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먹으면서 주식에 빠져있던 단타 아줌마의 충격적인 근황

지난 2007년 SBS스페셜 '쩐의 전쟁'에는 초등학생 아들을 둔 한 주부가 등장했습니다. 주부는 방학 중인 아이들을 위해 아침 일찍 밥상을 차려주고는 자신은 밥도 먹지 않은 채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요. 컴퓨터에는 관심종목이 적힌 메모가 붙어있고 그래프를 보는 주부의 눈은 '매의 눈' 그 자체입니다.

오전 시간 동안 단타로 9만 5천 원을 벌었다고 말하는 주부는 해당 방송에서 주식을 전업으로 삼는 '재야의 고수'로 소개되었는데요. 늦은 오후 라면으로 허기를 채우고 바로 다시 컴퓨터에 앉아 주식에 빠져있던 주부의 놀라운 근황을 직접 들어봤습니다.

▷ 자기소개를 해달라?

▶ 차트여신 감은숙으로 불린다. 현재는 한국경제tv 와우넷 주식 전문가로 일하고 있는데 차트분석 종목에는 자신 있다.

▷ 원래 전공은 음악이라고 들었다. 결혼과 출산으로 일을 그만둔 건가?

▶ 어린 시절부터 음악에 관심과 재능이 있었다.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꿈을 이루기 위해 힘들게 성악과에 입학했지만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졸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후 돈을 벌기 위해 취업했고 아이들 동요를 가르치는 등 일도 했는데 결국 결혼을 하고 연년생 아들을 둘 키우면서 제대로 된 직업을 갖기 어려웠다. 남편은 건설회사에 재직 중이라 파견근무 때문에 주말부부로 지냈고 반지하 빌라에서 임신한 몸으로 혼자 도배를 하고 억척을 떨며 가사와 육아를 하느라 몸도 마음도 지쳤다.

▷ 2007년 SBS스페셜에 출연한 영상이 화제가 되었다. 주식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 주식을 모를뿐더러 가까운 친인척이 주식으로 완전히 가세가 기운 모습을 봤기 때문에 주식은 무서운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할 무렵 신혼집에 남아있던 대출금을 갚기 위해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신문배달, 우유배달, 대리운전기사 사무실 전화업무 등을 거쳐 여성 발전센터를 통해 한식요리, 미용기술, 네일아트, 발마사지, 출장요리, 폐백 이바지 음식, 한과 만들기 등 자격증도 땄지만 아이들을 돌보며 할 수 있는 일은 드물었다.


그러던 중 월 80만 원을 받고 일할 수 있다는 말에 찾아간 오피스텔에는 남자 다섯 명이 컴퓨터 여러 대를 놓고 열심히 차트를 보고 있었다. 뭔지도 모르고 시키는 일을 했지만 지나고 보니 그 일은 소위 '재료매매'였는데, 1년여를 열심히 일했지만 재료매매가 제도권에서 단속이 심해지면서 이내 실업자 신세가 되었다. 그로부터 6개월 후 다시 해당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월급 없이 어깨너머로 주식을 배웠고 전업투자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 당시 방송에서 재야의 고수라는 주제로 소개되었다주식을 시작하자마자 계속 성공적으로 투자 수익이 발생했나?
▶ 수익은 단타 위주였기 때문에 매일매일 수익실현이 있었다. 과거 '루보'라는 종목으로 300% 정도 수익을 내기도 했고 중장기로 사 두었던 종목 중에는 현재 카카오로 바뀐 '다음'도 성공적인 케이스이다. 2006년도 매수해서 2년 정도 보유하면서 200% 정도 수익이 나긴 했었는데 그땐 투자 원금이 적었다.


반대로 손절도 많이 했다. 2007년 4대강 테마에 올인해서 하루 2-3천도 벌고 한꺼번에 하한가에 임박할 땐 몇천도 깨져봤다. 아무한테도 말도 못 하고 컴퓨터 끄고 차를 몰고 나와서 자유로를 2바퀴 왔다 갔다 하면서 창문 열고 엉엉 울기도 했었다.

▷ 전업 투자자에서 주식 전문가로 변신하게 된 계기가 있나?
▶ 처음엔 주식 전문가라는 직업이 있는 줄도 몰랐다. 주식을 배우던 사무실에서 1년여 동안 전업투자 매매를 하면서 서러운 일이 많았는데 "그따위로 할 거면 보따리 싸 들고나가라" 소리를 듣고 화장실 가서 울면서 배웠다. 그날도 소위 '잡매매'를 했다며 심한 소리를 듣고는 그런 소리 좀 그만하라며 대들었더니 다음날 바로 연락이 두절되었는데, 무슨 배짱이었는지 사과하는 대신 '혼자서 해보자'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날 이후 강연회를 찾아다니고 관련 서적을 보고 독학하던 중 증권사에 다니는 지인이 '주식 전문가'에 대해 말해주었고 새로운 꿈을 가지게 되었다. 월 천만 원을 버는 전업투자자보다 300만 원을 버는 전문가가 되고 싶었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엄마의 직업을 자랑스럽게 말하고 싶고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싶은 욕구가 컸다.

