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의 미신 사랑은 남다른데요. 17살 연하 중국인 남편을 둔 함소원은 첫아이의 출산을 앞두고 시어머니에게 빨간색으로 도배된 아기 용품을 받은 뒤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지요. 실제로 중국인들은 복을 기원하는 다양한 미신을 믿고 행동에 옮긴다고 하는데요.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의 목숨까지 위협한 아찔한 미신을 TIKITAKA와 함께 만나봅시다.
안전여행 기원하려다
목숨 잃을 뻔
지난달 말 중국 난닝에서 방콕으로 가는 비행기의 이륙이 무려 1시간 18분이나 지연된 적이 있는데요. 비행기 지연의 이유는 미신을 맹신한 승객의 위험한 행동 때문이었습니다.
비행기를 처음 탑승했다는 한 여자 승객이 탑승구와 트랩 사이에 동전을 던진 것인데요. 이 장면은 고스란히 CCTV에 찍혔고 항공사 직원들이 동전 6개를 모두 회수하고 안전점검을 한 후에야 이륙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의 당사자인 여성은 7일 동안 구금 조치되었는데요. '탑승 전 비행기를 향해 동전을 던지면 안전한 여행을 할 수 있다'라는 중국 미신에 따라 행동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안전한 여행을 위해서 했다는 '동전 던지기'라는 오히려 수많은 승객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동인데요. 동전이 항공기 엔진 등에 잘못 들어갈 경우 비행 중 엔진에 이상이 생겨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벌금, 구류 처벌에도
여전히 핫한 '동전 던지기'
중국 <치안관리처벌법>은 버스나 기차, 항공기 등 공공교통수단의 질서를 침해하는 경우 경고나 2백 위안 이하의 벌금을 내도록 하고 있고, 정도가 심할 경우에는 벌금과 함께 5일 이상 10일 이하의 구류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과거 사례는 대부분 10일 구류 처벌을 받았는데요. 이와 함께 민사상 배상 책임도 지도록 하고 있지요.
하지만 이 위험천만한 미신을 믿고 실천한 중국인은 한두 명이 아닙니다. 올해만 해도 5번째라고 하는데요. 지난 2월에는 중국 안후이성 안칭 톈주산 공항에서 한 승객이 비행기 엔진을 향해 동전을 던져 7일간 구금됐고 2300만 원의 벌금을 물기도 했습니다. 4월 초에는 시어머니의 지시로 동전을 던진 여성이 10일 동안 구금을 당하기도 했지요.
중국 사람들은
항아리만 보면 던진다?
돈을 내거나 던지며 복을 비는 기복 행위는 중국에서 흔한 광경입니다. 실제로 유명 사찰에서는 불상이나 우물, 연못에 동전과 지폐를 던지는 사람이 많은데요. 박물관에서도 불교와 관련된 전시품뿐 아니라 고대 유물이나 공룡 화석 전시물 주변에도 돈이 쌓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일부 유적지 등은 '제발 동전을 던지지 마라'라는 표지판을 세워 놓기도 할 정도인데요.
청계천 '행운의 동전'
사실 제물(祭物)을 바치고 안전과 소원 등을 비는 행위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습니다. 로마의 트레비 분수에서도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비는 사람들이 매우 많지요.
하지만 중국인들의 기복 신앙은 미신을 넘어 맹신으로 보이기도 하는데요. 오죽하면 중국 언론들조차 "항아리(缸)만 보면 동전을 던져서 복을 비는 '기복(祈福)' 행위를 일부 사람들이 비행기 '엔진 항아리'에도 하고 있는데, 이런 악습은 하루빨리 없어져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돈을 내고 소원을 비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나 공공질서를 해치고 나아가 생명까지 위협하는 일은 어떤 이유에서든 용납될 수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