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을 키우는 보호자들은 물론 개를 키워본 적이 없는 이들 사이에도 강형욱은 자타공인 '개통령'으로 불리는데요. 최근 개보다 더 개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개들의 대변인'이 되기까지 강형욱이 노력해온 특별한 일화들이 전해지며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개농장 운영하는 아버지 밑에 자라
개통령이 되기까지
중학교 시절부터 이미 반려견 훈련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는 강형욱은 의외의 환경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요. 사실 강형욱의 아버지는 강형욱이 성인이 되기 전까지 오랜 시간 개농장을 운영했습니다. 당시 강형욱의 아버지가 운영한 개농장은 일반적인 개농장들이 그러하듯 매우 열악한 환경으로 운영되었는데요.
강형욱이 직접 밝힌 바에 의하면 '케이지를 3~4층으로 쌓아두고 배설물이 매일 넘쳐있었다. 내가 항상 청소해줬다.'라고 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었지요. 때문에 강형욱은 당시 아버지에게 강한 반항심을 갖고 자주 싸우기도 했는데요. 이후 초등학생 때부터 유기견 보호소에 다니며 봉사활동을 시작했고 반려견 훈련사에 대한 꿈을 키우게 되었습니다.
다만 강형욱은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우리 아버지는 사실 장삿속도 모르고 너무 바보같이 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며 '그 슬픈 눈빛을 알기에 아버지를 설득하기 힘들었다.'라고 고백하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강형욱의 아버지는 강아지를 잘못 입양 보내면 혼자서 소주를 연거푸 들이켜며 속상해할 정도로 강아지를 사랑했다고 합니다. 이런 환경 때문에 강형욱은 반려견 훈련사를 꿈꾸게 된 것이지요.
당시 강형욱은 개농장의 개들이 불쌍해 산책을 시켜주다가 아버지께 많이 혼나기도 했는데요. 우리에서 나온 개들이 짖는 소리 때문에 민원이 들어오는 바람에 아버지도 어쩔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강형욱은 속상한 마음이 많이 들었다고 합니다. 또 유기견 보호소에서조차 유통기한 지난 빵 같은 걸 강아지 밥으로 주기도 하는 등 워낙 열악한 상황이었고 강형욱은 보호소에서까지 강아지들이 죽는 안타까운 상황에 분노하고 이를 변화시키고 싶은 포부를 갖게 된 것이지요.
개통령의 충격적인 과거
압박훈련사?
중학생 시절 반려견 훈련사에 대한 꿈을 키운 강형욱은 실제로 중학교 3학년의 어린 나이에 훈련사에 도전하기도 했는데요. 보호자가 맡긴 개를 훈련시켜주는 사설 훈련소에 견습생으로 들어가 교육을 받은 것입니다.
이후 강형욱은 고등학교 역시 일반 학교 대신 2주에 하루만 나가면 되는 방송통신고등학교를 선택하고 그 외 시간은 반려견 훈련사로 일했는데요. 오전 4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반려견을 돌보는 고된 일이었지만 강아지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즐거웠다고 합니다.
하지만 당시 강형욱이 찾아간 훈련소들은 압박 훈련을 가르치는 곳이 대부분이었는데요. 우리나라 초기 반려견 훈련이 일본군 군견 훈련소에서부터 전해진 것이니만큼 다소 강압적인 방식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지요.
강형욱 역시 국내에서 압박 훈련의 방식을 따를 수밖에 없었는데요. 다만 반려견 예절교육을 하면 반려견의 감정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자신의 생각을 펼쳤고 훈련사들 사이에는 '네가 훈련시킨 강아지는 왜 이렇게 정신이 없냐'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500만 원 들고 무작정 떠난 유학길
훈련사로서의 전환점
군 시절까지 강압적 압박 훈련의 형태로 반려견 훈련을 이어오던 강형욱은 2007년 압박 교육이 주류였던 우리나라를 떠나 호주, 노르웨이 등 여러 훈련소에서 다양한 훈련 방식을 배우기로 했는데요. 제대 이후 낮에는 공사장에서 일용직 근무를 하고 저녁에는 헬스장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유학 비용을 마련해 500만 원을 들고 무작정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노르웨이에서 지금의 강형욱이 있게 한 스승 '안네 릴 크밤'을 만나게 되는데요. 당시 강형욱은 무작정 안네를 찾아가 옆집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배움을 요청했고 그의 진심 어린 열정을 이해한 안네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강형욱은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강아지를 안 짖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왜 짖는지를 이해해야 한다'라는 말을 들은 강형욱은 이제까지 자신이 해왔던 훈련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게 되었는데요. 이전까지 잘못된 방식으로 대했던 강아지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울기도 많이 울었다고 합니다.
