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팀 감독은 OOO입니다" 쌀딩크 박항서 감독이 태국을 최대 라이벌로 꼽은 특별한 이유

베트남에서 진행한 한국 스타 인기투표 결과 방탄소년단을 누르고 당당히 1위를 차지한 사람은 모두가 예상할 수 있듯이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입니다. 이에 박항서 감독은 "60세 넘어서 그 친구들과 무슨 비교 대상이 되겠나? 그 분들은 글로벌한 분들이고 저는 베트남에서만 활동하기 때문에 그렇게 평가가 될 수밖에 없다. 또 베트남의 축구사랑이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라고 겸손하게 결과를 받아들였습니다. 투표에서 '방탄소년단이 3위, 송중기가 2위' 박항서 감독이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해서 베트남에서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데요.

이런 베트남 국민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작년말에는 베트남 축구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박항서 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박항서, 열정을 전하는 사람’이 베트남 전국 극장에서 개봉하기도 하였습니다.

박항서 감독은 최근 베트남축구협회와 재계약 협상을 완료하면서 베트남 대표팀을 계속해서 이끌게 되었습니다. 이번 재계약을 통해 박항서 감독은 기존 연봉에 비해 약 3배 이상 상승한 파격적인 대우를 받게 되었는데요.


연봉 3배 이상 상승
파격 대우에 걸맞은 상승세

현지 일간 뚜어이째의 보도에 따르면 박 감독의 실질적인 연봉은 약 96만 달러(한화로 약 11억 1천만 원)로 알려졌습니다. 구체적으로 박 감독은 현금으로 세후 60만 달러(약 6억 9천만 원)를 받고 주거지와 차량, 한국-베트남 항공권, 소득세 등을 지원받는다고 하는데요. 재계약 체결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는 박항서 감독의 상승세를 볼 때 이 같은 대우는 무리한 것이 아닌 듯하네요.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과 인연을 맺은 건 지난 2017년 10월부터입니다. 그 당시 피파랭킹 102위였던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의 성인 및 U-23 감독으로 선임된 것인데요. 박 감독의 지휘 아래 베트남 축구는 작년 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 준우승을 시작으로 아시안게임 4강 신화를 이루었고 10년 만에 아세안 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을 거뒀습니다.

현재는 2022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을 치르는 중인데요. 태국과 비긴 후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1 대 0 우승해 승점을 확보한 박항서호는 중동의 강호 아랍에미리트(UAE)를 만나 1 대 0 승리를 거머쥐며 다시 한번 베트남에서 축구 열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쓰리백은 낡은 방식?
히딩크와 평행이론

지금은 베트남의 국민영웅이 된 박항서 감독도 취임 초기 다양한 편견과 언론의 견제를 받았습니다. 당시 베트남에서는 선수들이 체력적인 면에서 다소 부족하다고 판단했는데요. 박 감독은 오히려 체력적으로는 문제가 없으나 기술과 전술 이해도 부족이 문제라고 판단해 이에 대한 훈련에 집중했습니다. 특히 포백을 버리고 스리백을 도입한 것에 대한 비판을 꽤 많이 받았는데요. 다소 낡은 방식이 아니냐는 공격에 박 감독은 선수들의 장점을 가장 살릴 수 있는 방식이라며 자신의 입장을 고수했지요.

이는 지난 2002년 히딩크 감독이 처음 우리나라 대표팀을 맡았을 때와 유사하게 비교되기도 하는데요. 당시 우리나라 축구는 체력과 정신력은 뛰어나지만 개인 기량과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많았는데 반해 히딩크 감독은 선수 개개인 역량은 충분하나 경기 체력과 피지컬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집중적인 체력훈련에 몰두했습니다. 이를 두고 언론에서는 축구 연습은 안 하고 몸싸움만 시킨다며 비난을 쏟아냈지요.