▷ 주식 전문가라는 직업을 생소해 하시는 분들을 위해 하는 일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면?
▶ 전문가마다 운영하는 방법이 다르겠지만 내 경우에는 장이 열리는 9시 그 이전 8시부터 인터넷 라이브 방송을 열어 놓고 고객들에게 장중방송을 한다. 아침 시황 브리핑 및 오늘의 시장 예측 전략을 설명하고 장 마감까지 실시간으로 시장 흐름을 짚어 주는 게 주 업무이다. 쉽게 말해 개인 투자자들 즉, 개미들이 알기 어려운 정보와 분석기술을 제공한다고 보면 된다.

▷ 전업투자자로 큰 수익을 낼 수 있는데 주식 전문가로 활동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기본적으로 내 돈으로 하는 매매를 잘 못한다. 혼자 매매를 하면 급등주, 뇌동매매, 추격매수를 하는 경향이 있고, 분할 매매 안 하게 된다. 반면 고객들에게 주는 정보는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최대한 원칙을 지키고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그리고 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지금은 개인적으로 매매에 뛰어들 시간적 여유도 없다. 더불어 전문가는 선행매매를 못하게 되어있다. 즉, 좋은 종목을 내가 먼저 사고 회원들에게 소개하면 안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돈보다 명예를 원했던 내 선택이 가장 큰 이유이다.

▷ 외국인이나 기관에 비해서 소규모 개인 투자자들이 정보취득에 확연히 뒤떨어지는데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 주식하는 사람들 사이에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 결정적인 뉴스가 나오기 이전에 주가는 이미 반영되어 차트에 나타난다. 세력들과 기관 외국인들은 뉴스가 나오기 이전 미리 취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매집에 나서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차트를 분석해서 매집의 흔적이 느껴진다면 관심을 가져야 할 종목인 것이다. 즉, 방법은 학습을 통한 기술적 분석에 있다.

▷ 주가가 가치에 비해 과대평가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마련한 공매도 제도가 악용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 불만이 많은데주식 전문가로서 이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
▶ 정말 답답한 상황이다. 악재로 인해 주가 하락이 예상된 상황에서 공매도를 쳐서 주가를 급락시키고 개인들이 바닥에서 손절하게 만드는 경우가 허다하다. 전문가이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선봉에 선 입장에서 공매도는 금지되어야 하는 주식시장의 악이라고 생각한다.

▷ 결과적으로 투자에 성공하지 못한 투자자들의 불만을 들은 적도 있을 듯한데직업적 고충을 말한다면?
▶ 회원들의 입장에서 일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은 스스로도 자부한다.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주식시장에 뛰어든 회원들이 전문가에게조차 기댈 수 없다면 무척 힘들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실제로 회원들의 자금이 손실이 났다는 소식에 진심으로 미안하기도 하고 어떤 땐 스스로에게 화가 나서 마이크를 끄고 울기도 할 정도이다. 때문에 원하는 수익이 나지 않아 원망을 하거나 불만을 가지는 회원들을 대체로 이해하는 편이다.


다만 여자라는 이유로 쉽게 보고 인신공격성 발언을 하는 일부 사람들에게는 상처를 받기도 한다. 전체 주식 전문가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5%가량으로 매우 적기 때문에 전문가로서 긍정적인 인식이 덜 쌓였기 때문이기도 한듯하다.

▷ 내로라하는 증권사의 팀장들을 제치고 수익률 1위를 차지해 화제가 되었는데 주식 전문가로서 최대 강점은 무엇인가?
▶ 실전 매매를 경험한 적이 있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의 매매 심리를 알고 있다는 점이 가장 강점이다. 개인들의 불안함을 알고 손절이 어디서 나올지도 알기 때문에 차트 분석과 더불어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 앞으로의 목표는?
▶ 주식 전문가로 시작할 당시 목표가 한국경제TV 와우넷이었는데 2018년 스카우트되어 1차적인 목표가 달성된 셈이다. 이곳에서 톱이 되는 것이 현재의 목표이다. 장기적으로는 개인투자자들 사이에 "감은숙은 다르더라"라는 인정을 받는 것이 가장 큰 꿈이다.

인터뷰의 말미에 감은숙 전문가는 "주식에 빠져 아이들 교육은 제대로 시켰냐"라는 악플을 단 이들을 향해 성악을 공부하고 있는 두 아들의 근황을 소개하며 자랑을 늘어놓기도 했는데요. 이번 인터뷰에서 감은숙 전문가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치열하게 살아온 자신의 삶을 회상하며 긴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성악가를 꿈꾸던 가난한 학생에서, 연년생 두 아들의 출산과 육아를 거치며 95kg까지 늘어난 아줌마로, 집값 대출금을 갚기 위해 시작한 아르바이트를 거쳐 주식 전문가가 되기까지 감은숙 전문가의 이야기에는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인생의 험난한 여정이 담겨있었는데요. 이력서를 들고 찾아간 오피스텔에서 트레이닝복을 입고 컴퓨터만 보고 있는 남성들과 함께 시작한 주식 이야기 풀버전은 아래 '단타치던 아줌마의 주식 성공기 무편집본'을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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