개통령이 되기까지
강아지똥까지 맛본 열정
이후 1년 6개월 동안 긍정훈련법을 다시 배운 강형욱은 2014년 한국에 돌아와 새로운 훈련법으로 강아지들을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실수를 뉘우치고자 '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 된다'라는 책을 내고 강의도 이어갔는데요.
압박 훈련법에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긍정훈련법을 알리고자 여러 공원을 돌며 무료로 반려견 교육에 대해 가르쳐 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강형욱의 교육을 듣고 '이렇게 좋은 교육은 공짜로 하면 안 된다'라며 강제로 18만 원의 수강료를 지불한 반려견 보호자가 있었는데요. 강형욱에게 첫 번째 정식 수강생이 된 주인공은 바로 현재 강형욱의 아내인 수잔입니다.
수잔의 응원으로 더욱 힘을 얻은 강형욱은 2015년 3월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에 출연하며 반려견 보호자들 사이에 큰 반향을 일으키게 되었는데요. 반려견 행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려견이 스스로 생각하게 하고 보호자가 원하지 않는 행동을 하지 않게 유도하는 방식이 큰 호응을 얻은 것입니다.
강형욱은 스스로를 '강아지 훈련사라고 속이는 보호자 훈련사'라고 표현하곤 하는데요. 특히 강아지들의 문제행동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강아지들이 보내는 신호 즉, 카밍 시그널을 이해하는 모습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놀라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워낙 강아지의 마음을 잘 파악해서 강아지들의 대변인, 개통령이라고 불리는 강형욱은 과거 강아지를 보다 더 잘 이해하기 위해 강아지 똥을 먹은 적도 있다는 고백으로 충격을 주기도 했는데요. 드라마 '허준'에서 인분을 먹으면서 건강 체크하는 장면을 보고 강아지에 대해 더 이해하고 싶은 마음에 강아지 84마리의 똥을 조금씩 먹고 맛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결국 한 달간 병으로 고생했다며 웃음을 주기도 했지만 당시 강형욱이 가지고 있던 강아지에 대한 열정과 사랑만큼은 확인할 수 있는 일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안락사 찬성하고
보신탕 항의 안 한다고?
최근 '아는 형님'에 출연한 강형욱은 김희철, 민경훈보다 어린 나이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반려견과 보호자들을 설득하는 탁월한 말솜씨와 성공한 CEO라는 이미지 때문에 나이가 많을 것이라고 짐작한 대중들이 많았기 때문인듯합니다.
실제로 강형욱은 35살의 다소 젊은 나이에 성공한 CEO이기도 한데요. 강형욱이 운영 중인 '보듬 컴퍼니'는 직원 20여 명이 일하고 있으며 강형욱은 자신의 한 달 수입이 대기업 연봉 정도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다만 강형욱은 최근 반려견과 관련한 이슈에 대해 다소 파격적인 발언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요. 3살 여아를 물어 문제가 된 폭스테리어에 대해 '강아지를 뺏어서 해당 견주가 못 키우도록 해야 한다. 또 이 폭스테리어는 다른 사람이 키워도 또 문제를 일으킬 것이기 때문에 안락사하는 게 옳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안락사 발언이 과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강형욱은 '여러분의 부모, 자녀, 친구가 이렇게 무방비하게 물려보면 그렇게 이야기하지 못할 것'이라며 자신의 입장을 고수했는데요. 이어 '모든 폭스테리어가 사람을 공격하지는 않는다. 사람을 물었다고 모두 안락사해서도 안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강형욱은 개 식용에 대해서도 '개 식용을 너무 싫어하지만 항의하지는 않는다.'라며 의외의 답변을 내놓았는데요. 개 식용에 대한 질문에 '저는 먹지 않고, 제일 가까운 가족 또는 친구들이 먹지 않기를 바란다.'라며 '너무 죄송하게도 저한테는 논리가 없다. 제가 동물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저는 뭐라고 하거나 항의하지는 않는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단지 저는 강아지가 얼마나 멋진 친구들이고 이 친구들하고 얼마나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를 계속 즐거운 방식으로 긍정적인 방식으로 표현할 뿐이다. 그래서 그분들이 언젠가는 스스로 젓가락을 내려놓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복날이면 보신탕 가게 앞을 점령하고 항의와 농성을 이어가는 일부 동물보호단체들의 행동이 사람들을 설득하기보다는 상인들과의 충돌을 야기하기도 하는데요. 반면 강형욱의 부드러운 말속에 담긴 진심은 오히려 많은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