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길거리에 레깅스 룩으로 다니는 일반인들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을 정도인데요. 자신의 콤플렉스를 가리기 위해 개발한 레깅스로 400억 매출 신화를 쓴 요가강사 출신 CEO 신애련을 TIKITAKA와 함께 만나봅시다.
하체비만, 튀어나오는 군살
문제는 내 몸이 아니라 옷이다
신애련 대표는 원래 사업에는 특별히 관심이 없는 평범한 요가 강사였는데요. 20살 때부터 시작한 요가를 23살부터는 강사 활동까지 하면서 이어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요가복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당시 요가복은 디자인이 단순한 것은 물론 불편하기까지 했는데요.
체형을 보완하기보다는 오히려 단점을 드러내는 구조로 만들어진 것이 큰 문제였습니다. 특히 신 대표는 요가 강사이다 보니 체형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자신의 몸을 살필수록 콤플렉스에 대한 고민도 커져갔는데요. 신 대표의 콤플렉스는 많은 여성들의 공통 고민거리인 '하체비만'입니다. 그는 힙에 볼륨이 없고 살이 잘 처지는 체형으로 크게 스트레스를 받았는데요. 이런 콤플렉스를 보완할 수 있다면 더욱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운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지요.
때문에 '편하면서도 타이트하게 적절히 몸을 조여주는 레깅스를 만들어보자'라는 단순한 구상이 사업의 시작이 되었는데요. 2014년 5월 아이디어가 떠오르자마자 사업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당시 신 대표의 나이는 겨우 24살, 이미 레드오션이라고 불리는 스포츠 의류 사업에 겁 없이 도전장을 내민 것입니다.
"왜 자꾸 말만 해? 안 할 거면 말하지 마"
팩트 폭격기 남편 덕분에
일사천리 사업 진행
사실 신 대표가 24살의 다소 어린 나이에 겁 없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데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습니다. 바로 신 대표의 남편인데요. 신 대표가 '문제점을 보완해 제대로 된 레깅스를 한 번 만들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막연히 사업에 대한 구상만 가지고 있던 것을 실행에 옮기도록 도와준 조력자였지요.
'레깅스를 만들어 보고 싶다'라는 신 대표의 말에 당시 남자친구였던 현재의 남편은 "왜 자꾸 말만 해? 안 할 거면 말을 하지 마"라며 팩트 폭력을 날린 것인데요. 이는 신 대표에게 자극제로 작용했고 이렇듯 남자친구의 도발에 등 떠밀리듯 시작한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2015년 6월 본격적으로 창업한 회사의 이름은 '안다르'. 요가 학원을 등록해 본 2030 여성들이라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한 번쯤 검색해봤을 이름인데요. 실제로 안다르는 창업한 해인 2015년 약 10억 원의 매출을 시작으로 2016년 66억 원, 2017년 180억 원을 찍으며 꾸준히 상승세를 탔습니다.
사업 초반 제품개발과 제작에 투자비용의 대부분을 할애한 신 대표는 홍보비용이 없어 난감했다고 하는데요. 다만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막대한 광고비를 들이는 대신 직접 발로 뛰며 제품을 소개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신 대표는 포털사이트에 등록된 요가원과 필라테스원에 직접 연락을 취했는데요. 5600여 군데 업체에 전화를 거는 것은 물론 하루에 1000km가 넘는 거리를 다니며 방문 홍보를 진행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다소 아날로그적인 이 방식은 뛰어난 제품력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가능한 것이었는데요. 신 대표의 선택은 적중했고 사업 성공으로 이어졌지요.
레깅스는 민망하다?
현실적 고민에서 탄생한 대박 아이템
그러던 중 2018년 드디어 대박 아이템이 등장했는데요. 바로 출시 하루 만에 품절 사태를 일으킨 '에어코튼 시리 레깅스'입니다. 시리 레깅스의 탄생 역시 신 대표의 현실적인 고민으로부터 나온 아이디어인데요. 레깅스를 자주 입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민망한 Y존에 대한 고민을 해 봤을 것입니다. 신 대표 역시 이러한 불편함을 감지하고 사업적 아이디어로 발전시킨 것이데요. 기존 레깅스에 있던 봉제선을 없애 Y존을 가려주도록 디자인한 제품을 개발한 것입니다.
