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회계사 그만두고 쇼핑몰 차리더니 물건 떼러 도매상 가서 세금 상담해줬다는 주인공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 소위 '사'짜 직업들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지만 여전히 해당 자격을 갖추기 위한 시험에는 수많은 수험생들이 몰리고 수익 역시 일반 직장인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때문에 시험만 합격하면 인생의 한고비를 넘긴 셈인데요. 재수 끝에 어렵게 합격한 회계사를 그만두고 돌연 쇼핑몰을 차린 회계사가 있다고 하니 놀랍지 않나요? 현재는 세무사무소를 개업해 사업가로 도전 중이라는 주인공 김희연을 만나보았습니다.

▷ 세무사? 회계사? 정확한 직종이 무엇인가
▶ 한국공인회계사 KICPA 자격증을 가진 회계사다. 내가 시험 칠 당시는 회계사 자격증을 따면 세무사 자격증도 자동으로 함께 나왔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두 자격증 모두 회계 및 세법을 다룬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많은데 다만 회계사는 보통 일정 규모 이상 기업에 적용해야 하는 회계감사가 주 업무인데 반해 세무사는 세법에 특화된 직업이다.

 

▷ 신문방송학과 출신인데 회계사 시험을 친 계기는
▶ 대학교 입학할 때만 해도 아나운서가 꿈이었다. 입학하고 보니 정말 예쁘고 말을 잘하는 여자 동기들이 많았고 1학년 때 바로 꿈을 접었다. 결국 방송 쪽으로는 어렵겠다 싶어서 취업을 위해 경영학과 복수 전공을 했다. 그때 경영학 수업을 들으면서 회계의 매력을 느꼈다. 재무제표 숫자가 딱딱 맞아떨어지는 것이 정말 성격과 맞더라. 이왕 할거 내가 좋아하고 잘 맞는 직업을 선택하자는 마음으로 회계사 시험을 준비하게 됐다.

 

▷ 비전공자로서 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비결을 공개해 주세요
▶ 요즘은 워낙 인터넷 강의도 발달해있고, 그룹 스터디를 하기도 너무 좋은 환경이라 전공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듯하다. 다만 내 경우에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부하면 남들과 비교하면서 불안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어서 학원이나 스터디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 대신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공부했는데 공부시간을 스스로 조절하고 다른 사람의 진도를 신경 쓰지 않아도 돼서 나한테 잘 맞았다.

▷ 회계사 시험 합격 후 진로는 어떤 것이 있나
▶ 대부분이 선호하는 진로는 '회계법인'에 소속되는 것이다. 회계법인에 입사를 하면 '감사', '택스', 'FAS' 중 선택을 할 수 있는데 각 분야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이 또한 본인의 성향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외에 일반 기업에 입사하거나 금융감독원 같은 공기업에 취직을 하기도 하고, MBA 나 로스쿨에 진학하시는 경우도 있다.

 

시험 합격 후 쇼핑몰 창업은 의외의 방향이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 회계법인 역시 회사 생활이다 보니 직장인으로서의 고충이 있었고 이를 극복하기가 힘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회 초년생으로서 성장통인데 당시에는 견디기 힘들다고 느꼈고 결국 입사 3년 만에 퇴사했다. 회사 생활이 힘들어서 그만둔 것이다 보니 당시에는 직장 생활을 하고 싶지 않았고 결국 생각한 것이 쇼핑몰 창업이었다.

 

평소 인터넷 쇼핑을 좋아했던 것을 생각하고 막연히 '판매도 잘 할 수 있을 거야'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역시나 잘되지 않았다. 새벽마다 힘들게 동대문 시장을 돌아다니며 떼온 옷들은 재고로 남아 주변 지인들에게 돌아갔다. 참고로 친언니는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옷을 사지 않고 있다. 결론적으로 퇴사는 권하고 싶지 않다.

안전한 직장인 회계법인을 두고 세무사무소 개업을 시도한 이유는 무엇인가
▶ 회계법인이 싫다고 나와서 쇼핑몰을 하면서도 직업의식을 버리지 못했는지 영세사업자들의 세금 문제가 눈에 들어왔다. 대부분이 너무 바빠서 세무 상담조차 받지 못하고 있었는데 결국 옷을 떼러 도매업체에 갔다가 세금 상담을 해주는 경우가 많았다. 더불어 솔직히 직장인으로 벌어들이는 연봉의 한계를 알기 때문에 어차피 개업을 할 거라면 한살이라도 어릴 때 부딪쳐보자는 생각이 있었다.

