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라는 직업을 떠올리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거대 로펌에 소속되어 재벌가의 구린 일을 처리해 주는 야망 넘치는 강필주 혹은 소시민들의 억울한 사정을 듣고 정의를 위해 온몸을 바치는 열혈 변호사 조들호, 드라마는 물론이고 대중들의 인식 속에도 변호사라는 직업은 넥타이 맨 남성이 먼저 떠오르 것이 사실인데요.
이러한 편견을 단번에 깨줄만한 변호사가 등장해 화제입니다. 출근 전 메이크업 비포앤애프터를 공개하고 카밀라 카베요와 션 멘데스의 곡 세뇨리타를 능청스럽게 커버하는 상큼발랄한 변호사 김지수를 만나보았습니다.
▷ 어린 시절부터 변호사의 꿈을 가졌나
▶ 어린 시절에는 피아니스트를 꿈꾸기도 했다. 다만 아버지가 건설업에 종사하시는데 IMF 이후 여러 가지 법적 분쟁들을 어깨너머로 경험하면서, 어린 마음에 부모님께 힘이 되어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게 계기가 되어 변호사의 꿈을 가지게 되었다.
▷ 로스쿨 졸업시험 수석부터 변호사 시험 고득점까지 공부 비결을 알려달라
▶ 공부량이 방대하다 보니 뒤돌아서면 잊어버릴 수밖에 없다. 공부한 내용을 잊지 않고 체화시키기 위해 반복만이 답이라고 생각했다. 각 과목마다 기본서를 중심으로 회독수를 늘려갔고, 선택형 시험 대비를 위한 문제집(특히 UNION 교재의 경우 문제마다 핵심내용이 정리되어 있어 한눈에 정리하기가 편함)도 반복하여 회독수를 늘렸다. 더불어 사례형 기록형 대비를 위해 변호사시험 및 모의시험 기출문제 및 사법시험 기출문제를 반복하고, 필요한 경우 기타 각종 시험 기출문제, 모의고사 문제 등을 모두 찾아 정리하는 방식이었다.
▷ 변호사라는 직업의 객관적인 장단점을 말해달라
▶ 현실적인 장점 중 하나는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후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는 점이다. 송무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기업체 등으로 진출할 수도 있고, 교직이나 검사, 판사 등으로 임용될 수도 있다. 실제 변호사직을 수행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장점은 주체적이고 자유로운 업무환경을 들 수 있는데, 다만 꼼꼼하게 따져가며 일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예민함과 스트레스가 크다는 점이 단점이다.
▷ 성적만 쫓아서 가능한 일은 아닌 듯하다. 변호사 직업을 선택할 때 가장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 적극성과 공감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의뢰인에게 최대로 유리한 방안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공부하고 전략을 구상하는 적극성이 필요하고, 의뢰인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공감능력도 아주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 지난 9월 개업하신 걸로 안다. 로펌에 소속되어 일하는 것이 보다 안정적이고 부담이 덜 할 듯한데 퇴사를 결심한 계기가 있나
▶ 로펌 소속 변호사로 일할 때 안정감이 더 높은 건 사실이다. 다만 당시에 나 자신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도전이 필요한 순간이라고 느꼈고, 안정감도 정말 중요한 가치이지만 나에게 있어서 크게 매력적인 가치는 아니었다. 그보다는 조금 더 능동적으로 주체적으로 일을 하고 싶은 욕구가 컸다. 실제로 대표 변호사로 개업을 한 이후에는 책임감이 훨씬 막중한 대신 자율적이고 주체적으로 일을 할 수 있게 되어 만족한다.
▷ 변호사마다 전문 분야가 다르다고 알고 있다. 주로 담당하는 분야가 어느 쪽인가
▶ 현재는 건설 사건을 주로 맡고 있다. 공사대금뿐만 아니라 하자 보수 청구, 손해배상 등 건설소송의 쟁점이 상당히 다양한 편이다.
▷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변호사에 대한 이미지와 실제 변호사 업무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
▶ 아무래도 가장 다른 점은 드라마에서는 사무실에 앉아 일을 보는 장면이 거의 없는데, 실제로는 사무실에 앉아 서면 작성 등의 업무를 보는 것이 많은 시간을 차지한다. 굉장히 정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사회적 영향력이 큰 업무라는 점에서 항상 책임감을 느끼며 일하고 있다.