실제로 신 대표는 신제품을 완성한 후에도 가장 먼저 자신이 입어보고 품질 검사를 한다고 하는데요. 이후에는 안다르가 운영하는 필라테스 아카데미의 강사들이 입어보며 2차 테스트를 진행한다고 하네요. 이 테스트를 통해 나온 피드백으로 마무리 수정 작업을 진행하게 되는데요. 작품의 생산은 안다르의 자체 공장에서 이루어져 중간 제조 업체를 끼지 않은 덕분에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고 합니다.
사업 초기에는 자체 공장이 없었기 때문에 협업할 공장을 찾느라 고생도 많았다고 하는데요. 초기 생산자금이 부족해 후불결제를 해야 했고 이를 허락받기 위해 공장 측을 설득해야 했지요. 때문에 사업 초반 1년 정도는 거의 공장에서 살다시피 했다는데요. 공장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홈페이지 작업, 디자인 작업 등 모든 일을 혼자서 해야만 했습니다. 혼자서 고군분투하여 사업을 일군 끝에 현재는 본사에 근무하는 직원만 113명인 어엿한 기업이 되었습니다.
남편은 환자다?
성공한 CEO 이전에 초보맘
2019년 시무식 후 진행한 '여성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신 대표는 '저와 처음부터 함께 일한 직원이 팀장이 됐고 다른 직원은 자신의 어머니가 헬스장에서 우리 옷을 입은 사람을 보고 우리 딸이 다니는 회사라고 자랑했다는 이야기를 해주더라. 직원들이 밖에서 안다르에 다닌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좋더라.'라며 직원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신 대표는 직원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나가려고 노력 중이라고 합니다. 야근을 최대한 지양하고 월별 회식비를 지원하기도 하는데요. 협력업체의 4대 보험금도 빼놓지 않고 지급한다고 하네요. 특히 워킹맘 직원이 아이를 데려와도 편하게 있을 수 있도록 시설을 개선하는 것이 큰 목표라고 하는데요. 이는 신 대표 자신도 워킹맘으로서 그 고충을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신 대표는 지난 2016년 사업 시작부터 곁에서 힘이 되어주었던 남자친구와 결혼했는데요. 결혼식 당시가 사업을 한창 확대해 나가며 오프라인 매장을 열 때라 무척 바빴다고 합니다. 때문에 결혼식이 끝나자마자 부산으로 출장을 가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는데요. 출산 후에도 제왕절개의 실밥을 뽑자마자 신상품의 촬영 현장에 방문했다고 합니다.
현재는 14개월 된 아기를 키우는 초보 엄마로 일과 육아를 동시에 해내고 있는 워킹맘이기도 한데요. 지난 18일에는 tvN '물오른 식탁'에 출연해 워킹맘으로서의 고충을 털어놓으며 가사를 돕지 않는 남편과 싸우지 않고 살아가는 남다른 비법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신 대표는 아이와 함께 여행을 갈 때 아이를 돌보거나 짐을 싸는 일 등은 전혀 돕지 않고 오로지 운전만 하는 남편을 보고 '운전기사님이다.'라고 생각한다는데요. 집에서도 가사를 돕지 않고 누워있는 남편을 보면 '아픈 사람이다. 그래도 안 떠먹여줘도 알아서 밥을 먹으니 다행이다.'라며 스스로를 다독인다고 전했습니다.
신 대표는 이렇듯 바쁘게 살아가는 워킹맘으로서 자신의 일상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하며 고객과 소통하고 있기도 합니다. 젊은 CEO로서의 멋진 모습과 초보 엄마로서의 어설픈 스토리가 공존하는 신 대표의 인스타그램은 많은 여성들의 공감을 얻으며 안다르의 홍보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요.
내년 목표는 매출 800억
끝없는 욕심은 성장원동력
품질관리부터 고객 소통까지 신 대표가 직접 발로 뛰며 관리하는 덕분에 안다르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2018년에는 매출 400억 원을 돌파했고 국내 벤처캐피털 및 증권사로부터 2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하였습니다.
신 대표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안다르가 국내 1위 요가복 브랜드를 넘어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으로 나아가길 원한다고 밝혔는데요. 실제로 안다르는 최근 여주인공이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웹드라마 '미스콤플렉스'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사진출처 instagram@andar_ar_
해외 진출은 물론 복합 문화 공간 기능을 하는 플래그십 스토어의 운영까지 계획하는 신 대표의 욕심이 대단한데요. 앞으로 28살의 젊줌마 CEO 신애련의 겁 없는 도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더욱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