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가의 대세로 불리는 장성규는 지난 3월 JTBC를 퇴사한 이후 유튜브채널 '워크맨'을 통해 프리랜서 방송인으로서의 입지를 다질 수 있었는데요. 가장 핫한 채널로 꼽히는 워크맨의 영상 가운데서도 에버랜드 편은 올해 공개한 국내 유튜브 동영상 가운데 조회 수 2위를 차지하며 엄청난 파급력을 자랑했지요.
한편 해당 동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이슈가 된 또 한 명의 인물이 있는데요. 장성규 못지않은 저세상 텐션으로 화제가 된 윤주현입니다. 워크맨 촬영 당시 에버랜드의 계약직 직원으로 일하며 장성규의 사수로 등장한 윤주현은 해당 영상이 나간 후 광고를 촬영하고 드라마에 출연하기도 했지요.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쭈꾸미를 자처하고 있는 윤쭈꾸 윤주현을 만나보았습니다.
▷ 어린 시절부터 끼가 많은 아이였나
▶ 학창시절에도 지금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 하진 않았던 것 같다. 완전 노는 걸 좋아하고 반 분위기를 띄우기 좋아하는 아이였다. 당연히 축제나 행사 때 가장 먼저 나서서 참여하는 학생이었다. 수업 시간에는 좀 졸았을지언정 행사에는 1순위 참가자였기 때문에 매년 담임선생님들도 합창 대회나 체육대회 등 행사가 있을 때마다 나를 활용하셨다.
▷ 연극영화과를 전공했는데 배우의 꿈을 가졌나
▶ 배우의 꿈을 가지고 연극영화과를 진학했다기보다는 어렸을 때부터 꿈이 mc였다. 그래서 입시를 준비할 때 MC의 꿈을 이루기에 도움이 되는 학과를 고민했고 연기공부가 진행자로서의 역량강화에 도움이 될 듯해서 진학을 결심했다. 실제로 대학 재학 중에 좋은 기회들로 진행을 맡은 적도 있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물론 연극공연에도 자주 참여했는데 주로 주인공이 아닌 조연 역할이었지만 함께 공연을 완성하는 기쁨을 맛보는 것이 재미있었다.
▷ 여러 아르바이트 중 과일장사를 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 과일장사는 정말 우연한 기회에 경험하게 되었다. 친구와 함께 마트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친구는 청과코너, 나는 공산품 코너였다. 사실 처음에는 마트에서 알려준 대로 따라 하기 바빴는데 청과를 담당하던 친구가 알바를 못 나온 날 대타로 청과코너를 맡으면서 특별한 기회를 맞게 되었다. 청과코너의 특성상 큰소리로 멘트를 하고 손님을 모으는 역할을 주도했는데 재밌는 멘트로 사람들을 모으고 소통하는 방식이 재미있었다. 사장님 역시 내 재능을 알아보고 청과코너를 맡겨주었고 장 보러 온 어머니나 할머니들 중에는 과일을 사는 게 아닌 내 멘트와 쇼맨십을 보려고 몰려든 이들도 있었다. 덕분에 내게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마트에서는 아침에 가지고 온 복숭아를 2,3시쯤 다 팔아서 한 번 더 물건을 가지고 올 정도로 매출에도 도움이 되었으니 서로 윈윈한 경험이었다.
▷ 에버랜드 캐스트로 일하던 당시 화제가 많이 되었다. 당시 일하는 모습을 보면 주어진 업무를 한다기보다 주체적으로 일하는 느낌이다. 알바생 입장에서 즐겁고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다면
▶ 일단 나는 사람들 앞에 나서서 이야기하기를 즐기고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한다.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일에 접목시키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 자신도 일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보는 사람 역시 편안해하는 듯하다. 더불어 내가 꿈꾸는 MC 활동과 일맥상통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일 자체에 대한 애정이 크다. 물론 돈을 벌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내가 원하는 진행자 업무의 일환이고 내 꿈을 이루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감사한 마음이 든다.
▷ 과일장사부터 놀이공원 캐스트까지 꿈을 위해 나아가는 과정인데,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 어려움은 없었나
▶ 일단 경제적으로는 별로 부담이 없었다. 집이 잘 사는 것도 아니고 월급이 많은 편도 아니지만 과일장사부터 놀이공원 캐스트까지 이제껏 해온 일들은 모두 아침 일찍 일어나서 밤늦게까지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딱히 소비를 할 시간이 없었다.
심적인 어려움도 사실 없었던 것 같다. 미래에 대한 걱정을 정말 많이 하는 타입이긴 하지만 과일장사를 할 때는 평생 과일장사를 하며 지낼 줄 알았고 놀이동산에서 일할 때는 놀이동산 직원으로 지원할 마음도 있었다. 그래서 매번 일을 할 때마다 재미를 붙였는데 환경에 따라 상황에 따라 제가 또 다른 것들을 도전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힘든 적은 있었지만 심적으로 고통스러웠던 기억은 없다.
▷ 워크맨에 출연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주변 반응은 어땠나
▶ 사실 촬영 전에 '워크맨'을 접한 적이 없어서 그렇게 큰 화제를 몰고 올지 몰랐다. 촬영 직후 여자친구에게 가장 먼저 이야기했는데 재밌는 경험을 했다는 점에서 함께 즐거워해줬다. 그리고 영상이 공개된 이후에는 손님들 가운데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신기했다. 다만 인기를 끌었다는 표현은 과분하고 나에 대해 궁금해해주시는 분들이 늘어나서 감사한 마음이다.