언론과 대중들의 부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감독으로서의 신념과 분석을 바탕으로 노력한 두 사람은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좋은 결과를 내놓았는데요. 박항서 감독이 지도자로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계기가 히딩크 감독을 보좌하며 코치로 지내던 2002년 월드컵 당시임을 고려하면 두 사람의 평행이론은 신기하면서도 개연성 있는 스토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무보수 감독직 논란
인재 잃은 대한민국

2002년 월드컵에서 수석코치로 히딩크 감독과 함께 한 박항서는 월드컵 4위의 성과를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체육훈장 맹호장을 받기도 했는데요. 이후 히딩크의 뒤를 이어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을 맡았으나 단 73일 만에 경질되었습니다.

당시는 월드컵 직후로 대표팀에 대한 기대가 워낙 커진 데다 아시안게임이 부산에서 열린 만큼 금메달을 향한 국민들의 기대가 매우 큰 상태였는데요. 9전 7승 2무의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준결승에서 이란에게 승부차기 끝에 패배하면서 우승이 좌절되었고 동메달에 그치게 되었지요.

홈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에 그쳤다는 이유로 약 두 달 만에 해임된 박항서 감독에게는 억울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2002년 6월 29일 터키와의 3,4위전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은 히딩크에 이어 대표팀에 부임한 박 감독은 두 달도 남지 않은 아시안 게임에 제대로 된 스태프도 없이 준비를 시작했는데요.

연봉 협상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채 졸속 계약을 진행하는 바람에 무보수로 감독직을 맡은 박 감독에게 대한 축구협회는 심지어 2002년 9월 열린 남북통일축구경기에 방한한 히딩크 감독을 벤치에 앉히는 등 홀대를 이어갔지요.

결국 제대로 된 계약도 진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감독직을 맡았다가 두 달여 만에 경질된 박 감독은 이후 K리그 코치와 감독을 거쳐 2012년에는 상주 상무 감독으로 취임하기도 했는데요. 2016년 창원시청 축구단의 감독으로 취임하면서 지도자 세대교체가 워낙 빠르게 진행 중이라는 생각에 환갑 다된 박 감독은 스스로 "프로팀 커리어는 끝이구나"생각했다고 하네요.


한국인으로서
일본 감독이 이끌고 있는 태국은 최대 라이벌

지도자로서 수명을 걱정하던 박항서 감독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2017년 10월 베트남 대표팀을 맡으며 시작된 박항서 매직은 베트남을 넘어 아시아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최근 박 감독은 아세안축구연맹이 선정하는 '올해의 감독'으로 뽑히면서 10개국으로 구성된 동남아시아국가연합 가운데 가장 뛰어난 축구 대표팀 감독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명실상부 동남아지역 최고 감독이 된 박항서 감독은 최근 베트남 대표팀 감독으로서 최대 라이벌을 꼽았습니다. 박 감독이 꼽은 최대 라이벌은 카타르 월드컴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5차전이 예고되어 있는 태국인데요. 평소 베트남과 태국이 축구에서의 라이벌 관계라는 사실 외에도 이유는 한 가지 더 있었습니다.

바로 태국 대표팀을 이끄는 감독이 일본인이라는 사실이지요. 실제로 박 감독은 UAE와이 대결에서 우승한 직후 열린 인터뷰에서 "저는 베트남 감독이자 한국인이고 태국의 감독은 일본사람입니다. 베트남과 태국과의 축구가 최대의 라이벌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라면서 "과정도 중요하지만 승리에 초점을 맞추고 준비할 것입니다"라고 남다른 포부를 밝혔습니다.

한편 박항서 감독은 현역 시절 A매치 단 1경기에 출전하였는데, 그 경기는 1981년 3월 한일정기전입니다. 교체로 투입되긴 했지만, 당시 한국이 1-0 승리를 거두는데 기여를 하였지요. 선수 시절 한일전의 승리의 기운을 받아, 이번 감독 한일전에도 승리를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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