐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힘쓸 의무를 요구받지는 않는데요. 그래서일까요? 최근 의무는 적고 혜택은 많은 스타강사들의 일탈이 논란으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용접공 비하는 아무것도 아니다
여학생에게 창녀 발언까지
스타강사 주예지의 용접공 비하 논란은 후폭풍이 거셉니다. 1993년생인 주예지는 중앙대 수학과 졸업 후 수학강사로 일하면서 트와이스 채영을 닮은 미모로 주목받기 시작해 현재 스카이에듀에서 인기 강사로 불리고 있는데요. 지성과 미모를 갖춘 스타강사의 이미지를 한순간에 날려버린 사건이 터진 것이지요. 주예지는 지난 13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 도중 "수학 가형 7등급 맞았다는 건 3점짜리도 틀렸다는 거지. 안 한 거지. 그렇게 할 거면 용접 배워 가지고 저기 호주 가야 돼. 돈 많이 줘."라고 답했습니다. 발언 당시에 실시간 댓글로 '용접공 비하발언이 아니냐'라는 지적이 나오자 주예지는 "더워서 헛소리를 하고 있다"라며 대수롭지 않게 상황을 넘겼는데요.
이후 해당 발언은 용접공과 기술직 노동자들에 대한 비하발언으로 지적되며 대중들의 공분을 불러일으켰고, 대한용접협회 역시 공식 사과를 요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주예지는 사과영상을 통해 "경솔했다. 앞으로 말 한마디에 신중하겠다"라며 고개를 숙였는데요. 이로 인해 주예지는 SBS라디오 '배성재의 텐' 출연이 취소되었고 강사로 소속된 스카이에튜 측에서도 거취를 논의 중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강사들의 이 같은 비하 발언이나 혐오 표현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닙니다. 공무원 시험의 영어 강사인 심우철은 지난 2018년 강의 도중 "열심히 살았으면 어디 대기업에 취직했을 것이다. 열심히 살았으면 여기 없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발언해 공시생 비하 논란에 휘말렸고, 그보다 앞서 2013년에는 메가스터디 손주은 회장이 한 강의에서 "과거 가르치던 여학생에게 '너 이렇게 계속 살면 너는 인생이 창녀보다 못해질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사실 그럴 가능성이 있는 애들이 이 안에 여러 명 있다"라고 발언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한 달에 7천만 원 벌어 페라리 몰면서
성폭행에 불법촬영까지
수강생들에게 영향력이 높은 스타강사들의 발언이 논란이 될 수 있다면 그들의 범법행위는 보다 심각한 문제입니다. 지난해 12월 대구의 한 스타강사는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수십 명의 여성과 성관계한 모습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기소되어 충격을 주었는데요. 해당 강사는 대구의 명문학군으로 불리는 수성구의 한 학원에서 강사로 지내며 월 7천만 원 이상의 수입을 올렸고, 수성구 소재의 고급 아파트에 혼자 거주하면서 페라리를 타고 나가 여성들을 유혹한 뒤 성관계를 가지고 이 장면을 자택에 몰래 설치한 카메라로 불법 촬영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해당 강사의 개인 컴퓨터에 저장된 불법 영상은 무려 900GB였고 영상에 등장하는 여성 중 얼굴이 확인된 피해자만 30명 이상이었는데요. 이에 대해 대구지법은 해당 강사에게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더불어 해당 강사는 준강간 혐의로도 기소되어 징역 3년을 선고받았는데요. 술에 취해 항거불능 상태의 여성을 성폭행하고 그 장면을 촬영한 혐의로 구속 기소되었으며, 당시 현장에 함께 있으면서 말리거나 신고하지 않고 이를 지켜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동료 강사 역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되었습니다.
폭행 혐의로 재판받으면서도
경찰 준비생 강의 복귀한다
성범죄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대구 스타강사의 경우 아동과 청소년 관련 시설 취업제한 명령도 함께 받았는데요. 앞서 폭행 혐의로 재판 중인 노량진의 스타강사는 재판 결과가 나오기도 이전에 강단 복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경찰공무원 준비생들 사이에서 인기 강사로 불리는 김 씨는 지난해 8월 자신의 조교였던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이후 12월 검찰에 송치되었는데요. 김 씨는 2017년 4월경 피해자에게 전화해 "이 XX가 사람을 우습게 보네, 내가 상사로 보이지 않냐"라고 화를 낸 뒤 집으로 찾아가 피해자를 자신의 차에 태우고 폭언하며 구타했고 이를 목격한 동네 주민이 경찰에 참고인 진술을 했습니다.
이어 2018년 2월과 6월에도 자신의 차와 집 등에서 피해자를 수차례 주목으로 때리면서 자신에게 사과할 것을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김 씨는 폭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상습폭행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지난해 3월 유튜브로 복귀해 온라인 강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폭행 혐의로 재판 중인 강사가 유튜브를 통해 강의를 재개하자 일각에서는 "폭행 범죄자가 경찰 준비생을 가르친다"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지적과 달리 김 씨는 노량진으로 다시 복귀할 예정입니다. 김 씨와 계약을 맺은 학원 관계자는 "계약 과정에서 재판이나 수사상황 등 현 상황에 대한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다"면서 "김 씨의 강의를 원하는 학생들의 요구만을 반영했다"라고 전했는데요. 김 씨 역시 자신이 운영 중인 온라인 카페를 통해 "노량진의 A경찰학원에서 강의를 하기로 결정했다"라며 자신의 복귀소식을 알렸습니다.
학원가 강사들에게 교직에 있는 교육공무원들과 같은 도덕적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인기가 많은 스타강사일수록 수강생들에게 큰 영향력을 끼치는 것만은 사실인데요.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가진 만큼 보다 긍정적이고 의미 있는 행보로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면 실력과 더불어 금상첨화가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