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는 첫 데이트에서 '좋아하는 영화' 말고 '이것' 물어보는 게 필수라던데

소개팅 계획이 있거나 호감 있는 이성과 첫 데이트를 앞두고 있다면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 고민되기 마련인데요.

인터넷 포털창에 '소개팅 대화'. '데이트 질문' 등의 검색어를 치면 수많은 기사와 포스팅이 쏟아지는 것만 봐도 유사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검색된 글들에서 성공적인 대화법으로 제시한 질문의 예를 살펴보면 '여가시간에 주로 뭘 하세요?', '좋아하는 영화가 뭐예요?' 등 주로 일상생활에 관련된 편안한 화제를 다루고 있는데요. 이는 나라를 불문하고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데이트 성공 팁이 아닐까 싶습니다.

CNN

한편 첫 데이트에서 보다 특별한 질문이 오가는 나라가 있는데요. 국가에서 직접 나서서 적극 권장한다는 이 특별한 질문은 다름 아닌 DNA 즉, 유전자형에 관한 것입니다.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에서는 첫 데이트에서 상대에게 취미나 여가에 대해 묻기보다는 '유전자형이 어떻게 되나요?'라고 질문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하는데요.

이는 나이지리아에는 유전병인 '겸상적혈구빈혈(SCD)' 환자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 유전병에 걸리면 기형 적혈구 때문에 몸에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적혈구가 쉽게 부서집니다.

(왼) 정상 적혈구 (오) 기형 적혈구

대개 생후 5개월 이후 질환이 발현되며, 뇌졸중이나 신체 마비, 궤양 등의 합병증이 있는데 특히 통증이 심해 환자들은 '온몸의 뼈가 부서지는 듯한' 고통을 겪는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SCD는 부모에게 받은 유전자 때문에 발병하는데요. 부모 모두에게서 겸상적혈구유전자(S)를 하나씩 물려받은 'SS' 타입은 SCD 환자가 되는 것입니다. 부모 중 한쪽에서 'S' 유전자를 받고, 다른 한쪽에서 정상 유전자(A)를 받은 사람은 유전자 보유자(AS타입)로 질병이 발현되지는 않고 정상인 사람은 'AA' 타입입니다.

때문에 S 유전자를 가진 두 사람이 만나 아이를 낳으면 SCD의 발병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는데요. 즉, SS 타입이나 AS 타입처럼 S 유전자를 하나라도 가진 사람은 반드시 AA 타입의 상대를 만나야 합니다.

2006년 세계보건기구(WHO) 집계에서는 인구의 24%가 'S' 유전자가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는데요. 매년 신생아 중 15만 명이 이 병을 갖고 태어나고 그중 나이지리아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SCD 환자가 있습니다.

나이지리아 남성과 결혼한 한국인 고유영

다행히 유전자 타입은 피검사로 쉽게 확인이 가능합니다. 때문에 나이지리아에서는 호감 가는 이성을 만났을 때 연애 감정이 깊어지기 전 미리 서로의 유전자 타입을 물어보는데요.

실제로 28세의 오구노페비 씨는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유전자형 적합성 문제로 결별한 사연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는 '2014년 멋진 남자 친구가 있었는데, 둘 다 AS 유전자 타입이어서 관계가 고통스럽게 끝났어요.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이 유전병으로 인한 위기를 겪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S 유전자형을 가진 임산부를 돕는 나이지리아 의사

심지어 일부 지역에서는 주 정부가 직접 나서 유전자형에 따른 가족계획 문제에 개입하기도 하는데요. 나이지리아 동부 지역의 아남브라 주 의회는 결혼 전에 유전자형 검사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나이지리아에서는 유전자 타입이 결혼 조건의 1순위로 꼽히고 있기도 합니다. S 유전자를 가지지 않은 AA 타입의 이성이 최고의 인기인 것이지요. 반대로 SS나 AS 타입의 이성은 꺼리는 경향이 생기고 있어 문제가 되기도 하는데요.

AA 타입의 경우 SS 타입을 만나도록 권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미래의 자녀가 S 유전자 보유자가 되길 원하는 이는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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