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명화 작가를 꼽으라면 반 고흐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 중에서도 노란 색감이 화려한 '해바라기(1888)'는 누구나 한번쯤 보고 반했을 만한 작품인데요. 반 고흐에게 태양의 화가라는 별칭을 안겨준 중요한 작품입니다. 작품 속 화려한 색채는 이글거리는 태양처럼 뜨겁고 격정적인 반 고흐 자신의 감정을 대변하는 영혼의 모습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1910-1911년 영국에서 열린 후기 인상주의 전시회에서 처음 선보였습니다. 영국의 예술가들에게 이 작품이 큰 영향을 끼친 건 자연스러운 일이겠지요? 반 고흐의 해바라기를 재해석한 영국 화가들의 새로운 '해바라기' 7점을 TIKITAKA살펴보겠습니다.
The National Gallery, London
1. 프랭크 브랭귄(1867-1956)
프랭크 브랭귄은 초기 영국의 반 고흐 숭배자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작품 '해바라기' 에서는 노란 해바라기들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야외에 다발지어 있습니다. 특히 중앙의 꽃이 그림에서 거의 폭발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또 이 그림에서 브랭귄은 반 고흐가 사랑한 대조적인 색채를 사용했는데요. 그 모습이 마치 가장 깊고 푸른 하늘 아래서 자신의 집을 바라보고 그린 반 고흐의 'The Yellow House(1888)'를 떠올리게 합니다.
Royal Aademy of Arts
2. 매튜 스미스(1879-1959)
강력한 컬러리스트인 매튜 스미스는 아마도 반 고흐의 작품에 대한 가장 지속적인 사랑을 보여 준 영국의 화가일 것입니다. 후기 인상주의 전시가 있은지 1년 후인 1912년 스미스는 항아리에 커다란 잎을 가지고 있는 해바라기 한 송이를 그렸는데요. 그 후에도 그는 평생동안 위대한 팬으로 남아 1950년대 프랑스 남부를 여행하는 동안 고흐의 해바라기를 그렸다고 합니다.
Birmingham Museums Trust
3. 에드워드 맥나이트 카우퍼(1890-1954)
미국 태생의 화가인 에드워드 맥나이트 카우퍼가 런던으로 이주한 후 1917년부터 '해바라기'를 그리기 시작하는데요. 다소 보티시스트(소용돌이파)적인 배치로 세 송이의 꽃이 높은 화분에 서 있습니다. 제 1차 세계대전이 시작되기 직전에 프랑스로 회화활동을 위한 여행을 떠났는데요. 당시 출판된 반 고흐의 편지를 가져가 영감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실제로 그는 반 고흐를 자신의 영웅으로 표현하기도 했다고 하네요.
Goverment Art Collection
4. 찰스 기너(1878-1952)
또다른 반 고흐의 팬인 찰스 기너는 칸에서 영국인 부모에게서 태어났으며 1910-1911년 영국에서 열린 후기 인상주의 전시회를 관람했습니다. 그의 정물 구성에는 항아리에 담긴 해바라기 7송이, 분홍색 꽃 몇송이, 책 한권, 그리고 작은 동양의 사발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비록 기너의 '난쟁이 해바라기'가 반 고흐의 풍부한 꽃들과 비교해 볼 때 크기는 차이가 나지만 그 영감은 반 고흐에게서 온 것임에 틀림 없을 것입니다.
Salford Museum & Art Gallery
5. 폴 내시(1889-1949)
폴 내시는 반 고흐의 모티브를 상징적인 방식으로 사용했습니다. 그는 1942년부터 1946년 사망 직전까지 해바라기를 포함한 일련의 작품들을 만들어냈는데요. 내시는 반 고흐의 대단한 팬이었지만 해바라기의 이미지를 그대로 따오지는 않았습니다. 그의 해바라기 이미지는 대부분 2차 세계 대전의 공포를 포함한 다양한 출처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British Council Collection
6. 마가렛 시드니 데이비스(1884-1963)
마가렛 데이비스는 주로 인상주의와 후기 인상주의의 초기 수집가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녀의 여동생인 그웬돌린과 함께 그들의 그림을 카디프 국립 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했습니다. 그 중 1920년에 그웬이 구입한 반 고흐의 'Rain,Auver(1890)'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가렛은 또한 여동생의 음악실에 걸려있는 반 고흐의 작품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창 밖에 해바라기를 심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Gregynog Hall
7. 제임스 맨슨(1879-1945)
제임스 맨슨은 '테이트 갤러리'의 감독에서 사임한 지 1년 후인 1939년에 '해바라기'를 그렸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이 그림은 1979년 소더비 경매에서 팔렸기 때문에 영국 미술 웹사이트에도 없습니다. 한편 맨슨은 반 고흐의 열렬한 숭배자였으나 그의 작품을 소장할 기회를 아쉽게도 놓쳤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그가 테이트 갤러리의 감독으로 일하던 1933년 프랭크 소프트가 반 고흐의 중요한 후기 그림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맨슨은 갤러리를 위해 작품을 구매할 수 없었습니다.
TIP
한편 영국의 테이트 브리튼은 2019년 3월에 '고흐와 영국'이라는 전시회를 연다고 알렸는데요. 실제로 고흐는 영국에 머무르는 동안 예술가로서 크게 성장했고 동생 태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나는 런던을 사랑한다'고 할만큼 중요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전시회는 영국이 반 고흐에게 끼친 영향과 그가 영국의 예술가들에 미친 엄청난 영향을 보여주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전시명: The EY Exhibition:Van Gogh and Britain
시 간: 2019. 3. 27 - 2019. 8. 11
장 소: Tate Britain, Lon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