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수도관이 북유럽풍 모던 하우스로 변신한 이유

최근 홍콩이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축구장 1300개 넒이의 세계에서 가장 큰 인공섬을 만들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홍콩 란타우 섬 남동쪽 바다에 만들어질 예정인 이 인공섬에는 아파트 26만 채를 지을 예정인데요. 2025년 건설을 시작해 2032년 입주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섬을 만들기 위해서는 약 90조 원의 천문학적인 금액이 필요한데다 환경파괴의 위험도 있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인데요. 사실 홍콩이 주택난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주택난을 잡기 위한 홍콩의 파격적 대책, 수도관 아파트를 TIKITAKA와 함께 만나봅시다.

 


 

홍콩의 면적은 제주도보다 작지만 제주에는 60만 명이 사는 반면 홍콩에는 740만 명이 산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높은 인구 밀도로 인해 홍콩의 주택난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었습니다. 심지어 철창을 재활용해 만든 집에 사람들이 살고 있을 정도인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홍콩에는 나노 플랫, 캡슐 홈, 슈박스 홈 등으로 불리는 초소형 아파트가 늘어났습니다. 실제로 2013년 전체 아파트의 1% 정도였던 초소형 아파트의 비중이 2018년에는 4%로 껑충 뛰기도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수도관을 재료로 만든 아파트는 획기적인 아이템으로 불리는데요.

이 수도관 아파트는 홍콩의 건축가 제임스 로(James Law)가 설계한 초소형 아파트로, 이름은 O-Pod라고 합니다. 오포드의 주 재료는 지름 2.5m의 콘크리트 수도관인데요. 이 지하 수도관은 폭풍을 대비해 배수용으로 쓰이는데 대량 생산 체제가 갖추어진 데다 매년 과잉 생산되어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처음부터 지하에 사용하는 것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방수도 잘 되고 견고해서 집의 재료로 사용하기 충분하다고 하는데요. 이를 피라미드 형태로 쌓으면 최고 12층까지도 가능해 공간 활용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포드의 크기는 약 3평 정도인데요. 둥근 원형 구조 때문에 실제보다 더 넓어 보인다고 하네요.

실내에는 책상, 책장, 식탁 등이 벽에 붙어있고 접었다 펼 수 있는 침대와 미니 냉장고, 미니 주방, 에어컨 등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물론 변기와 샤워시설이 갖춰진 화장실도 있지요.

오포드는 흰색 벽에 원목 바닥을 사용하여 북유럽 스타일의 인테리어를 완성했는데요. 모던한 느낌을 주어 미래형 아파트라는 콘셉트에 잘 맞아 보입니다.

그렇다면 없는 것 없이 다 갖추어지고 모던한 인테리어까지 완벽한 오포드의 가격은 얼마일까요? 오포드 한 채의 가격은 15,000달러(약 1600만 원)이고 임대료는 한 달에 3,000홍콩 달러(약 40만 원) 정도라고 하네요. 홍콩에서 10,000 홍콩 달러 이하의 아파트는 거의 찾기 힘든 데다 집 대신 철창에 사는 것도 월세가 약 30만 원 정도라고 하니 오포드의 가격은 매우 저렴한 것이지요.

한편 오포드의 건축가 제임스 로는 이 수도관 아파트가 장기적인 대책이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인정했는데요. 그는 '홍콩은 밀도가 아주 놓은 도시인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땅이 부족하다는 말이 전부 사실은 아니에요. 도시를 자세히 보면 쓰이지 않은 땅들이 많아요.'라면서 도시계획가들이 보다 창의적인 시각으로 도시를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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