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 밀리터리 장르의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이 국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공중파에서도 밀리터리예능이 등장했습니다. 지난달 19일부터 방영을 시작한 SBS '더솔져스'가 '세계 최초 밀리터리 국가대표 선발전'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나선 것인데요. 방송 초반 개인미션 중심으로 진행된 경기에서 눈에 띄는 성적으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참가자가 화제입니다.
"국가대표를 뽑겠다"라는 프로그램의 취지에 걸맞게 실제로 세계대회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적도 있다는 주인공은 홍범석 소방관입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생활기록부에 기재된 장래희망을 보면 항상 1지망은 소방공무원, 2지망은 군인, 3지망은 경찰이었다는 홍범석 소방관은 "어렸을 때부터 사명감 있는 직업을 갖고 싶었다"라고 회상했습니다. 실제로 홍범석 소방관은 지난 2006년부터 11년 동안 특전사 707 대테러 특수임무단에서 직업군인으로 근무하다 상사로 전역했는데요. 이후 2017년 11월 구조 특채로 소방관에 임용된 후 지금까지 현직 소방관으로 근무 중입니다.
특전사를 포기하고 소방관이 된 이유에 대해 홍범석 소방관은 "군은 예비전력으로, 만약에 있을 전시를 위해 훈련한다. 하지만 소방관은 매일매일이 실전이다"면서 "실전에 투입돼 인명을 구조하고 싶어서"라고 밝혔습니다. 또 당시에 대해 "경찰과 소방, 두 직종 중 어느 쪽으로 갈까 고민을 했다"라고 털어놓았는데, 가족들은 보다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경찰로 가길 원했지만 홍범석 소방관 스스로가 '사람의 생명을 구한다는 매력'에 빠져서 가족들을 설득했다고.
가족들의 허락을 구한 홍범석 소방관은 전역 전에 소방관 시험을 보고 합격 후 전역했는데요. 소방관 시험을 준비하면서 홍범석 소방관이 동시에 준비한 것이 바로 '세계소방관경기대회'였습니다. 해당 대회는 1990년부터 2년마다 전세계를 돌며 개최되고 있는데, 다양한 종목 가운데 '최강소방관경기'가 대회의 꽃으로 불립니다. 현직 소방관만 출전할 수 있는 최강소방관경기는 호스끌기와 장애물, 타워, 16층계단 오르기 등 4개 코스로 진행되며 가장 빠른 기록으로 통과하는 소방관이 챔피언의 타이틀을 거머쥐게 되죠.
홍범석 소방관이 임용된 이듬해인 2018년은 우리나라 충주에서 세계소방관경기대회가 개최되었는데요. 충주가 개최도시로 선정된 것을 이미 알고 있던 홍범석 소방관은 대회 참가를 염두에 두고 전역 전 소방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동시에 '최강소방관경기'까지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임용 10개월 만인 2018년 9월 홍범석 소방관은 세계 각지에서 참가한 150명의 소방관 가운데 한국인 최초로 최강소방관경기의 우승자가 되었습니다.
대회 이후 홍범석 소방관은 각종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우승소감과 함께 10개월 차 새내기 소방관으로서 앞으로의 목표나 포부도 전했는데, "현재 구조업무를 맡고 있는데 구급분야나 화재분야도 열심히 공부하고 훈련해서 현장을 신속하게 조치할 수 있는 만능소방관이 되고 싶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매력에 끌려서 소방공무원의 길에 들어섰다던 홍범석 소방관은 현장에서 일하면서 얻는 보람에 대해 의외로 "국민들에게 사소한 도움이라도 제 손으로 드릴 수 있을 때가 보람인 거 같다"라고 말했는데요. 사소한 구조사항을 포함해서 하루 15회 이상 출동한다는 홍범석 소방관은 "몸이 힘들고 무서운 적도 있는데 결국 소방관을 바라보며 따뜻한 말 한마디씩 해주는 것들이 있어서 현장활동을 할 수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어느새 5년 차가 된 홍범석 소방관은 세월을 역행하는 듯 더욱 탄탄한 피지컬의 26세가 되어서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더솔져스'의 출연에 대해 단순히 특전사 출신이 아니라 현직 소방관의 타이틀을 걸고 나서는 것이 부담되어서 두 차례 거절했다는 홍범석 소방관은 지금 프로그램 내 독보적인 1위를 달리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데요.
최근 출연한 한 유튜브 영상에서는 처음으로 출전한 트레일러닝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근황도 전했습니다. 특히 해당 대회에는 아내와 두 아들이 함께 참석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죠.
또 해당 영상에서 홍범석 소방관은 코로나로 인해 미뤄진 2020세계소방관대회의 덴마크 개최가 하루빨리 성사되어서 최강소방관경기에서의 2연패를 달성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습니다.