▷ 직업에 나이나 성별로 구분을 짓는 게 옳은 방식은 아니지만 여전히 변호사라고 하면 중년의 남성이 많이 떠오르는 게 사실이다. 젊은 여성 변호사가 갖는 직업적 메리트가 있나
▶ 중년의 남성 변호사나 젊은 여성 변호사 모두 자신의 직업을 사랑하고 자부심을 느끼는 같은 변호사라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양자를 특별히 구분 지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특정 사건의 경우에는 여성 변호사를 찾는 의뢰인들이 있기도 해서 이러한 경우에는 여성 변호사로서 의뢰인의 마음을 잘 어루만져 줄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메리트가 될 수 있다고 본다.
▷ 최근 강력 범죄를 저지른 흉악범들에 대한 대중들의 분노가 높아지면서 더불어 그들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들에 대한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변호사로서 범죄자들에 대한 변호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나
▶ 실제로 이 부분은 변호사 일을 하면서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는 부분인 것 같다. 그만큼 해당 사건을 맡은 변호사들 각자의 내적 고뇌가 상당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법적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피고인에게 위법하거나 부당한 일이 생긴다거나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대원칙에 위배되는 사정이 생기는 경우에는 법적 가치를 수호해야 하는 변호인으로서는 마땅히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내 입장이다.
▷ 알아두면 일상에서 유용한 법 상식 한 가지를 소개한다면
▶ 금전대여 시 차용증, 계약 시 계약서, 특약 시 특약사항 기재 등 제반서류를 꼼꼼하게 사전에 준비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혹시라도 모를 법적 분쟁에 대비하기 훨씬 수월하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지만 실제로 실무에서 가장 많이 문제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 직장 생활 시작과 동시에 유튜브를 시작했는데 계기가 있는지, 직장에서 제약을 주지는 않았는지
▶ 변호사 업무가 바쁘다 보니 처음에는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재미를 위해 시작하게 되었다. 이렇게 오래 하고 있는 걸 보면 영상을 찍고 편집하고 표현하는 과정 자체에 재미를 느끼고 있는 듯하다.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직장에서는 어떠한 제약도 없었다. 심지어 당시 대표 변호사님은 카메라 각도를 위에서 찍으면 더 예쁘게 나오지 않겠냐며 구체적인 조언까지 주시기도 했다.
▷ 얼마 전 첫 팬사인회까지 열었다고 들었다. 유튜브 활동을 통해 목표하는 바가 있나
▶ 너무 신기했다. 서로 초면이지만 그 존재만으로 서로에게 힘이 되어줄 수도 있다는 사실이 뭔가 마음이 뭉클해지고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 동시대를 살아가면서 서로를 알게 된 것도 엄청난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감사하다는 말 그 이상의 의미를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다. 더불어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변호사라는 직업에 대한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모두가 다양하고 넓은 안목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
▷ 변호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해 줄 조언이 있다면
▶ 혹시라도 등 떠밀려 시작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타인의 기대가 아닌 오롯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기 때문에 하는 선택이었으면 좋겠다.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가치를 변호사라는 직업에 어떻게 녹여낼 수 있을지 고민할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고, 이러한 과정이 선행된다면 원하는 결과는 따라올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앞으로의 목표는
▶ 이제는 어떠한 성과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는 세우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주어진 현재에 충실하고 매 순간 올바르고 행복할 수 있는 선택을 하며 살아가고 싶은 마음뿐이다.
유튜브 영상 속 김지수 변호사는 변호사 업무만큼이나 여가활동에도 적극적인 모습입니다. 디제잉부터 기타 연습에 유튜브 영상 제작까지 피곤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지수 변호사는 "모두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한 가지도 놓칠 수 없다고 답하는데요. 12만 명의 구독자들은 누구나 부러워하는 직업을 가진 변호사 김지수가 아닌 일도 여가도 열정적으로 즐길 줄 아는 직장인 킴변에게 매력을 느낀 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