 

▷ 실제로 회계법인에 소속되어 받는 연봉보다 수익이 더 좋은지
▶ 업체 사장님들이 어렵다는 생각은 했지만 실제로 사업체의 대표가 되다 보니 현실적으로 경험하고 있다. 나 역시 매출액과 쓰는 비용을 종합해 매달 결산을 하는데 정말 나가는 돈이 어마어마하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직원 급여를 비롯해 사무실 임대료, 각종 관리비, 비품, 인터넷/전화 등 정말 회사 다닐 때는 관심 없었던 비용이 정말 많더라. 말이 길어졌지만 결론을 말하면 같은 연차의 회계사 연봉보다는 조금 높은 편이다. 다만 몇 배가 넘는 수준은 아니다.

 

직장인들에게 알려줄 만한 절세 TIP이 있다면
▶ 직장인들은 사실상 절세 팁이 많지 않다. 그중 가장 궁금해하는 절세 팁을 공유하자면,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본인 연봉의 25%를 사용한 이후의 금액부터 공제가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연봉 4천만 원인 근로자가 공제 문턱을 넘기 위해서는 최소 1천만 원을 지출해야 한다. 따라서 맞벌이 부부의 한쪽이 공제 문턱을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 다른 배우자의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 위한 절세 TIP도 한 가지 알려달라
▶  최저임금의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으시는 자영업자들이 많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대안으로서 사업주에게 도움이 되는 제도 중 인건비 상승에 따라 부담이 함께 상승하는 사회보험료에 대한 두루누리지원금이나 일자리안정자금 같은 제도를 잘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 일부 업종은 청년을 추가 고용하는 경우 장려금이 지급되니 이런 제도를 잘 활용하면 도움이 될 듯하다.

 

유튜버 대상 고강도 세무조사 뉴스가 자주 보도되고 있다. 신고하지 않은 수입이 적발되면 어떤 처분을 받게 되나
▶ 신고하지 않은 수입이 적발되면 본세 즉, 수입 규모에 따라 6~42%에 달하는 금액의 세금을 납부해야 하고 신고를 불성실하게 한 것에 대한 가산세 10%와 납부를 불성실한 것에 대한 가산세를 연마다 약 10% 정도씩 납부해야 한다. 또한 조세 포탈 혐의가 고의로 밝혀지고 금액 규모가 클 경우 형사처분을 받으실 수도 있다. 수입이 발생하는 경우 반드시 세무대리인과 상담하고 적절히 신고하는 것이 이득이다.

고객 중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면 하나만 소개해 달라
▶ 상담을 진행했지만 조언을 듣지 않고 여태까지 안 걸렸으니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계속해서 세금을 누락한 고객이 있었는데 결국 5년 치 세금이 추징되어 부동산까지 압류되었다. 누락한 소득을 재원으로 강남에 여러 채의 부동산을 샀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부동산, 주식 등의 자산 보유현황과 신용카드 사용액, 해외여행 등 소비지출액 대비 국세청 신고된 소득을 대비해서 비교 분석하여 세금 탈루액을 추징한다.  우리나라는 IT 강국인 만큼 국세청의 감시망 또한 굉장히 촘촘해지고 있고, 적발이 되면 숨길 수가 없는 구조이다. 낼 건 꼭 내시고 누릴 건 누리는 게 정답이다.

 

유튜브 채널을 시작한 계기는
▶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조명, 카메라 등 장비를 사놓은 게 집에 있었는데 사업을 일찍 접으면서 장비들이 아까운 마음이 들었고 유튜브라도 해보자며 시작했다. 워낙 컴맹이라 두려운 마음이 있었는데 유튜브를 보면서 어설프게 따라 해서 영상을 하나 완성하니 그 나름의 성취감이 생겼다. 며칠 만에 구독자 10만, 20만 명을 넘는 유튜버들과 비교하면 자괴감이 들기도 하지만 세금에 대한 정보를 전달해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생각을 하면 보람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쇼핑몰 때처럼 돈이 많이 드는 창업이 아니다 보니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었다.

회계사라는 직업의 객관적인 장단점을 알려달라
▶ 장점은 여러 회사의 가장 민감한 부분인 장부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직장인이 하나의 업종만을 경험하는 것에 반해 회계사들은 여러 가지 업종의 재무제표를 보며 경험과 지식을 쌓을 수 있다. 다만 다양한 분야를 이해하고 처리해야 하다 보니 그만큼 업무 강도가 세다는 것이 단점이다. 하지만 세상에 어렵지 않은 일이 있겠는가.

▷ 앞으로의 목표는
▶ 우선 운영 중인 세무회계사무소 디자인택스의 규모를 더욱 확장하는 것이 가장 가까운 목표이다. 회계감사, 세무조정, 기장업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용역업무까지 아우르는 전문화되고 규모 있는 회사를 꾸리고 싶다. 더불어 회사 구성원이 꿈을 찾고 행복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은 것이 사업가로서 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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