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이라는 말이 어색할 만큼 외국인과의 만남과 결혼이 자연스러워진 요즘인데요. 다만 외국인이라는 심리적 부담감은 줄었을지 몰라도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거리와 언어적 장벽 등이 연애에 방해가 되기도 합니다.
특히 연애를 넘어 결혼을 원한다면 양가의 문화적 차이를 뛰어넘기 위해 꽤 많은 수고를 들일 수밖에 없는데요. 결혼은 둘만의 사랑을 넘어서는 가족 간의 화합이라는 의미도 존재하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국적이 다른 두 사람이 하나의 가족을 이루고 한 나라에서 새 가정을 꾸려나가는 데는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도 존재합니다. 그중 무엇보다 가장 큰 장벽은 바로 비자와 체류허가 문제이지요.
한편 미국에서는 최근 국제커플들의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를 다룬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90일의 약혼'을 방영해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미국은 자국인과 약혼한 외국인에게 K-1 비자를 발급해 입국을 허용하는 대신 90일 안에 결혼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90일의 약혼’은 이런 상황에 처한 국제 커플을 조명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지요. 특히 지난 5월 시작된 새로운 시리즈(90 DAY FIANCÉ: THE OTHER WAY: MEET THE SEASON 1)의 주인공 중 한 명인 한국인 남성 이지훈(29)이 눈에 띄는데요.
한국에서 중고 휴대전화 매매업을 하고 있는 그는 2018년 5월, 데이트 앱을 통해 미국에 사는 데번 클렉(22)이라는 여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영어가 서툰 이지훈과 한국어를 못하는 클렉은 언어적 장벽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반해 3개월간 매일같이 연락을 주고받았고, 같은 해 8월 이지훈은 클렉을 만나기 위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갔습니다.
데이트앱을 통해 첫눈에 반한 여자를 실제로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미국행 비행기를 탄 이지훈은 떠나기 직전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는데요. 혹시 장기매매는 아닐까 하는 의심까지 들었지만 클렉을 만나고 싶은 설렘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클렉에 대한 믿음과 사랑으로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까지 간 이지훈은 2주간 그곳에 머물며 클렉과 꿈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귀국 이틀 전, 클렉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요.
두 사람은 ‘90일의 약혼’에 출연해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을 당시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클렉은 “지훈은 예정대로 한국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그를 다시 못 보면 어쩌나 걱정했다"라고 말했는데요. 그와 반대로 이지훈은 “처음에는 물론 놀랐지만 워낙 무덤덤한 성격이라 그냥 그런가 보다 했다"라며 웃어 보였습니다.
클렉과 달리 이지훈이 담담한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클렉과의 미래에 대한 확신이 있어서가 아닐까요? 실제로 이지훈은 한국에 돌아가 클렉에게 프러포즈했고 두 사람은 약혼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의 입장은 다를 수밖에 없었는데요. 온라인으로 만난 여성과 하룻밤을 보내고 임신을 했다고 하니 놀랄 만도 한 일이지요. 게다가 상대가 미국인인데다 3살 된 딸이 있는 싱글맘이다 보니 부모로서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일.
실제로 방송을 통해 이지훈은 “지난해 11월 한국을 찾은 클렉을 본 부모님이 좋은 인상을 받은 것 같진 않았다"라고 밝혔습니다. 클렉 역시 “한국에서 부모의 축복은 결혼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안다"라며 이 씨의 부모님에게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 걱정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는데요.
두 사람은 '90일의 약혼'을 통해 부모님께 결혼 승낙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데번의 3살 된 딸이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고 새 가족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에는 두 사람 사이에서 생긴 아기가 태어나 네 가족이 되었는데요.
사진출처 TLC, instagram@jihoonlee90dv, instagram@deavanclegg
데이트 앱으로 만나 수천 킬로의 거리는 물론 언어와 문화의 장벽까지 넘어선 두 사람의 사랑이 좋은 결실을 맺어 네 가족 모두에게 행복한 일상으로 이어지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