▷ 워크맨 촬영 중 장성규가 연락처를 물어봤다. 이후 연락을 주고받고 있나
▶ 주변에서도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이다. 실제로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지금은 좋은 일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감사하다고 연락을 드리고 진행자로서 고민이나 궁금증이 생겼을 때 연락을 드리기도 한다. 사실 성규 형 덕분에 많은 분들에게 나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더불어 MC로서 장성규는 상황에 따라 팔색조 매력을 겸비한 사람이라고 느껴 매번 감탄하게 된다. 나 역시 다양한 무대를 아우를 수 있는 MC가 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성규 형은 내게 정말 좋은 형이면서 멘토이면서 선생님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 워크맨 출연 이후, CF촬영부터 웹드라마 출연까지 다양한 분야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데 기분이 어떤가? 혹시 연예인병을 걸리지 않았는지
▶ 다행히 연예인 병은 걸리지 않았다. 다만 주변에서 워낙 이야기를 많이 한다. 오랜만에 연락을 주는 지인들도 많고 영상통화도 많이 와서 '화제가 되었구나' 느끼긴 한다. 주변 지인들 중에는 오랜만에 만나는 선, 후배나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내 이야기로 시작한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기분이 좋으면서도 한편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CF 촬영부터 웹드라마 출연 같은 경우는 내가 잘해서라기보다는 운이 정말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참여를 하게 되었을 때 다른 분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조심스럽게 임하는 편이다.
▷ 오랜 시간 MC를 꿈꾸며 아르바이트를 해온 시간을 보며 부모님께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드셨을 수도 있을 듯하다. 꿈을 반대하시지는 않았는지
▶ 감사하게도 부모님이 내 꿈에 대해 반대하신 적이 없다. 항상 응원하고 조언해 주시는 편이다. 아르바이트를 할 때도 직종을 바꿀 때마다 응원을 아끼지 않았고 "젊을 때 하고 싶은 일 다 해봐라"라고 말씀하셨다. 최근 활동이 왕성해진 것에 대해서도 크게 반응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전과 다름없이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고 계신다.
▷ 진행자로서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꼽자면
▶ 진행자로서 가장 큰 장점은 일단 처음 보신 분들도 어려움 없이 다가오실 수 있는 편한 형, 동생의 이미지라는 점이다. 더불어 평소 임기응변이 좋은 편인데 MC로서는 순발력으로 발휘될 수 있더라. 다만 영어가 부족하다 보니 외국인 관객들이나 손님들에게 적절한 반응을 못하는 게 아쉬울 때가 있었다. 영어실력은 진행자로서 내가 채워야 할 숙제가 아닌가 싶다.
▷ 최근 서울랜드에서 일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일을 맡게 되었나
▶ 에버랜드에서처럼 똑같이 어트랙션 운영을 맡게 되었다. 일을 시작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쭈꾸미 윤주현'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는 분들 가운데 많은 분들이 놀이동산에서 일하는 모습을 좋아하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많이 궁금해하시는 것 같아서다. 그래서 놀이동산 일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고 보다 창의적인 방식으로 일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서울랜드에서 진행자로서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도 주기로 해서 기대를 가지고 준비 중이다.
▷ 본인처럼 취업을 준비 중인 청년들에게 함께 힘내자는 의미에서 해줄 수 있는 조언이 있다면
▶ 내 경우에는 일단 뭐든지 시작하고 그다음에 고민하는 게 마음이 편하더라. "여러분 고민할 시간이 없습니다. 여러분은 성장할 준비가 되어 있고 세상에는 크고 작은 경험치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여러분이 경험한 일들 중에서 중요하지 않은 일들이 하나도 없기에 자신감을 가지고 뭐든지 시작하시면 됩니다. 우선 시작하세요!"
▷ 앞으로의 목표는
▶ 우선은 쭈꾸미 윤주현에게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을 위해 보다 재밌는 콘텐츠 만들어내는 크리에이터가 되려고 노력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MC라는 꿈을 위해 열심히 달려갈 예정이다.
윤주현은 인터뷰 가운데 "장성규를 능가하는 저 세상텐션으로 유명하다"라는 표현이 나오자 본인은 저세상 텐션이 확실하지만 '장성규를 능가하는'이라는 표현은 반드시 삭제를 부탁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는데요. '쭈꾸미'라는 별칭 역시 연극영화과 재학시절 미남미녀 동기들 사이에서 스스로 '쭈꾸미처럼 보인다'라고 생각해 만든 것이라고 하니 겸손을 넘어 자존감이 낮은 것은 아닌지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뷰를 이어갈수록 겸손함 뒤에 감춰진 윤주현만의 힘이 드러났는데요. 아르바이트를 이어오면서도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마음을 쏟아 일하는 모습에서 자신에게 붙은 직책이 아닌 본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높은 가치를 발휘하고 있음이 느껴졌지요. 자신을 뽐내고 돋보이게 드러내기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는 윤주현의 방식은 MC로서 충분히 매력적인 면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